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기초 | 채권의 기초개념

This entry is part 2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채권의 개념이나 계산 공식 등은 웬만한 재무관리 수업시간에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금융 및 경영전공자나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채권이 무엇인지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본 서에서 구체적으로 다룰만한 내용은 아닌 듯 싶지만, 이론보다는 개념적으로 한 번 쯤 짚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여 주요 개념들만 정리해본다.

채권이란, 돈을 받아야 할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이다. 이러한 문서를 전문용어로는 유가증권이라고 부르지만, 가장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하자. A라는 기업이나 사람이 B에게 돈을 빌렸고, B는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과, 향후 받아야 할 이자금액 및 원금에 대한 세부사항이 적힌 차용증서를 받았다면, 이 문서가 채권이다. 받을 돈이 있는 사람을 채권자라고 표현하고, 갚을 돈이 있는 사람을 그 의무가 있다하여 채무자라고 표현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일정 금액의 원금을 빌린 후에, 매년 일정 금액의 이자금액을 지불하고, 채권의 만기에 원금과 마지막 이자금액을 같이 지불하는 형태이다.

그다지 어려운 정의나 개념이 아닌 듯 하지만, 필자 주변에는 채권이라는 말만 들어도 이해를 힘들어하고, 골치아파하는 경우가 많아서, 필자가 채권을 이해시키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예를 들어 개념적으로 설명해 보겠다. 이미 채권에 대해서 익숙한 독자들은 건너뛰어도 무방할 듯 하다.


사례1.

투자자 B씨는 금일 오전에 시중은행에 가서 1,000 불 (USD) 어치의 거치식 예금에 가입하였다. 예금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예금만기 3
이자금액 매년 2.00%, 매년 지급
중도상환 불가능
타인양도 가능

Screen Shot 2016-08-23 at 10.21.04 am

투자자 B씨는 금일 USD 1,000을 투자하였고, 1년 후에 2.00%에 해당하는 USD 20을 이자금액으로 지불받고, 2년 후에도 마찬가지로 USD 20을 이자금액으로, 그리고 3년 후에는 원금 USD 1,000과 함께 3년 차의 이자금액인 USD 20을 합친 USD 1,020을 지불 받을 것이다.

비록 이 사례에서는 예금의 예를 들었지만, 중도상환 불가능한 거치식이고 타인양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채권과 거의 비슷한 형태이다.

물론, 예금은 예금자 보호제도가 존재하고, 예금취급은행들은 통화정책 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은행 거치식 예금을 보유한다는 것은, 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보유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무위험자산에 가까운 수준의 신용위험을 포함할 것이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위의 거치식 예금을 무위험자산이라 가정하자.

 


사례2.

투자자 B씨는 오전에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귀가하였다. 귀가하여 뉴스를 봤더니, 마침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고, 시장에서 전혀 예상못한, 1.00%의 금리인상을 하였다. (시장이 예측도 못한 상황에서 1.00%의 금리인상을 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극단적인 사례를 위해 극단적인 가정을 하였다.)

부랴부랴 은행에 전화를 해봤더니, 투자자 B씨가 오전에 가입한 거치식 예금금리는 3.00%로 상승하였고, 앞서 사례1에서 보다시피 중도상환이나 해약은 불가능하다.

만약 투자자 B씨가 금일 오후에 급한 자금이 필요해서 해당 예금을 누군가에게 양도한다면 투자자 B씨는 USD 1,000을 받을 수 있을까?

투자자 C씨가 있다고 치자. 투자자 C씨도 B씨와 마찬가지의 예금상품을 오늘 가입하려 하였지만, 오전에 은행에 들르지를 못해서 뜻밖에 3.00%의 금리로 예금을 가입할 수 있다. 은행에 가는 길에 투자자 B씨를 만났고, 투자자 B씨가 지금 급한 돈이 필요해서 그런데 어차피 가입할 예금, 자신이 보유한 예금증서를 일정 금액을 주고 사가라고 설득했다고 치자. 투자자 C가 투자자 B씨의 예금증서를 매수하기 위해 기꺼이 지불할 금액은 분명히 USD 1,000보다는 작을 것이다. 투자자 C씨는 지금 은행에서 예금을 가입하면, USD 1,000을 투자하고, 매년 USD 30씩, 만기에 USD 1,000의 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매년 USD 20씩, 만기에 원금 USD 1,000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설정된 투자자 B씨의 예금을 당연히 USD 1,000보다 낮은 금액을 주고 매입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정확한 계산을 한다면, 약 USD 971.71 정도를 지불할 것이다. 물론 투자자 B씨의 상황을 이용하여 더 낮은 금액에 매수할 수도 있다.

 


사례3.

반대의 경우다. 투자자 B씨는 오전에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귀가하였다. 귀가하여 뉴스를 봤더니, 마침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고, 시장에서 전혀 예상못한, 1.00%의 금리인하를 하였다. 은행 예금금리는 1.00%로 하락하였다.

오후에 갑작스런 급전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발행하여 다시 은행에 가던 중, 투자자 C씨를 만났다. 투자자 C씨는 지금의 금리로는 매년 USD 10의 이자금액, 그리고 만기에 USD 1,000을 지불받을 수 밖에 없다. B씨는 투자자 C씨를 설득하여 자신의 예금증서를 매입하게 한다면, 당연히 C씨로 부터 USD 1,000이 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금액은 USD 1,029.41 정도일 것이며, 물론 투자자 B씨의 상황을 이용하여 좀더 낮은 금액에 매수할 수도 있다.

내용을 정리하면, 투자자 B씨는 해약이 불가능한 3년 만기의 거치식 예금을 가입하였고, 이는 결국 채권의 현금흐름과 매한가지이다. 사례2와 같은 경우에 투자자 B씨가 현금이 필요하다면, 최소 약 USD 28.29 어치의 손해를 보고 예금증서를 매각하여야 한다. 반대로 사례3과 같은 경우는, 최대 약 USD 29.42 어치의 이익을 보고 매각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꼽아보면;

  1. 투자자 B씨는 금리의 움직임에 의해서 자신의 투자금액 USD 1,000이 USD 971.71 – USD 1,029.41 까지 변할 수 있었다. 금리의 움직임이 더 컸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2.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투자자 B씨는 보유하고 있는 거치식 예금 (채권) 가치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거치식 예금 가치가 상승한다.
  3. 투자자 B씨가 중간에 예금증서를 현금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자자 B씨는 금리움직임에 관계 없이 예금가입시 예상했던 연 USD 20씩 3년간 이자금액과 3년 후 원금을 획득할 것이다.

1과 2에서 언급된 금리 움직임에 따라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움직이는 것을 금리위험 (Interest Rate Risk)라고 부른다. 어느 한 시점에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금액을 시가평가 (Mark to Market)한다면, 금리위험으로 자산의 가격변동이 상당히 일어날 수 있다.

반면에,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투자 당시에 예상한 현금흐름대로 꾸준히만 나온다면, 시장금리의 움직임에 별 신경쓰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 투자자는 채권 (사례에서는 예금)을 보유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보유이익 (Carry), 즉 이자금액에 만족하고 별다른 조치없이 만기까지 보유할 것이다.

여기서 2번에 주의하자. 채권 (혹은 거치식 예금)을 투자한 사람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하면 보유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보유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 사례2와 사례3을 다시 읽어보면, 간단하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내용이며, 심지어 유명 경제신문에서도 이 부분이 잘못 서술되어 있는 기사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적어도 금리가 상승하여 채권가격이 상승했다라는 아주 기초적인 실수는 하지말자.

참고로, 필자가 위의 사례들에서 금리움직임에 따른 예금가격 변동을 계산하기 위해서 사용한 공식은 아래와 같다.

채권의 가격 (혹은 예금의 가격) = 미래 예상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 [C1/(1 + r)1] + [C2/(1 + r)2] + … + [Cn/(1 + r)n] + [P/(1 + r)n]

(여기서 C는 이자지급금액, r은 이자율, P는 채권원금.)

 


사례4.

앞선 사례들을 재활용해보자. 모든 상황은 동일하고, 금리는 2.00%에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가정하자. 다만, 투자자 B씨가 오후에 필요한 금액이 USD 1,000가 아닌, USD 2,000였다고 가정해보자.

일단, 투자자 B씨는 자신이 이미 보유한 거치식 예금 USD 1,000 어치를 투자자 C씨한테 USD 1,000에 양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B씨가 보유한 거치식 예금은 어차피 이자금액 및 원금을 지급하여야하는 주체가 은행이므로, C씨는 자신이 거치식 예금을 2.00%에 새로 가입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추가로 C씨에게서 빌리려고 하는 USD 1,000도 2.00%에 빌릴 수 있을까? 추가로 C씨가 빌려주는 USD 1,000은 B씨가 개인적으로 빌리는 금액이기에 더이상 은행이 이자나 원금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투자자 C씨는 B씨가 이자나 원금을 제때 못 갚을 가능성, 혹은 아예 갚지 못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며, 그러한 위험을 떠안게 되는 보상을 원할 것이다. 그 보상으로, 2.00%의 추가 이자를 요구하였고, B씨는 받아들여서 추가 USD 1,000은 B씨와 C씨 개인간의 거래로 3년 동안 C씨가 B씨에게 USD 1,000을 빌려주었고, B씨는 2.00% + 2.00% = 4.00%에 해당하는 USD 40을 매년 이자로 지급하고 만기에는 마지막해의 이자금액인 USD 40과 원금 USD 1,000을 갚기로 하였다.

사례4에서 언급한 “B씨가 이자나 원금을 제때 못 갚을 가능성, 혹은 아예 갚지 못할 가능성”을 신용위험 (Credit Risk)라고 부른다. 그리고 C씨는 그러한 신용위험에 대한 보상, 즉 위험 프리미엄 (Risk Premium)으로 무위험 금리보다 2.00%가 높은 금리를 요구하였고, 이를 무위험 금리 대비 가산금리, 혹은 스프레드 (Spread)라고 부른다.


위의 4가지 사례로 우리가 늘상 넣었다 뺐다하는 예금과 별반 차이가 없는 채권의 개념과, 금리위험 (Interest Rate Risk), 보유이익 (Carry), 신용위험 (Credit Risk), 위험 프리미엄 (Risk Premium), 그리고 가산금리, 혹은 스프레드 (Spread)에 대한 개념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절대 헷갈려서는 안 되는, 금리가 상승하면 보유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보유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점도 꼭 명심하자.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2) – 스프레드 프로덕트의 호가

This entry is part 12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간단한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

기존에 발행된 채권은 그 채권의 만기까지 모든 현금흐름이 결정되어 있다. 굳이 공식을 다시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채권의 기초개념에서 훑어 봤을 채권의 가격 공식을 살펴보자.

채권의 가격 (혹은 예금의 가격) = 미래 예상되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 [C1/(1 + r)1] + [C2/(1 + r)2] + … + [Cn/(1 + r)n] + [P/(1 + r)n]

(여기서 C는 이자지급금액, r은 이자율, P는 채권원금.)

 

모든 현금흐름이 결정되어 있으니, 채권이 발행되고 나면, 그 만기까지의 어느 시점, 즉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일어나는 시점의 C와 P, 그리고 만기까지의 기간인 n도 모두 고정된 변수이다. 고정되지 않은 변수는 ‘채권의 가격’과 해당 채권의 이자율인 ‘r’밖에 없다. 미지수가 2개인 방정식이 되는 것이다. 위의 공식에서 보면, 채권의 이자율 r을 알면, 채권의 가격이 산출되고, 반대로, 채권의 가격을 알면 채권의 이자율 r은 보간법을 사용하건, 엑셀의 Solver 기능을 사용하건, 블룸버그 (Bloomberg)를 사용하건, 단 하나의 r이 산출될 수밖에 없다.

명심하자. 이미 발행된 채권의 경우에는, 금리를 알게 되면 가격을 알게 되고, 가격을 알게 되면 금리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호가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금리로 호가를 하건 가격으로 호가를 하건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

투기등급 (High Yield) 채권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격으로 호가를 하므로, 주식을 거래하듯이 가격과 물량을 맞춰서 거래하면 된다. 하지만 투자등급  (High Grade) 채권의 경우에는 기준채권 (Benchmark 국채)와의 스프레드 (Spread), 혹은 가산금리로 호가한다.

기준채권 대비 스프레드로 호가를 하는 이유는, 기준채권인 국채는 시시각각으로 가격이 변하고 있는 반면에, 그 기준채권 대비 스프레드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덜하기 때문이다.

우선 그림을 살펴보자.

스프레드_호가

채권의 금리 = 기준국채금리 + 스프레드로 표현된다. 여기서 기준국채금리는 변동이 잦은 부분, 스프레드는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미 발행된 채권은 가격 혹은 금리만 알면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다. 물론, 채권의 가격, 혹은 금리를 바로 호가하면, 그 채권의 가격이 바로 결정되면서 거래가 진행될 수 있겠지만, 트레이더의 수익창출과 헤지 (Hedge)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다시피 모든 투자은행이 그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투자자 입자에서는 가장 좋은 호가를 하는 투자은행과 거래하고 싶지만, 국채 금리 부분이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호가가 동시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시차로 인해 비교가 곤란하다. 하지만, 각 투자은행의 상황이나 해당 스프레드 프로덕트에 대한 호가의 배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므로, 스프레드에 대한 호가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을 것이다. (물론 호가중에 스프레드가 변할 수도 있지만,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비하면 일정 시간 동안은 안정적인 편이다.) 그렇기에 시장에서는 우선 스프레드, 즉 가산금리로 먼저 호가를 하고, 투자자가 가격을 비교하거나 매수/매도 가능 여부를 판단한 후, 거래 시점의 국채 금리를 다시 확정하여 채권의 금리를 결정, 즉 가격이 확정되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한 가지를 더 고려해보자.

수 백만, 수 천만, 심지어는 수 억불이 왔다갔다하는 외화채권시장에서 거래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겠는가? 상호 거래하는 거래상대방이 서로 오해의 소지가 최소화되는 방식일 것이다. 예를 들어, 매수자와 매도자가 100bp 만큼의 스프레드에 거래하기로 했는데, 막상 거래를 확정지으려 하니 매수자는 미국 국채 금리를 1.00%라고 주장하고, 매도자는 0.95%라고 주장하면 거래가 성사될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스프레드 프로덕트를 호가함에 있어서, 그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국채는 거래대상이 되는 채권과 가장 가까운 만기의, 언제나 가장 유동성이 뛰어나고, 가장 안정적으로 거래되어서 오해의 소지가 최소화되어 있는 최근 발행 국채를 사용한다. 가장 거래가 활발하고 유동성이 뛰어난 국채들에 대해서는 Bloomberg PX1 화면에서 설명한 바 있다.

요약해보면, 스프레드를 호가하고, 그 스프레드가 거래할 조건에 부합하면, 그 이후 기준채권의 가격 (혹은 금리)를 확정하여 해당 채권의 거래 가격 (혹은 금리)를 확정시키는 방식으로 외화채권시장에서의 스프레드 프로덕트는 거래된다. 거래는 아래와 같이 진행될 것이다.


거래사례.

A라는 투자자가 B라는 채권을 매입하려 한다고 가정하자.

  1. A라는 투자자는 거래를 원하는 투자은행의 B 세일즈에게 C 채권의 상세내역 (발행사, 만기, 쿠폰)과 함께, 매수하려는 매수규모를 정확히 이야기 한다.

  2. A의 연락을 받은 투자은행의 B 세일즈는 담당 트레이더에게 호가를 스프레드로 받아온다. (예, /100 offer, 언제나 그렇듯이, bid/offer 형태로 호가를 한다.  /를 굳이 표현하고 그 뒤에 100 베이시스 포인트 (basis point)라는 숫자를 적은 것은 매도호가(Offer)임을 재확인하는 목적이다.)

  3. A는 해당 호가를 비교하고 고려해서 거래여부를 결정 후 B에게 다시 연락한다.

  4. B는 다시 C 채권의 담당 트레이더와 연락하여 기준채권의 가격을 확인하고, 다시 C 채권의 가격을 확인하여 A와 확정한다. (이부분은 블룸버그 (Bloomberg)의 YAS 스크린을 사용하면 스프레드와 기준국채의 가격만으로 C 채권의 가격이 바로 확인될 수 있다.)


 

일련의 거래과정을 보면 알겠지만, 결국 최종에는 C 채권의 가격으로 확정을 지은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가격으로 확정을 하는 이유는, 금리로 확정을 하게 되면, 결제금액부분에 있어서 소수점 이하 부분이 제대로 끊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거래당사자들끼리의 오해의 소지가 적으면 적을 수록 처리가 깔끔할 것이다.

사람이 하는 거래에는 언제나 실수가 작용할 수 있다. 거래를 함에 있어서 언제나 확인해야 할 부분은, 1) 정확한 채권, 2) 매수/매도 방향, 3) 거래물량, 4) 결제일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일반적인 거래일을 적용한다.)일 것이다.

거래 당시에는 저 4가지 내용을 재차 확인해서 실수가 없어야 할 것이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은 어렵다?

This entry is part 1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주식 업무나 금융회사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채권이란 금융상품은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채권은 정말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서 더 어려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생각은 ‘아니다’이다. 하지만, 그들말대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는 주식시장의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서 ‘그들만의 시장’에서도 채권이란 상품이 참 ‘역설적’이라고 표현했었다. 왜 채권은 사실 별로 어려울 것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가 더 어렵다고 느낄까?

채권이란, 간단히 말해서 돈을 빌리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의 약속이자 계약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빌려줄테니 그 돈에 대해서 매년 몇 퍼센트의 이자를 지급하고, 몇 년 후에는 원금을 갚아라.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빌리는 사람의 여타 자세한 상황이나 처지 등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단지 자신의 돈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만기에 원금을 돌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예측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만기까지의 기간은 유한하며, 대체로 수 년에 불과하다. 즉, 돈을 빌려주는 사람, 다시 말해서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 처리해야 할 정보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고, 또한,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기간에 대한 투자이다.

반면에 주식은 어떤가?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배당금을 지급받기는 하지만, 그 배당금 여부와 금액은 해당기업의 수익성에 의해 결정된다. 한 기업이, 1년 후에 내가 투자한 금액에 대한 ‘약속’된 이자금액을 지급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에 비해, 그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지급받게 될 배당금이 과연 지급이 될 것인지, 얼마나 지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정보처리량의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아니, 사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의 활동하는 비지니스 환경은 그다지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이 아니다. 경쟁사의 반응,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시장의 침체, 환율의 움직임, 원자재가격의 움직임, 생산비용의 증감 등은 그나마 대략적으로라도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치더라도, 경영진의 변화, 몇몇 임직원의 부정에 의한 횡령, 그리고 그로 인한 손실, 법규 및 규제의 변화로 인한 판매중지, 갑작스러운 관세 설정으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 새로운 대체제의 출시 등은 어떻게 다 일일이 예측가능할 수 있겠는가? 당장 1년 후의 배당금이라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떤가? 모두가 알다시피,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배당에 의한 보유이익 보다는 주식의 가격변화에 의한 자본소득을 추구한다. 주식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주식의 가격을 예측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가정 중 하나인 ‘계속기업의 가정’ 자체에 대해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업의 수명이 무한할 것이라는 가정은 그 자체로도 말이 안 되지만, 그 가정하에서의 주식가격 예측은 인간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금년의 배당금이 얼마일지 예측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한 기업의 무한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에 반해서 채권의 현금흐름 예상은 훨씬 더 예측가능하며, 더 근접한 미래에 대한 예상이다. A라는 기업의 채권을 사서 보유한 투자자는, 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A기업이 부도만 나지 않으면 자신이 예상한 현금흐름을 받아갈 수 있다. 주식의 배당이나 가격변동을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지 않은가?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금년에 배당할 금액이 주당 얼마인지, 앞으로 어떤 경영성과를 일으키면서 주식가격에 변동이 생길지를 예상하는 것보다, 삼성전자가 3년 안에 부도가 날지 안 날지를 예상하는 것이 훨씬 쉽지 않은가?

그렇다. 채권은 주식보다 단순하고 쉽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가 나지 않으려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약속된 기간에 지급하여야 하고, 투자자는 그 기업이 약속한 금액을 주는 이상, 다른 모든 작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예측이 더 용이하고, 예상가능한 미래에 있을 일들에 대한 투자이기에, 채권시장에서의 업무들은 더 복잡해진다. 예측과 예상이 가능한 영역이기에, 시장의 기대심리등에 크게 좌우되는 주식시장보다 더 수학적이고도 통계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채권시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를 위해서 계산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고, 숫자와 셈에 더 밝아야 할 것이며, 더 수학적이여야 하며, 또한 더 논리적이여야 한다.

 



[낙관론자들의 세상 – 5화] 주식가격의 형성

This entry is part 5 of 5 in the series 낙관론자들의 세상

앞서 [낙관론자들의 세상 – 3화] 주식의 절대가치평가 및 [낙관론자들의 세상 – 4화] 주식의 상대가치평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수많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기업의 주식가격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려하는 것은, 미국 대선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공식으로 계산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대단한 수학공식을 만든 사람은 돈방석에 앉을 것이고, 그러한 공식이 만들어지고 알려지는 순간, 모두가 적정 주식가격을 산출해낼 수 있을 것이므로, 주식시장에서 초과이윤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일단 필자의 생각부터 말하자면, 주식의 가격은 자연과학의 영역이 아닌 사회과학의 영역이다. 즉, 어떤 원리나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자연과학이 아닌, 그 하나하나에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반영되어있는 사회과학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국내 증권사에서 법인 영업관리 업무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같은 팀에 있는 대리가 신입사원인 필자에게 물었었다.

“어이 신입사원~! 오늘 주가가 왜 이렇게 오르냐?”

알 리가 있겠는가? 당연하게도 이렇게 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그 대리가 혀를 끌끌 차며 이렇게 이야기하였었다.

“야, 모르겠으면 그냥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보다 많아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되지.”

‘아, 훌륭한 대답이다. 다음부터는 저렇게 답해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물론, 다른 모든 변수가 불변이었을 경우,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보다 많다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수가 불변’이라는 가정은 불가능한 가정이다. 다시 말하지만, 주식시장은 수많은 참여자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그 어떤 시점에도 다른 모든 변수가 변하지 않는다라는 가정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이 주당 170만원 쯤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금일 실적발표가 있었고, 그 실적발표가 시장기대치를 훨씬 상회했다고 가정해보자. 순간적으로 주식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삼성전자 주식은 무거운 주식이니, 5-6%정도가 상승하여 180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170만원에서 180만원까지 상승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매수물량이 매도물량보다 반드시 많았을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아닐 수도 있다. 실적을 발표하는 순간, 170만원이나 그 이하에 있던 매도잔량들이 순간적으로 사라졌을 것이고, 그 매도 잔량들이 180만원 언저리에 다시 나타났을 것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수많은 투자자들은, 실적발표가 된 순간, 더 이상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이 170만원 언저리에 형성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180만원 언저리에서 새로운 호가가 생성되며 가격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 호가가 변하는 순간, 반드시 매수물량이 많았다고 볼 수 없고, 사실 그다지 중요한 정보도 아니다.

다른, 좀더 극단적이고 흔치 않은 예를 들어보자.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리만 브라더스 (Lehman Brothers)는 BoA와 바클레이즈 (Barclays)와 협상중이던 기업매각 작업이 결렬되었다고 확인하였고, 9월 15일 월요일 새벽에 파산절차에 들어간다. 9월 15일,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504.48 포인트, 4.42%가 하락하였다.

주말사이에 누군가가 주식을 매각하고 있었을까? 아니다. 새로운 변수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가 생겼고, 그 변수에 의해 시장참여자 모두의 적정 주식가격에 대한 판단이 바뀐 것이고, 그 변화가 호가에 반영이 되며, 특별한 거래 없이도 월요일 개장 직후 주식시장은 이미 폭락한 상태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다시 위의 두 사례를 정리하면, 주식의 가격은 시장참여자의 호가가 변화하면서 상승하거나 하락하였다. 호가는 각 시장참여자 개개인의 판단이었을 것이며, 모든 시장참여자는 인간이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주식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요인은 시장참여자의 마음, 그들의 심리이다.

비록 채권쟁이이긴 하지만,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금융시장을 모니터하던 필자에게, 한 금융상품의 가격 (혹은 채권시장의 금리)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숫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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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 함수에 대해서 처음 배웠을 때는 위와 같은 그림으로 배웠었다. 어떤 기계인지 뭔지 장치가 있고, 그 장치에서는 x6을 하게 되어 있고, 2를 집어넣으면, 2×6, 즉 12가 빈 칸에 들어갔어야 하는 문제들을 학습지에서, 그리고 교과서에서 풀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배우는지는 모르겠다.

시장에 대해, 시장에서 금융상품들의 가격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때마다 어렸을 적 저 그림이 생각난다. 다시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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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입력조건이 ‘시장참여자의 심리’라는 장치 안으로 들어가면 해당 금융자산의 가격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그림이다. 입력 (Input)은 해당 기업의 실적일 수도 있고, 신제품 발매, 유능한 임원의 채용, 무능한 사장의 퇴임, 경쟁사의 악재, 환율의 변화로 인한 수출조건의 개선, 유가의 변동으로 인한 제품원가 상승, 정부의 정책변화로 인한 호재, 산업의 업황, 신기술에 대한 투자, 자연재해, 파업으로 인한 제품 생산의 차질,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침체, 무역조건의 악화… 당장 열거하라해도 수 백가지는 너끈히 열거할 수 있는 수많은 그 기업과 관련된 정보들이다. 그 정보가 시장참여자의 심리라는 함수장치에 들어가서, 해당 금융자산의 가격이라는 산출물이 생긴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호재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악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심리가 결국 시장을 지배할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Don’t Fight the Tape란 말이 있지 않은가? 시장에 맞서 싸우다가는 혼자만 쓸쓸히 막심한 손해를 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가격은 어떻게 예측할까?

모르겠다. 필자의 생각대로 어떤 금융자산의 가격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숫자’, 즉 시장참여자의 심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야 할 것이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더욱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의 마음은 갈대라고, 그 심리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폭좁은 지식수준에서는, 주식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낙관론자들의 세상 – 4화] 주식의 상대가치평가

This entry is part 4 of 5 in the series 낙관론자들의 세상

[낙관론자들의 세상 – 3화] 주식의 절대가치평가에서 언급하였듯이, 주식의 상대가치평가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고, 간단하게 짚어보자.


주식의 상대가치평가

주식의 절대가치평가와는 반대로,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은 평가하려는 기업의 주식 가격을 비슷한 다른 기업들의 주식가격들과 비교한다. 일반적으로 멀티플 (Multiple, 배수) 방식이나 비율 (Ratio)를 자주 사용하며, 동종산업간, 비슷한 기업들과의 각종 비율 및 멀티플을 비교해서 해당 기업의 주식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절대가치평가보다 적용이 용이하고, 계산이 덜 복잡해서 많은 투자자들 및 애널리스트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며, 절대가치평가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 Ratio / PER)

한 기업의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 (Earning Per Share, EPS, 즉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총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나눈 비율이다. 우선 비교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선정하고, 그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한 후, 해당 기업의 주당 순이익에 곱하면 주가수익비율 모델에 의한 해당 기업의 주식 가격이 산출된다.

 

EV/EBITDA (혹은 Enterprise Multiple)

EV (Enterprise Value)는 기업가치를 의미하고,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sation)는 세전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다시 말하면, 기업을 매수하는 입장에서 향후 몇 년 만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멀티플 (Multiple)이다. 마찬가지로 동종산업, 혹은 비교할 만한 기업군을 선정하고 그 기업들의 EV/EBITDA를 산출, 해당기업의 EBITDA에 곱하여서 EV, 즉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투자은행이나 사모펀드에서 가장 흔하게 활용하는 멀티플 (Multiple)이기도 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Bookvalue Ratio

기업의 자본금 총계, 혹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금액, 즉 순자산을 총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자산으로 주식가격을 나눈 비율 혹은 배수이다. 기업이 청산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주주가 받게될 가치와 주식가격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동종업계 혹은 다른 비교할 만한 대상군을 설정, 대상군의 주가순자산비율을 계산하여, 해당기업의 주당순자산을 산출, 곱해서 적정 주가를 계산한다.

 


위에 언급한 상대가치평가 방식들이 가장 자주 사용되는 방식들이긴 하지만,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였지만, 내용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은 시간 차이에 의한 오류가 생긴다. 즉, 주식가격은 현재 혹은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는 반면에, 그 공식에 포함된 다른 변수는 과거의 변수라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은 주당 순이익이, EV/EBITDA 모델에서는 EBITDA가, 주가순자산비율에서는 주당순자산이 이미 과거에 발표된 지표이며, 주식가격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는 현재 및 미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이 있다. 이 논리가 맞는다면,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후, 다음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 그 기업의 주식가격은 고정되어 있어야 할 것이지 않을까?

또한,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부분에서도 수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적정 주식가격을 산출하는데 있어서, LG전자가 비교대상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애플이 비교대상이 되어야 할까? 각 기업은 진출해 있는 산업의 영역이 제각각이며, 그 개별적인 특징들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오류일 수도 있다. 모델을 활용해보면 알겠지만, 대상기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적정 주식가격은 널을 뛸 것이다. 한 기업의 가치가 과연 저렇게 간단한 공식들로 산출할 만한 것일까?

추가적으로, 필자가 [낙관론자들의 세상]이라는 시리즈를 작성하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만약에, 필자의 생각대로 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이 대체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주식의 가격들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A의 주식도, B의 주식도, C의 주식도 모두가 고평가되어 있는 상태라면, 상대가치평가 모델에 의해서 산출되는 D주식이건, E주식이건 모든 주식이 다 같이 지나치게 높은 ‘적정 주가’를 산출해낼 것이다. 위의 모델들은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오류로 인해 그 자체로도 대단한 모델들로 보이지 않지만, 아무리 좋은 모델이라도 입력이 되는 변수가 잘못되었다면, 결과도 잘못나올 수 밖에 없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1) – 트레이더의 수익창출과 헤지 (Hedge)

This entry is part 11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그렇다면, 외화채권시장에서의 시장 조성자 (Market Maker) 역할로 각 투자은행, 특히 트레이더는 수익을 어떻게 창출할까?


트레이더의 수익창출

앞서도 말했듯이, 외화채권시장에서 투자은행이 거래하는 방식은 수수료 기반의 거래방식이 아니다. 대신, 트레이더는 살 때와 팔 때 가격을 틀리게 적용하는 Bid / Ask 스프레드 (Spread)를 가지고 수익을 창출한다. 아니,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얻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예를 들면, A라는 채권의 매수가격은 100원, 매도가격은 101원에 호가 (Quote)하는 형식이다. (물론, 스프레드 프로덕트들에 대해서는 스프레드로 호가하기에, 105/100 [단위: bp, bid/offer] 같은 형식으로 호가하겠지만, 이해의 편의를 위해 가격으로 설명하였다.)

가장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100에 매입하자마자 $101에 매도하는 것이다. 혹은 $101에 선매도를 해놓고, $100에 매입해 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트레이더는 당장 $1의 수익을 확정하게 된다. 하지만, 채권의 특성상, 그때그때 매수수요와 매도수요를 정확히 일치시킬 수 없기 때문에, 트레이더는 $100에 매입한 채권을 매도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동안,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며, 보유기간 동안에 자금조달비용을 만회해야 할 것이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Hedge) 비용 등을 또한 감당하여야 한다. 결국 모든 거래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뜻밖의 시장 충격으로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도 물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해당 채권의 유동성 등의 문제로 트레이더가 매입하거나 매도한 채권의 포지션을 상쇄시키기 어렵다고 예상될 경우, 헤지 (Hedge) 비용이 더 비쌀 경우 혹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데 아직 상쇄시키지 못한 포지션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 등에는 Bid/Ask 스프레드를 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 $99/$102) 반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상쇄하기 위한 거래라면, 더 공격적으로 Bid/Ask 스프레드를 줄여서 바로 위험을 떨구려 들것이다. 아래의 경우를 살펴보자.

한 투자자가 세일즈를 통해 A채권을 USD 10MM (1천만불)을 매도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고 가정하자. 위의 경우를 그대로 적용하여, 트레이더는 $100 bid를 호가하였고 거래가 체결되었다고 가정하자.

채권을 매입하기 전의 트레이더는 $100/$101 ($100 매수 / $101 매도)을 호가하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들이 $101에 offer를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물건을 $100에 매입하여 들고 있는 트레이더는 $100 보다 크고, $101보다 작은 그 어떤 가격에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지 급하지 않다면, $101을 유지하면서 $1의 수익을 확정시키려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익을 확정하고 싶다면 $100.9, $100.8… $100.5, 심지어는 $100.1도 호가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매입하려 할 것이므로, 싼 가격에 호가되면 거래가 속히 체결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와 같이 트레이더가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을 부르는 것을 Axe라고 부른다. 보통 Axed to Offer, Axd to Bid, 혹은  Buy Axe, Sell Axe 등으로 불린다.

이와 같이, 거래를 증가시키면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취할 수도 있지만, 또한 자신의 전망 (View)를 가지고 매매를 할 수도 있다.

해당 채권군에 대한 전문가로써, 특정 채권이 가격이 상승 (금리가 하락)하거나 가산금리 (스프레드, Spread)가 축소될 것을 기대하고 매수를 할 수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매도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시장 조성 (Market Making)을 하는 채권이 아니더라도 일부 포지션을 취할 수 있어서, 미국 국채나 금리스왑, 선물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전망을 기반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트레이더의 헤지 (Hedge)

트레이더는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금융상품에 포지션 (Position 혹은 Exposure)를 가져갈 수도 있지만, 여러 번 언급하였듯이,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에서의 전문가이기에, 대부분의 포지션을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에 보유할 것이다. 즉, 미국 국채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는 금리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고, (위험을 관리한다는 이야기는 헤지 (Hedge)를 하지 않고 포지션을 운영한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즉, 금리에 대한 투자를 위주로 한다.) 회사채 등의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자신의 계정 (Book)에 대부분 잡혀있는 포지션은 해당 상품군의 스프레드 변화에 대한 전망 및 그로 인한 위험일 것이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2) – 스프레드 (Spread)의 구성에서 사용하였던 스프레드의 구성을 다시 불러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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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를 담당하는 트레이더들이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투자 대상은, 1.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 2. 리보 (LIBOR) 대비 신용 스프레드, 혹은 3. 해당 발행사의 Default Risk 부분일 것이다.

 

  • 금리의 헤지

기준채권 (혹은 Benckmark 국채)의 금리 움직임에 대한 예상은 GE 채권을 거래하는 트레이더의 전문영역이 아니다. 트레이더 입장에서도 기준채권 금리 움직임에 대한 위험을 헤지 (Hedge)하려하겠지만, 투자은행 입장에서도 GE 채권을 거래하게 하려 고용한 트레이더가 쓸데없이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가지고 베팅 (Betting)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가지고 베팅 (Betting)하라고 투자은행에서 믿고 뽑은 친구들은 미국 국채 트레이더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GE 채권 트레이더를 고용한 투자은행은 미국 국채에 대한 포지션에 대해 일종의 한도를 제약하던가,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포지션을 취하는 것에 대해 내부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는 식의 방법으로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을 위주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차후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호가 방식에 대해서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대부분의 스프레드 프로덕트들은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로 호가한다. (물론, 지나치게 만기가 조금 남은 채권들, 하이일드 본드 (High Yield), 커버드본드 (Covered Bond)나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 증권 (CMBS, Commercial Mortgage Backed Securities) 등, 혹은 상황에 따라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로 호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호가 이후 거래가 일어나기 전에는 무위험이자율인 국채금리, 달러채권인 경우에는 미국 국채 금리를 확정하고 거래가 체결되어야 하기에, 스프레드 프로덕트의 트레이더들도 대부분의 거래에 있어 미국 국채 트레이더와 해당 채권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의 가격을 확인한다. 이 때, 일반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들은 미국 국채를 이용하여 반대 거래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10년 만기의 미국 국채 최근월물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3) – Bloomberg PX1 화면에서 설명한 바 있다), 혹은 Current 10 (CT10)을 기준채권으로 하는 GE 채권을 투자자의 요구에 의해서 트레이더가 매입하는 경우에는, GE 채권을 매입하면서 같은 명목 금액, 혹은 듀레이션 비율이 같은 CT10을 매도할 것이다. 반대로 트레이더가 GE 채권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CT10을 매입하게 될 것이며, 이와 같은 거래는 내부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와 미국 국채 트레이더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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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는 기준채권을 반대 방향으로 매도 혹은 매수하면서 자신의 전문분야인 스프레드 부분에 대해서만 포지션을 취하였다. 이와 같은 매수 매도 거래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의 계정 (Book)에 존재하는 기준채권 금리에 대한 위험이 서로 상쇄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 스프레드의 헤지

기본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의 전문 분야이지만, 이 역시 헤지 (Hedge)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이 아닌 경우, 혹은 자신이 원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경우, 당장 자신이 가지게 된 포지션을 상쇄하는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경우, 혹은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등등, 트레이더가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 (Hedge)해야할 경우는 많다. 물론 상당히 다양한 헤지 (Hedge)  방법이 존재하겠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신용부도스왑 (CDS, Credit Default Swap)을 이용한 포지션 헤지

포지션을 취한 즉시 상쇄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을 경우, 트레이더는 해당 발행사 이름의 신용부도스왑으로 포지션을 헤지할 수 있다. GE 채권을 매입(혹은 매도)하였을 경우, 비슷한 만기의 신용부도스왑을 이용해서 신용보장매수 (Protection Buy) [혹은 신용보장 매도 (Protection Sell)]을 통해 스프레드 움직임이 자신의 계정 (Book)에 미칠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회사채와 신용부도스왑간의 차이, 즉 베이시스 (Basis)에 대한 위험은 존재한다. (여기서의 베이시스 위험 (Basis Risk)는 회사채 스프레드와 신용부도스왑이 같은 방향으로, 같은 정도로 움직이지 않을 위험을 의미한다.)

비슷한 채권을 이용한 포지션 헤지

늘 그렇지만, 모든 채권의 시장유동성이 같은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규모로 발행되었고, 더 최근에 발행된 채권들, 즉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들이 유동성이 뛰어나며, 반면에 MTN이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발행, 발행한지 기간이 꽤 흐른 채권들의 경우는 유동성이 떨어질 것이다.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채권을 거래하였을 경우, 그 채권에 대한 상쇄거래가 단기간에 여의치 않을 때, 트레이더는 비슷한 만기의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을 반대매매함으로써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 (Hedge)할 수 있다. 같은 발행사의 벤치마크 (Benchmark)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같은 지역, 같은 산업의 더 유동성이 뛰어난 벤치마크 (Benhmark) 채권을 이용할 수도 있다.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를 이용한 포지션 헤지

Markit에서는 각종 신용부도스왑 인덱스 (CDS Indices)를 정의하고, 운영하고 있다. CDX나 iTraxx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와 같은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들은 그 하위항목들이 있어서, 지역별, 산업별로 구분되어 거래가 가능하다. 포지션을 취하게 된 즉시 상쇄시키기가 힘든 경우, 그리고 기타 신용부도스왑 (CDS)이나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으로 포지션을 헤지하기 힘들경우, 혹은 자신의 견해에 의해 CDX나 iTraxx로 헤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는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를 이용하여 포지션을 일부 헤지할 수 있다. 물론, 해당 발행사가 속한 산업의 전반적인 움직임과 포지션을 취한 채권 스프레드가 같은 방향, 같은 정도로 움직이지 않을 위험이 존재한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헤지 (Hedge)하는 수단이 있을 수 있지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포지션을 취한 즉시, Bid/Ask Spread를 확정하며 상쇄거래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일즈와의 긴밀한 협조, 그리고 적극적인 시장조성 (Market Making)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