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를 위한 辨

전일 다우존스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KIC, 삼성물산 합병에 제동 거는 엘리엇에 투자<다우존스>, 연합인포맥스 2015년 7월 8일) 그 이후로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한국투자공사가 국익에 반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였다고 구설수가 많다.Çѱ¹ÅõÀÚ½ÅŹ/kic/ 080128 ½Ã»çIN À±¹«¿µ

우선 한국투자공사라는 국부 펀드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부터 알아보자.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자금, 즉 국부를 이용해서 세계 각 국의 주식, 채권,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대체 투자를 함으로써 수익을 발생, 궁극적으로 다시 기획재정부 및 한국은행의 부를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헤지펀드에 투자한 총 26억 달러 중, 약 5천만불을 행동주의 헤지펀드 중 대표격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하였고, 엘리엇은 한국투자공사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국부펀드 및 연기금을 운영하면서 연 14-15%라는 훌륭한 수익율을 내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한국투자공사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할 당시에, 엘리엇이 지금과 같이 삼성물산의 상당 지분을 확보하여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 했을테고, 투자자로써 엘리엇 매니지먼트에게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은 아예 없을 것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한다고,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한 한국투자공사에게까지 안 좋은 시선을 보이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무산이, 그리고 더 공정한 비율로 합병하자고 하는 것이 어떻게 국익에 해가 되는 건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아닌가? (참고: 李益이 國益이다?, FinancialForest 7월 9일)

투자한 펀드가 국내 기업의 합병에 반대한다고, 더 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고, 국부펀드가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은 어떤가?

  • 현대자동차와 경쟁하고 있는, 언론의 표현으로 말하면 “적”인, 도요타에 투자
  •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적”인, 샤오미에 투자
  • LG전자 및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LG와 삼성의 “적”인 GE에 투자

 

이 모두가 국익에 반하는 행동인가?

李益이 國益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예전부터 금융시장에서는 미리 예상되었었다고 보인다.

이재용 승계 시나리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즈니스 포스트, 2015년 1월 6일자

약 반 년 전의 이 기사에서는 승계를 위하여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여야 하는 데, 그러기 위하여는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그룹 중 삼성전자의 지분을 두번째로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 강화, 이를 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예견되어 있다. 즉,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기업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보다는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일 것임을 미리 예상한 기사이다. 본 싸이트에서도 한 번 논한 적이 있듯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이고, 있을 수 있는 시너지의 상당 부분 또한 현재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인 상태로 충분히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시너지, FinancialForest 2015년 7월 5일)

그렇다면, 아래 기사들에 계속 논의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슨 국익을 위한 것인건가? 왜 본 합병 건에 대해서 국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국익 주주 위해 국민연금 판단 신뢰” , EBN, 2015년 7월 1일

[삼성물산 엘리엇 분쟁] “외국인투자자는 팔고 나가면 그만… 국익 관점에서 봐야”, 전자뉴스, 2015년 6월 25일

이 기사들을 쓴 기자분들과 삼성물산 사장, 그리고 신장섭 싱가폴국립대 교수께 여쭙고 싶다.

“도대체 두 기업이 합병됨으로써 생기는 국익이 무엇입니까? 설마 삼성일가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승계를 국익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그 승계가 우리 국민들에게 가져올 이익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어렸을 적,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이다. 어린 마음에 이 영화나 소설이 의미하는 바는 이해하지 못했고 그냥 마냥 엄석대 역할을 했던 홍경인이 멋있어 보이기만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영화나 원작인 이문열의 소설이 시사하는 바를 이해하고 나서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었다. 혹시나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위키백과에서 추린 소설의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정리해본다.

등장인물

  • 나(한병태) : 불의에 저항하나 동지애에 만족하는 주인공
  • 엄석대 : 독재자로 군림하는 학급 반장
  • 새 담임 선생님 : 학급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올바른 마음을 갖도록 함.
  • 전 담임 선생님

보조인물

  • 시골 학교의 아이들
  • 아버지

줄거리

1960년대 4 19 혁명 전후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간 주인공 한병태는 독재자 엄석대의 권력에 저항한다. 그러나 학급이라는 집단 속에서 홀로 소외된 한병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의외로 엄석대는 한병태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새 담임 선생님의 부임 이후 석대가 그때까지 부정행위로 전교 1등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석대의 비행이 속속들이 드러남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석대는 학교에서 쫓겨난다. 그 후 어른이 된 병태는 어느날 경찰에 붙들려 가는 엄석대를 보게 된다.

[출처: 위키백과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15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소설 속의 새 담임 선생님은 아직 오시지 않았다. 전 담임 선생님이거나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지만 전 담임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향을 띈, 즉 새로운 변화를 꿈꾸기 힘든 상태이다. 엄석대는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우리는 보조인물인 시골 학교의 아이들로, 엄석대의 불의와 이를 용인해주는 담임 선생님의 학급이 마냥 당연한 것인양 살고 있거나, 잘해봐야 한병태 처럼 불의에 저항해보거나 불의를 인지하지만 학급구조 및 분위기 상 이를 실현해보지 못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해야만 하는 여느 사람처럼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우리 학급에 얼마전 한 외국인 친구가 전학을 왔다. 머지 않아 떠날 친구이긴 하다. 그도 또 다른 형태의 엄석대이지만, 우리의 엄석대와는 다르다. 물론 이 친구도 불의에 항거한다기보다는 그 자신 또한 새로운 불의인 듯 싶다. 하지만, 엄석대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작게나마 그를 위협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적어도 그가 우리 학급에서는 엄석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친구가 우리와 한편이 아니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나름 기대되지 않는가? 그 한 외국인 친구로 인해 엄석대가 지배하는 이 학급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엄석대의 지배력이 조금이나마 약해질지? 그 학급의 일원인 우리의 삶이 약간이나마 더 정의로워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가 우리 안의 한병태를 다시 깨울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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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stock_-21409015-Girl-Listening-With-Her-Hand-On-An-Ear-Copy안녕하십니까, FinancialForest의 Mast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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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무엇인가?

세상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쫓고, 그들 나름대로의 성공, 즉 어떤 사람은 돈, 어떤 사람은 명예, 또 어떤 사람들은 권력 등의 목표를 향해 전념하며 살고 있다.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써 그 세가지 일반적인 성공의 목표 중에서, 명예나 권력보다는 돈을 쫓고 있었지만, 마틴 베레가드와 조던 밀른이 지은 “스마트한 성공들(Winning without Losing)”이란 책을 읽으면서 최근 생각의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저자인 마틴 베레가드는 덴마크 오르후스 경영대학교에서 졸업 후 맥킨지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던 당시 하루 3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다 어느 날, 출장 차 머물고 있던 호텔 복도를 걷다 쓰러져 그대로 잠들어 버린 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성공하는 법을 깨달아 레인메이킹이라는 컴퍼니 팩토리(Company Factory)를 설립,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책 본문 일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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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에도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정의가 나와있지는 않았지만, 성공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일단 생각을 다시 해보자. 누구나 성공은 하고 싶고, 그 성공의 초점은 대게 위에 말한 돈, 명예, 권력 등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지껏 만난 사람들 중에서 성공에 대해 물어봤을 때,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지 뚜렷하게 정의하고 있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당신의 성공의 기준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돈 많이 벌어야죠.”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에게, “그렇다면 얼마를 벌면 성공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추가 질문을 던진다면 구체적인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아니, 심지어는 “당신으 성공의 기준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도 답을 못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물론 “성공”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추상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당장 눈앞에 일들을 처리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일단 자신의 성공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야 하지 않을까?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놓지 못하였으니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루었더라도 그것이 성공으로 인식되지 않고, 더 큰 성공을 위해 매진하다보니 정작 자신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라는 말도 이래서 나온 것이 아닐까?

책의 본문 중에서는 이런 내용 또한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꼽히는 샘 월튼(월마트의 창업주)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인생을 잘못 살았어”였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손자들의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으며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남아있지 않았다.

과연 샘 월튼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는 죽기 전, 자신이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는 “보류된 삶”이라는 표현을 쓴다. 지금하고 싶은 일을 눈앞에 다른 일을 처리하느라 급급해서 ‘나중에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보류한다면, 결국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추상적인 성공을 쫓기 전에, 자신의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먼저 내린다면, 시간 관리나 해야할 일의 우선순위를 좀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성공을 정의해 본다면, 삶이 좀더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예)

금전적

  1. 나의 가족의 생활비
  2. 충분한 교육수준의 자녀교육비
  3. 가족구성원이 한 가지 정도씩 자신의 취미를 개발,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여유

시간적

  1. 일주일에 3번 이상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
  2. 격주에 한 번 정도 가까운 시외라도 가족끼리 같이 당일 혹은 1박 2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여유

좀더 구체적인 숫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직업이나 직업에서의 태도, 그리고 삶의 목표도 좀더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성공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생기고 나면, 뚜렷한, 그리고 달성 가능한 목표가 생겼을 것이다. 이들을 달성했을 시, 목표 자체도 “행복”을 위한 목표였었고, 이에 더하여 목표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행복”이라는 감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무엇을 쫓는 지, 내가 꾸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는 지 모르겠다면, 스마트한 성공들(Winning without Losing), 읽어볼 만한 책일 것 같다.

삼성의 혓바닥은 길다.

“주식회사((株式會社)는 물적 회사로서 주주의 권리 및 의무에 관해서 세분화된 비율적 단위라고도 하는 주식을 발행해서 각 주주는 그가 갖는 주식의 인수가액을 한도로 출자의무를 지는 회사이다. 각 주주는 회사의 채무에 대해서 직접의 책임은 없으므로 주주의 개성은 문제가 아니며 회사의 신용의 대상은 회사의 자본 뿐이다. [글로벌 세계 대백과 사전에서 발췌 인용]”

삼성물산로고수정삼성물산은 주식회사이다. 또한 한국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은 그 누구나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다. 또한, 위에 글로벌 세계 대백과 사전에서 인용하였듯이, 주식회사의 각 주주는 그 개성이 문제가 아니며, 주식을 지니고 있는 한 전체 주식 중 자신이 보유한 비율에 따른 경영참여권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폭력 전과 20범의 투표권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인정되듯이, 그 주식의 소유주가 사기 전과 20범이건 각종 범죄 전과 합해서 수 천번이건 상관없이 그 누구건 자신이 가진 주식의 비율 만큼 경영에 참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삼성물산지분분포현황전자공시시스템 출처, 오른쪽의 삼성물산 지분 현황을 보면,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7.1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27%, 국민연금이 10.15%, 그리고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가 34.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위에서도 논했듯이, 엘리엇은 그들이 과거에 무슨 일을 했건, 7.12%의 지분을 보유한 이상, 삼성물산의 경영에 7.12% 만큼 참여할 수 있는 것이고, 그들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교환비율이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합병반대를 외치고 있다.

엘리엇은 행동주의성향의 헤지펀드이고, 물론 헤지펀드의 성격상 투자수익의 최대화가 당연히 목표일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삼성물산 혹은 그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으로 보이는 각 언론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엘리엇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삼성 겨냥한 엘리엇, 인정사정 없는 ‘벌처펀드’  [SBS 뉴스, 2015.07.02 20:33]

삼성 넘보는 ‘벌처 펀드’ 엘리엇의 정체는? [채널A, 2015-06-30 18:33:00]

위의 기사들은 극히 작은 예일 뿐이고, 수없이 많은 기사 및 방송들이 엘리엇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기 위해서 보도되어왔고, 또 아직도 보도 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엘리엇이 비도덕적이고, 돈만 알고, 자신의 이익만 극대화 시키려는 헤지펀드다라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제 값을 내고 정당하게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수하였으며, 7.12%의 상당한 지분을 들고 있는 주주이다. 그들은 합병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합병비율에 대한 이의도 당연히 제시할 수 있는, 삼성물산의 투자자의 하나이다. 그들이 헤지펀드라고, 그들이 아르헨티나 국채를 낮은 가격에 사서 원금을 회수하려 하였다고, 그들의 주장 및 의견을 무시할 수도, 그들이 주주라는 것을 거부할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나 PE가 지분을 사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으면 애초에 삼성물산을 거래소에 공개하지 않았어야 할 것이고, 일단 공개한 이상, 그리고 그들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열어준 이상은 그들도 주주의 하나로써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한 가지를 더 짚어보면, 위의 삼성물산 지분 보유자 중, 단기이건 장기이건 결국 금전적인 이익을 목표로 하지 않은 주주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대부분의 주주들은, 모두가 금전적인 이익을 위하여 삼성물산의 주식을 구입하고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금전적인 이익이 주 목적이 아니었던 주주는 아마도,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 확보라는 목적을 이루려는 파란색의 삼성우호지분 보유자들 뿐일 것이다. 오히려, 자기 투자지분가치의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엘리엇이 다른 주주들의 인센티브와 더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원안대로 진행하려면, 그 합병의 교환비율을 합리적으로 반대하는 주주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는 것보다 그 교환비율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에 더 집중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의 최대 기업집단이라는 삼성의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영화 [타짜]의 대사가 생각난다.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 후달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