[끝없는 월요일 – 11화] 현재가치의 이해

This entry is part 11 of 15 in the series 끝없는 월요일

회계나 재무관리를 공부하다 보면 현재가치라는 개념이 나온다. 개인의 재무상태표를 통해 노동선택권 보유 여부를 좀 더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도 현재가치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 두산백과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장래의 가치를 현재의 것으로 계산한 값”이라 요약되어 있고, 또한 그 설명으로;

현가(現價)라고도 한다. 즉, 1년 후에는 틀림없이 받게 될 1만 1000원을 현재의 가치로 산출한 가치를 말한다. 현가의 계산은, 현재 얼마를 가지고 있으면 이것이 1년 후에 1만 1000원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1년 정기예금의 이자율을 10%라고 한다면, 현재 1만 원을 1년간 정기예금하면 1년 후에는 1만 1000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이때의 확실한 1만 1000원은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면 1만 원에 상당한다. 여기에서 1년 후의 확실한 1만 1000원의 현가는 11,000/(1+이자율)의 계산으로 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i기(期:i=1,2,…,n)의 기말에 확실히 얻을 수 있는 수입을 R i, i기의 이자율을 r i라 하면, Ri의 현가 V는 다음 식으로 얻어진다.

현재가치

[네이버 지식백과] 현재가치 [present value, 現在價値] (두산백과)

충분한 설명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이 마저도 개념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좀더 쉽게 예를들어 설명하자면, 1990년 대의 물가와 2015년도의 물가를 비교해 보라. 필자가 예전에 살던 압구정동에도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에는 한 그릇에 600원하는 짜장면이 있었고, 보통 600원에서 800원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슷한 수준의 짜장면으로 2015년 현재 압구정동 호화반점의 메뉴판을 확인하니 6천원이다. 1990년에 800원이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무려 5,200원의 가격 차이가 생겨 있다. 이를 매년 똑같은 비율로 상승했다고 가정한다면, 25년 동안의 물가상승율은 약 8.393%나 된다.

물론 모든 상품 혹은 서비스의 가격이 연 평균 8.393% 씩이나 오르진 않았겠지만, 짜장면만 가지고 생각해보면, 짜장면을 10,000 그릇을 살수 있는 1990년의 8백만원은 현재 기준으로 약 6천만원의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위의 사례는 과거를 기준으로 생각하였지만, 앞으로의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가상승율을 양(陽)의 숫자로 유지하려는 중앙은행들의 노력에 의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가가 일정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성장이 빠른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그 상승율이 높은 반면, 선진국에서는 그 상승율을 일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려 하긴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0% 혹은 그 이하인 경우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참고로 다음의 표는 1965년 부터 2014년 까지 국내의 연 물가상승률을 차트로 나타낸 것이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한국물가상승률

 

한국이 급격한 성장을 하던 60년대 70년대에는 상당히 높은 물가상승률이,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속도가 둔화된 2000년 이후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0보다는 큰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미래의 현금흐름을 계산하여야 하는 우리에게 오늘의 만원이 20년 후에도 똑같은 만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개인의 재무상태표를 계산할 시, 적절한 물가상승율 혹은 이자율을 적용하여 각 기간에 발생할 현금흐름을 할인해야할 것이며, 미래의 일은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은 불가능하다. (계산을 하는 방법은 위의 공식을 사용하거나, 각종 검색엔진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여러 자료들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현가표를 이용하여 계산을 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장기에 걸쳐 계산을 하여야 할 것이므로, 계산기보다는 엑셀이나 Numbers 같은 프로그램으로 계산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정확할 수 없다면, 보수적으로 보유한 자산으로 부터의 수익율은 일반적으로 좀 낮게, 부채를 계산하기 위한 현재가치 적용 비율은 좀 높은 수준으로 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착오는 어쩔 수 없이 존재하겠지만, 그 착오가 예상보다 적은 소비, 혹은 예상보다 많은 수입인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끝없는 월요일 – 10화] 노동선택권 보유 여부에 대한 개념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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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선택권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개략적, 그리고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정의를 먼저 내려보자면 아래와 같다.

앞으로 써야할 돈: 향후 소비해야 할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생기는 돈: 노동 외의 방법으로 생기는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벌 돈: 노동을 통해 생기는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써야할 돈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필요한 돈이다. 예를 들자면, 관리비, 교육비, 식비 등을 포함한 생활비, 의복을 구입하는 비용, 자동차를 운영하는 비용 등 한 가계가 향후 소비하는 모든 금액의 합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현재가치화하여 계산하여야 한다. (현재가치에 대해서는 [끝없는 월요일 – 11화] 현재가치의 이해 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앞으로 생기는 돈은 노동을 투입하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금액이라고 생각하자. 주식투자로 인한 배당금, 자본수익, 채권 및 예금 등의 투자로 인한 이자금액,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한 임대수입 및 자본소득 뿐 아니라, 각종 연금 및 연금보험으로 부터의 수입, 저작권 수입 등도 물론 포함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발생하는 모든 금액에서 노동을 투입하여야 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총합이라고 생각하자. 물론 이 금액도 현재가치화 하여야 하겠지만 우선은 개념적으로만 이해하자.

앞으로 벌 돈은 노동을 투입하여야 하는 금액이라고 정의하자. 회사로 부터의 월급 등이 그 금액에 포함될 것이다.

이 개념은 사실 회계학에서 배우는 재무상태표 (혹은, 대차대보표, 영어로는 Balance Sheet) 의 개념을 살짝 변형한 것이다. 재무상태표는 한 기업의 재무상태를 자산, 부채, 자본으로 차변 (왼쪽) 과 대변 (오른쪽) 이 일치가 되는 재무제표이며, 한 시점의 기업의 재무현황을 보여주는 표이다. [끝없는 월요일]에서는 이 재무상태표와 거의 유사한 개념이지만, 좀더 미래지향적으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수익과 비용을 현재 시점의 자산과 부채, 즉 왼쪽과 오른쪽으로 표기했다.

이와 같은 정의에 기반하여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올 것이다.

재무표1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향후 예상 수명까지 소비해야 할 금액들의 합을 내어보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 등으로 부터의 현금흐름으로는 지극히 부족할 것이기에, 이 차이를 노동을 통해서 메꿀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을 이용해서도 그 차이를 메꿀 수 없다면, 별수 없이 소비수준을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게 실패한다면 개인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즉, 이와 같은 상황의 사람은 1) 앞으로 써야할 돈을 줄이거나, 2) 노동을 통해 그 차이를 메우는 수 밖에 없다. 

재무표2

노동을 통해 그 차이를 메웠을 경우, 새로운 상태는 위와 같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앞으로 벌 돈이 써야할 돈과 생기는 돈과의 차이보다 부족하다면, 당연히 앞으로 써야할 돈을 줄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앞으로 벌 돈이 상당하다면, 앞으로 써야할 돈, 즉 소비를 늘리거나 아니면 남는 금액을 그 자녀에게 증여 혹은 상속을 통해 물려줘서 자녀의 노동선택권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를 보자.

재무표3

이와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써야할 돈보다 앞으로 생기는 돈의 총액이 더 크다. 즉, 이와 같은 재무상태를 지닌 사람은 노동선택권을 보유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노동을 할 지에 대한 선택이 가능하고, 또한 경제적인 제약없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앞으로 생기는 돈과 앞으로 써야할 돈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자신이 보유한 노동선택권을 자녀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다. 따라서, 일반 노동선택권 보유자의 재무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재무표4

바로 위의 일반 노동선택권 보유자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위의 그림은 앞으로 생기는 돈의 규모가 현저히 크다. 자녀의 수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앞으로 생기는 돈으로 그 자녀들에게 상속 및 증여세를 지불한 이후의 금액을 넘겨주더라도 그 자녀들이 노동선택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노동선택권 보유 및 상속가능자의 재무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노동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고, 또 자신의 적성에 맞춰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노동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앞서 [끝없는 월요일 – 7화] 노동선택권 보유 및 상속가능 계층 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끝없는 월요일 – 9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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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돈이 많으면 좋은 건가요? 돈이 지극히 많아서 내 아이들이 그 돈을 가지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보다 저는 일정한 노동을 함으로써 그 일에서의 보람을 느끼고,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전 제 일을 사랑하고, 일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즐깁니다.”

물론 동의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로 부터 보람을 느끼고, 또 뿌듯함을 느끼면서 자존감을 키워나가면서 사는 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여러가지 욕구 중 하나인 성취욕을 채워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꿈꿔왔던,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던 일을 하고 있는가?

다시 물어보자. 노동선택권이 없는 당신은 정말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가? 노동선택권이 있다는 것은, 당신이 노동 여부도 결정할 수 있지만, 또한 무슨 일을 할지도 경제적인 제약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당신이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는데, 노동선택권이란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예를 들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로또로 한 1천억 쯤 당첨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지금 다니는 회사를 다닐 것인가? 아니면, 회사를 관두고 수 년 동안 하고 싶었지만 미뤄놨던 일들, 공부, 골프, 육아, 운동 등을 하고 그 이후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다른 무엇인가를 하고 싶지 않겠는가? 혹은, 사회적 재단을 만들어서 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하지만, 지금의 일보다는 훨씬 덜 괴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 정도의 금액이 생긴다면, 더 이상 경제적인 제약으로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좀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아서 시도해 볼 것이다. 물론, 1천억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정말로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거나 그 일 말고는 딱히 자신이 즐길 수 있거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아직 못 찾은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태도가 지금과 같을까? 상사 눈치 보는 것도 상대적으로 조금 덜하고, 승진에 대한 부담, 해고에 대한 두려움도 좀 더 덜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떳떳하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소신을 펼쳐나갈 수 있는, 흔히들 말하는 생계형 직장인이 아닌 자아추구형의 직장인이 되어 있지 않겠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충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당신이 하게될 그 일에서 당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확률도 올라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히려 노동선택권이 있음으로 인해 당신의 노동생산력은 더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당신의 자녀들을 생각해보자.

당신도 어렸을 적, 우리에게는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은 꿈을 꾸어보지 않았는가? 연예인이 되고 싶거나, 골프선수, 스케이트 선수, 수영 선수 등, 주변의 스타들을 보면서 우리 자녀들도 꿈을 꾼다. 충분히 후원해 줄 능력이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그 방면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그리고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흥미와 관심의 다른 적성을 찾아내줄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당신의 자녀는 자신이 원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 방면에서 오히려 더 성공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우리들처럼 경제적 여건에 쫓겨서 주변을 제대로 못 살피고 대학입시에 치이고, 취업준비에 치이다가 대기업이나 공사 등 안정적인 직장으로만 들어가려 하는 것보다는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 들어가서 사람 구실해야지?”라고 윽박지를 수밖에 없는 부모들보다는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자주 드는 예가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까지 비싼 외제차를 한국에서는 운전해본 적이 없지만, 한 때는 BMW의 Hard Top Convertible 모델을 꼭 가지고 싶었었던 때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면, 어떤 친구들은 꼭 이런 말을 한다.

“오픈카는 무슨 오픈카냐? 서울에서 날씨도 별로고 매연이나 들어오지 뚜껑을 열 일이나 있겠냐?”.

여기에 필자는 이렇게 답하곤 했다.

“뚜껑을 꼭 자주 열고 다니겠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뚜껑을 열 수 있는데 안 여는 것하고, 뚜껑을 열 수 없어서 못 여는 것하고는 분명 틀린 것 아니겠냐?”

노동선택권이 있다고 꼭 일을 하지말고 놀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제약이 없이 당신이 즐기는, 그리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권리, 무조건 갖고 싶은 권리가 아니겠는가?

 


[끝없는 월요일 – 8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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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것이 즐겁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2003년 국내 대기업의 한 자회사인 증권사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필자는 군복무기간 26개월을 여름방학을 포함해서 다녀왔기에 군 생활 기간을 포함하여 대학을 6년 만에 졸업했었고, 남자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어린 신입사원이었다. 나이가 어린 편에 속한데다가 체격 또한 큰 편이기에, 이런 저런 사내행사에 참여하게 될 수 밖에 없었고, 사내방송 등을 통해 노출이 잦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얼굴을 알아보고 기억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출근하다가, 식사다녀오다가 오가는 길에 만나는 많은 선배사원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하셨다.

“어이~ 신입사원~! 회사 재미있냐?”

혹은

“여어~ 신입사원~! 오랜만이네, 요새 즐겁게 일 잘하고 있지?”

등등의 질문이었다. 별 대단한 질문들도 아니었지만, 필자에게는 이러한 질문들이 참 고역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을 잘 숨기지 않는 필자는 거짓말을 하기도 싫었고, 입에 발린

“아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 안녕하십니까? 넵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등의 말을 하기가 너무 싫었었다. 사실 잘 지내고 있지도 않았었고, 너무 갑갑하고, 아무것도 해볼 수 있는 것이 없이 정수기 물이나 갈고, 복사기나 고치고 있는 필자가 뭐가 그렇게 즐거웠겠는가? 수 주간 고민한 후, 필자는 가장 적절한 대답을 알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그룹의 신입사원으로써는 상당히 도전적이고 버르장 머리 없는 답이었던 것 같지만, “아뇨 잘 못지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보다는 나은 듯 싶었다. 필자가 선택한 답은;

“아~ 안녕하십니까~! 아.. 회사 생활이요? 하하. 회사 생활이 재미있으면 돈 내고 다녀야죠.”

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지어보였었다.

이 말, 그 때는 큰 의미 없이 했던 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저 말은 마음속에 되뇌이고 있다. 회사 생활이 괴롭고 힘들 때마다,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회사 생활이 즐거울 수가 없지, 즐거운 일은 돈을 내고 하는 거잖아? 영화를 보러가면 돈을 내듯이… 돈 받고 일할라면, 즐겁지 않고 괴롭더라도 참아야지.’

그 당시 필자는 노동선택권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그냥 하루하루가 괴로웠지만, 경력관리 및 경제적인 이유로 별 다른 대안도 없었기에 괴로움을 견디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다.

공식2

(위의 공식에서 연봉 옆에 더 나아가 향후 증가할 연봉을 고려하려 한 것은 경력관리의 개념을 포함한 것이고, 괴로움은 그 업무로 인해 직접적으로 겪게 되는 스트레스와 개인 시간이 부족해 짐으로써 얻는 피로감, 상사나 고객으로 부터 겪을 수 있는 모멸감,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데서 겪는 좌절감 등의 모든 감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래, 사람들은 저 연봉 / 괴로움이 큰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연봉이 많아야 할 것이고, 연봉이 적으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직업을 선택할 것이다. 연봉이란 수치로 계산되지만, 향후 증가하게 될 연봉을 고려함에 있어서는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각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더욱 다를 것이다. 상사로부터의 스트레스, 자기 시간이 부족한 것에 대한 괴로움, 업무의 난이도,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마찰 등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모두 다른 크기의 괴로움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연봉 / 괴로움이란 숫자는 같은 일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수치가 나올 것이고 그 다름에 따라 각자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할만하다, 아니면 업무로 인한 괴로움에 비해 연봉이 넉넉하기에 좋은 직업이다, 또는 즐겁다라고 자기 위안을 하는 정도가 아닐까?

정말로 누군가가 자기 일을 좋아하고 즐긴다면, 저 위의 공식에 있는 분자, 즉 연봉이라는 요인이 없어도 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보자. 누군가가 당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 직업에서 당신이 예상하는 정년의 나이에 이를 때까지 받을 모든 월급을 때맞춰 주고, 당신이 노력하여 얻을 승진의 효과와 동일하게 월급이 때맞춰 증가하고, 각종 모든 혜택이 회사를 다니는 것과 같은데 당신이 노동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당신은 회사에 나가 노동을 하겠는가? 일을 즐긴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자신의 일을 정말 즐겨서,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서 회사를 다니고, 노동을 팔고 있는 것일 것이다.

당시에는 이 정도를 깨달아놓고, 마치 혼자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하였지만, 노동선택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난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끝없는 월요일 – 6] 노동선택권을 보유한 사람들에 언급하였던,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을 뿐이었고, 그 테두리 안에서만 고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