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기초 | 채권의 수익율과 쿠폰이자율

This entry is part 3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채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채권의 쿠폰이자율과 채권의 수익율, 즉 채권의 금리에 대해서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쿠폰이자율이라함은, 해당 채권을 보유하게 되면 매 기간에 지급되는 이자금액을 채권 원금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며, 채권의 수익율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게 되는 동안 쿠폰이자금액을 포함한 모든 수익을 연율로 나타낸 개념이다.

언뜻 글로만 읽기로는 이해가 힘들 수 있다. 아래의 사례와 그림을 통해서 이해하자.

사례1.

A채권은 만기가 3년인 채권으로, 현재 시장금리가 3.00%이며, 쿠폰이자율이 3.00%, 매년 이자지급을 하는 채권이다. (따라서, 채권의 가격은 100, 즉 Par Value이다.) 현금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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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점에 100만큼의 투자를 하여 채권을 보유하고, 매년 말에 3씩의 쿠폰이자를 지급받으며, 만기에는 원금 100과 마지막 해의 이자금액인 3만큼을 지급받는다.

이 사례에서는 채권의 가격이 원금과 정확히 일치하는 100이기 때문에, 쿠폰이자율과 채권의 수익율이 일치한다. 즉, 쿠폰이자율과 수익율이 둘다 3.00%이다. 보통 발행시점에는 채권의 가격이 100에 거의 근접해 있을 것이므로, 쿠폰이자율과 채권의 수익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쿠폰이자율을 2.875%, 3.00%, 3.125%, 3.25% 등으로 1/8 단위로 나누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히 100에 발행되는 경우보다는 100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2.

B채권은 만기가 3년 남은 채권으로, 현재 시장금리가 3.00%이며, 쿠폰이자율이 1.00%, 매년 이자지급을 하는 채권이다. 채권의 기초개념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채권의 가격은 100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야 하며 계산하면, 약 94.34가 나온다. B채권의 현금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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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투자시점에 약 94.34를 투자하였고, 매년 1만큼의 쿠폰이자를 지급받지만, 만기에 원금을 100만큼 돌려받기 때문에 쿠폰이자금액 이외에 5.66만큼의 원금상승분을 수익으로 획득하게 된다. 이 5.66 만큼이 시간가치를 고려하면 연 2.00% 어치의 수익이 되며, 채권의 수익율은 3.00%가 되는 것이다. 좀더 이해하기 편하게 그림으로 그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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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과 같이 초기 투자금액인 약 94.34와 만기 원금상환금액인 100의 차이인 약 5.66 어치를 시간가치를 고려하여 각 기간에 배분하면 2만큼의 금액으로 환산되고, 쿠폰이자금액인 1과 합해져서 수익율로는 3.00%가 계산되게 될 것이다.

사례3.

반면에, C채권은 만기가 3년 남은 채권으로, 현재 시장금리가 3.00%이며, 쿠폰이자율이 5.00%, 매년 이자지급을 하는 채권이다. 이 채권의 가격은 100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야 하며 계산하면, 약 105.66이 나온다. C채권의 현금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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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이자로 매년 5만큼의 금액을 만기까지 받기는 하지만, 최초 투자하였을 당시 투자한 약 105.66이 만기에는 100만큼 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즉, 5.66 만큼의 초기 투자금액을 만기에 돌려받지 못하는 대신에, 3.00% 채권 수익율 만큼이 아닌 5.00%의 쿠폰이자를 매년 지급받았다. (사례2와 마찬가지로, 초기 초과 투자금액 5.66은 시간가치를 고려하여 각 기간에 배분하면 정확히 2만큼의 차감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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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2,3을 살펴보면, A, B, C 채권 모두는 채권 수익율은 같지만 쿠폰이자율은 상이하다. 쿠폰이자율 혹은 쿠폰이자금액은 해당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단순한 현금흐름을 의미하고, 채권의 수익율이라고 하면, 투자금액과 쿠폰지급금액, 만기에 상환되는 원금까지 고려하여 채권을 매수, 만기 보유까지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총합을 연율로 나타낸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의 기대수익 및 가치판단에 있어서는 채권의 수익율을 사용하여야 할 것이며, 쿠폰이자율과 혼동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의 보유이익 (C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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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또한 주식처럼 단기적으로 채권가격의 변화를 통해 자본소득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있고,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활성화되어 있는 시장이긴 하지만, 채권은 기본적으로 보유를 위한 금융자산이다. 채권의 기초개념에서도 살펴봤지만, 채권은 예금과 거의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기간에 따른 이자의 지급으로 현금을 보유한 것보다 수익성이 우수하다.

금리의 움직임에 의하지 않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채권의 보유이익에 대해서 알아보자.

채권의 보유이익 (Carry)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채권을 보유함으로 인한 이자수입이다. 이러한 이자수입은 보유한 채권의 만기수익율에 의해서 수익이 발생할 것이며, 단순한 쿠폰이자 지급액 뿐만이 아니라, 할인채를 매입하였다면 만기에 가까워지면서 원금에 금액이 가까워지는 부분이 양(+)의 수익율로 작용할 것이며, 반대로 할증채를 매입하였다면 만기에 가까워지면서 할증된 가격에 거래된 채권의 가격이 원금에 가까워 지는 부분이 음(-)의 수익율로 작용하여 쿠폰이자 수익율을 감소시키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투자자는 자신의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비용보다 높은 만기수익율을 가지는 채권을 투자하였다면, 양(+)의 보유이익 (Positive Carry)이 생길 것이고,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은 만기수익율을 가지는 채권을 투자하면 음(-)의 보유이익 (Negative Carry)가 발생할 것이다.

두 번째의 보유이익은 롤 다운 (Roll Down)이라고 부르고, 본 편은 특히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롤 다운 (Roll Down) 효과는 채권이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금리나 커브에 다른 변화가 없다면 시가평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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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채권의 수익율 곡선은 위와 같이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상승하는, 우상향하는 곡선을 띄게 된다. 만약에 투자자가 10년 만기의 채권을 매입하였고, 금리나 금리커브의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3년이란 기간이 흘렀다면, 그 투자자는 3년 간의 이자금액을 지급받기도 하였겠지만, 위와 같이 보유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면서 금리커브에서 좌측으로 이동한, 7년 만기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화살표 A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는 방향을 나타낸 것이고, 화살표 B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였을 때, 만기가 짧아졌기 때문에 해당 채권이 과거에는 10년 만기였지만 7년 만기가 됨으로써 금리커브상에서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부분을 표현하였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되면서, 3년 동안 채권을 보유하는 동안 B만큼의 금리가 하락한 효과, 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롤 다운 (Roll Down) 효과라고 부른다.


채권의 이자와 함께 롤 다운 (Roll Down) 효과는 채권의 보유이익을 구성하며, 앞서 언급한 채권의 볼록성 (즉, 금리가 하락할 때 가격변동폭이 증가하면서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할 때는 가격변동폭이 감소하면서 하락하는)과 함께 채권이라는 금융자산이 보유하는 것이 더 유리한 자산인 이유가 된다. (물론 급격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예외이다. 하지만, 채권의 보유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에, 소폭의 금리 상승인 경우에는,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참고] 채권의 기초 | Dirty Price와 Clean Price

채권의 특성상, 채권의 가격은 Dirty Price와 Clean Price, 두 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앞서서 계속 살펴봤듯이, 채권의 가격은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자의 지급일이 보통 1년에 2번 정도이므로, 정확히 지급일에 채권을 매입/매도하지 않는다면, 채권 거래할 당시에 경과이자 (Accrued Interest)에 대한 지급이 필요하다.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를 그대로 가격으로 반영한다면 (Dirty Price), 특별히 금리가 움직이지 않는한, 모든 채권의 가격은 경과이자를 포함하기 위해 이자지급일까지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자가 지급되는 즉시 그 금액만큼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는 채권가격의 판단이나 호가에 있어서 혼돈과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외화채권시장에서는 경과이자 부분을 제외한 Clean Price로 가격을 호가 및 거래하고, 결제 시에 경과이자부분은 따로 포함시키는 방법을 쓴다. Dirty Price와 Clean Price의 정의, 및 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Dirty Price = 최근 이자지급 이후에 발생한 모든 경과이자를 반영하는 채권의 가격
  • Clean Price = 경과이자 부분을 제외한 채권의 가격
  • Dirty Price = Clean Price + 경과이자

 

외화채권시장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Clean Price를 기준으로 호가 및 거래하며, Dirty Price를 기준으로 거래하여야 할 상황이라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이므로, 미리 상호간에 언급하여야 한다.

블룸버그 (Bloomberg)를 비롯하여 로이터 (Reuters) 등의 모든 채권관련 플랫폼들 또한, Clean Price를 기준으로 거래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Clean Price를 입력하면, 경과이자 (Accrued Interest)를 포함한 총결제금액이 자동으로 계산되게 되어 있다.

앞서도 잠시 언급하였지만, 경과이자의 반영으로 이후 이자지급일까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그리는 Dirty Price는 채권의 가치평가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Clean Price를 사용함으로써 투자자는 발행사에 대한 위험, 금리변화에 의한 가격변동, 해당 채권의 적정가치 등에 대해 판단하기가 수월하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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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업무나 금융회사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채권이란 금융상품은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채권은 정말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서 더 어려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생각은 ‘아니다’이다. 하지만, 그들말대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는 주식시장의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서 ‘그들만의 시장’에서도 채권이란 상품이 참 ‘역설적’이라고 표현했었다. 왜 채권은 사실 별로 어려울 것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가 더 어렵다고 느낄까?

채권이란, 간단히 말해서 돈을 빌리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의 약속이자 계약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빌려줄테니 그 돈에 대해서 매년 몇 퍼센트의 이자를 지급하고, 몇 년 후에는 원금을 갚아라.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빌리는 사람의 여타 자세한 상황이나 처지 등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단지 자신의 돈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만기에 원금을 돌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예측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만기까지의 기간은 유한하며, 대체로 수 년에 불과하다. 즉, 돈을 빌려주는 사람, 다시 말해서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 처리해야 할 정보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고, 또한,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기간에 대한 투자이다.

반면에 주식은 어떤가?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배당금을 지급받기는 하지만, 그 배당금 여부와 금액은 해당기업의 수익성에 의해 결정된다. 한 기업이, 1년 후에 내가 투자한 금액에 대한 ‘약속’된 이자금액을 지급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에 비해, 그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지급받게 될 배당금이 과연 지급이 될 것인지, 얼마나 지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정보처리량의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아니, 사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의 활동하는 비지니스 환경은 그다지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이 아니다. 경쟁사의 반응,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시장의 침체, 환율의 움직임, 원자재가격의 움직임, 생산비용의 증감 등은 그나마 대략적으로라도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치더라도, 경영진의 변화, 몇몇 임직원의 부정에 의한 횡령, 그리고 그로 인한 손실, 법규 및 규제의 변화로 인한 판매중지, 갑작스러운 관세 설정으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 새로운 대체제의 출시 등은 어떻게 다 일일이 예측가능할 수 있겠는가? 당장 1년 후의 배당금이라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떤가? 모두가 알다시피,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배당에 의한 보유이익 보다는 주식의 가격변화에 의한 자본소득을 추구한다. 주식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주식의 가격을 예측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가정 중 하나인 ‘계속기업의 가정’ 자체에 대해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업의 수명이 무한할 것이라는 가정은 그 자체로도 말이 안 되지만, 그 가정하에서의 주식가격 예측은 인간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금년의 배당금이 얼마일지 예측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한 기업의 무한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에 반해서 채권의 현금흐름 예상은 훨씬 더 예측가능하며, 더 근접한 미래에 대한 예상이다. A라는 기업의 채권을 사서 보유한 투자자는, 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A기업이 부도만 나지 않으면 자신이 예상한 현금흐름을 받아갈 수 있다. 주식의 배당이나 가격변동을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지 않은가?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금년에 배당할 금액이 주당 얼마인지, 앞으로 어떤 경영성과를 일으키면서 주식가격에 변동이 생길지를 예상하는 것보다, 삼성전자가 3년 안에 부도가 날지 안 날지를 예상하는 것이 훨씬 쉽지 않은가?

그렇다. 채권은 주식보다 단순하고 쉽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가 나지 않으려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약속된 기간에 지급하여야 하고, 투자자는 그 기업이 약속한 금액을 주는 이상, 다른 모든 작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예측이 더 용이하고, 예상가능한 미래에 있을 일들에 대한 투자이기에, 채권시장에서의 업무들은 더 복잡해진다. 예측과 예상이 가능한 영역이기에, 시장의 기대심리등에 크게 좌우되는 주식시장보다 더 수학적이고도 통계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채권시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를 위해서 계산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고, 숫자와 셈에 더 밝아야 할 것이며, 더 수학적이여야 하며, 또한 더 논리적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