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xit 단상 : I want to break free, I got to break free. Ancient regime goes away 

유럽의 정치체제, European Union은 해체될 것으로 생각되고 그것이 앞으로의 운명입니다. 유럽을 통합하고자 하는 노력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최초의 로마 황제의 원형이었던 Caesar와 그의 후계자 제일시민(Princeps)들이 만든 로마제국, 샤를마뉴의 프랑크, 유럽 카톨릭 체제와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 태양왕 루이14세, 나폴레옹 1세의 프랑스제국, 독일 제2,3제국의 1,2차 세계대전이 그러한 성공하지 못한 유럽 통합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역사적 사례에 해당합니다. 또한 유럽의 통합을 시도했던 국가, 개인들의 운명은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진 경우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차례 통합을 시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지역은 세계적으로 예를 찾기 어렵습니다.


영국국민들은 지난 2016년 7월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승인하였습니다. 이 국민투표를 이후로 영국에서는 EU라는 체제에 남아있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그렇지 않으냐의 논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EU라는 체제가 좋은 것이라면 이 체제에 남아 있는 것이 좋은 것인가를 논쟁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제는 EU체제는 거추장스러운 과거의 유산이 되고 있고 이제는 없어져여 할 Ancient Regime에 해당한다고 생각됩니다.


EU의 원형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이 탄생한 195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독일의 자르지역의 석탄, 철강자원을 유럽국가들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최초의 유럽공동체의 출발점 이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공유할 경우 정치적 갈등도 감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 입니다. 프랑스는 2차 대전 이후 독일의 자르지역을 점령하고 이를 통해 독일을 통제하려고 시도(자를란트 점령)하였으나 소련과 미국의 상호경쟁이 냉전으로 심화되면서 유럽이 단합해야만 2분화된 양자구도인 냉전체제에서 점점 프랑스의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과감히 자르지역을 서독에 양보하고 서독이 국가로서 성립할 수 있도록 하였고 유럽의 경제적 공동이익추구를 통해 프랑스의 주장을 관철 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Jean Monnet등 세계주의자들의 주도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설립하였습니다. 그 이후 유럽경제공동체 (EEC ; European Economic Community)를 거쳐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설립되기 까지 유럽의 통합은 항상 프랑스의 주도로 이루어 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영국과 프랑스는 항상 서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으며 영국은 ECSC가 설립되었던 시기에 유럽의 통합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 의한 프랑스를 위한 경제공동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계속하여 식민지들의 독립이 이어지고 이에 따라 영국만의 글로벌체제 (대영 제국과 부속 식민지)가 붕괴되고 Oil Shock 등의 이유로 경제적 정치적 입지가 약화됨에 따라 할 수 없이 1973년 유럽연합체제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인들의 근본적인 EU체제에 대한 불만은 EU라는 시스템은 대륙유럽(Continental Europe)을 위한 것이고 자신들은 40년 넘게 주도권을 양보한 체 살아왔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위대한 대영제국의 향수가 남아 있는 영국인들에게 프랑스가 주도하는 시스템에 부속품으로 살고 있다는 점은 EU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잊혀지지 않는 상처를 주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독일 통일 이후 독일이 유럽연합을 실질적으로 리드하게 됨에 따라 전쟁의 패전국에 불과한 독일에게 마져 뒤쳐지고 있고 EU라는 시스템을 통한 이익은 독일로 집중되고 있다는 생각은 EU라는 체제를 영국인들이 점점 더 거추장스러운 옷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1990년 대 이후 유럽연합체제가 동유럽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옛 독일제국의 영향권이 복원되고 독일의 정치적 경제적 힘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영국인들은 이제는 I want to break free, I got to break free, god knows I want to break free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체제가 거추장하다는 생각은 영국뿐 아니라, 체제에서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정치적 주도권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나라들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에겐 모든 유럽연합의 형성과정은 자신들이 주도하였는데, 이제는 독일에서도 서독출신도 아닌 동독 출신의 독일 정치인에게 유럽의 주도권을 빼았겼다는 느낌을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동독 출신 메르켈에게 끌려다니다니~~~이런. 유럽연합이라는 시스템을 원하는 곳은 이 시스템을 통해 수혜를 보고 있는 역사적 경제적 독일의 위성국, 주변국가들 (베네룩스 국가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등) 과 독일 외엔 없지 않을까요?


이젠 유럽연합이라는 체제는 break up될 거 같습니다. 특히나 셍겐조약이후 국경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었지만, 이러한 이동의 자유가 난민과 유럽주변국 국민들의 유입으로 유럽의 큰 나라 국민들에겐 큰 심리적 타격을 주고 있죠. 역사적으로 유럽을 주도하던 국가인 프랑스, 큰 나라이지만 독일에 눌려온 이태리, 항상 끌려다니던 영국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이동의 자유는 자기들의 권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는 거죠.


영국 사람들이 왜 유럽연합을 떠나고 싶을까를 보면 결국엔 영국사람들이 이상한 것이 아닌 거 같습니다. 영국을 못 떠나게 잡고 있는 것은 영국이 떠나면 자기들도 떠나라는 국민적 요구가 너무나 커져서 정치지도자들의 유럽연합체제의 형성과정에서 얻은 기득권을 상실할 위험이 커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프랑스에서는요. 정치지도자들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잃을 리스크를 경제적 손실이라는 미명으로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자기나라의 환율과 재정에 대한 자유와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 과연 경제적인 이득일까요? 최근 이태리에서는 소위 말하는 populism정부가 재정적자를 늘리려 하고 있고 이것이 EU와 큰 갈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populist라고 불리고 있지만 이태리의 Salvini는 차라리 자기국민들에게 솔직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기국가의 재정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재정적자를 통해 먼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려는 노력이라도 하지요. (물론 누적적자규모가 너무 큰 것은 크나큰 문제이긴 합니다.


유럽연합이라는 체제는 이제는 거추장스럽습니다. 70년 가까이 만들어진 이 체제가 순식간에 없어지진 않겠지만 이제 서서히 없어지고 있습니다. Brexit 를 선택한 영국사람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Ancient Regime은 없어져야 합니다. 역사의 발전을 위해!!!

브렉시트 (Brexit) & 브리메인 (Bremain)

데이비드 캐머런 (David Cameron) 영국 총리는 오는 6월 23일 브렉시트 (Brexit) 찬반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투표에 대해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일생일대의 기회” 라고 했으며, “잔류를 주력으로 국민을 설득할 것” 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브랙시트 (Brexit)란 Britain과 Exit의 합성어로 새로이 조합된 단어로 영국이 유럽연합 (EU, European Union)을 떠나 홀로서기를 뜻하며, 브리메인 (Bremain)은 Britain과 Remain의 합성어이다. 현재 영국 내에는 두 캠프가 형성 되어있어 여론은 △찬성 40% △반대 40% △판단 보류 20%로 팽팽하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고 있는 보리스 존슨 (Boris Johnson) 런던시장이 영국의 브랙시트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이 브랙시트 찬성쪽에 영향을 주었고, 이 여파로 금융시장 쪽에서는 파운드화 급락으로 이어졌으며, 영국의 신용부도스왑 (CDS) 프리미엄도 급등하게 되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PricewaterhouseCoopers)의 연구에 의하면,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한다면 영국 국내의 약 95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2020년까지 평균 가계소득이 최대 3,700 파운드 (약 612만원) 감소, GDP 역시 1,000억 파운드(약 168조 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참고: http://www.theguardian.com/politics/2016/mar/21/brexit-could-cost-100bn-and-nearly-1m-jobs-cbi-warns)

연구 분석 내용 및 그 규모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결국 영국의 EU 탈퇴가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충격을 초래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U회원국 지위 포기로 영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절세와 규제완화이다. 영국이 회원국 자격을 포기함으로써 EU에 내던 세금을 줄일 수 있고, 지역공동체 차원의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낙관적으로 상황이 펼쳐진다고 가정을 해봐도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기는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영국에 활성화 되어있는 금융시장이 파리 혹은 EU내의 다른 도시로 이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다.

영국 경제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영국은 유럽연합 GDP의 10%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에게도 타격이 있을 것이고, 그 중 아일랜드의 경우에는 영국과의 무역량이 과중한 국가이기에 상대적으로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지금 이목이 집중이 되고 이민문제로 인해 터어키가 오히려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는 상태이다. 국민투표를 통해서 이루어 지는 결정이 공식적으로 브렉시트로 결정이 난다면, 스페인의 까딸루이나 (Catalonia)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까딸란 (Catalan)들의 의지를 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요인들과 시사점들이 있겠지만, 중요한 부분은, 국가주의, 즉 Nationalism이라는 단어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를 포용 못한다면, 그 보다 작은 우리의 공동체를 챙기는 모습인 듯 허나, 개개인의 부를 보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만 보이는 듯 하다.

국민투표를 통해서 국민에게 결정을 만들어내라고 하는 것은 미래만이 답을 해줄 수 있겠지만, 현 국제금융시장에서 걱정하고 있는 성장률 및 인플레가 아닌 브렉시트만을 걱정하는 것은 상당한 장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가 쓰나미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일본의 경제에는 잠시나마 저성장 허덕임에서 빠져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나면, 어느 정도 영국 경제가 충격을 받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본 포스트는 1996년 부터 약 20여년간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전문가로 근무하고 계시는 Chris Lee님이 기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