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자들의 세상 – 4화] 주식의 상대가치평가

This entry is part 4 of 5 in the series 낙관론자들의 세상

[낙관론자들의 세상 – 3화] 주식의 절대가치평가에서 언급하였듯이, 주식의 상대가치평가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고, 간단하게 짚어보자.


주식의 상대가치평가

주식의 절대가치평가와는 반대로,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은 평가하려는 기업의 주식 가격을 비슷한 다른 기업들의 주식가격들과 비교한다. 일반적으로 멀티플 (Multiple, 배수) 방식이나 비율 (Ratio)를 자주 사용하며, 동종산업간, 비슷한 기업들과의 각종 비율 및 멀티플을 비교해서 해당 기업의 주식 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절대가치평가보다 적용이 용이하고, 계산이 덜 복잡해서 많은 투자자들 및 애널리스트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며, 절대가치평가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 Ratio / PER)

한 기업의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 (Earning Per Share, EPS, 즉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총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나눈 비율이다. 우선 비교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선정하고, 그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한 후, 해당 기업의 주당 순이익에 곱하면 주가수익비율 모델에 의한 해당 기업의 주식 가격이 산출된다.

 

EV/EBITDA (혹은 Enterprise Multiple)

EV (Enterprise Value)는 기업가치를 의미하고,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sation)는 세전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다시 말하면, 기업을 매수하는 입장에서 향후 몇 년 만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멀티플 (Multiple)이다. 마찬가지로 동종산업, 혹은 비교할 만한 기업군을 선정하고 그 기업들의 EV/EBITDA를 산출, 해당기업의 EBITDA에 곱하여서 EV, 즉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투자은행이나 사모펀드에서 가장 흔하게 활용하는 멀티플 (Multiple)이기도 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 Bookvalue Ratio

기업의 자본금 총계, 혹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금액, 즉 순자산을 총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자산으로 주식가격을 나눈 비율 혹은 배수이다. 기업이 청산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주주가 받게될 가치와 주식가격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동종업계 혹은 다른 비교할 만한 대상군을 설정, 대상군의 주가순자산비율을 계산하여, 해당기업의 주당순자산을 산출, 곱해서 적정 주가를 계산한다.

 


위에 언급한 상대가치평가 방식들이 가장 자주 사용되는 방식들이긴 하지만,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였지만, 내용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상대가치평가 모델들은 시간 차이에 의한 오류가 생긴다. 즉, 주식가격은 현재 혹은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는 반면에, 그 공식에 포함된 다른 변수는 과거의 변수라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은 주당 순이익이, EV/EBITDA 모델에서는 EBITDA가, 주가순자산비율에서는 주당순자산이 이미 과거에 발표된 지표이며, 주식가격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는 현재 및 미래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이 있다. 이 논리가 맞는다면,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후, 다음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 그 기업의 주식가격은 고정되어 있어야 할 것이지 않을까?

또한,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부분에서도 수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적정 주식가격을 산출하는데 있어서, LG전자가 비교대상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애플이 비교대상이 되어야 할까? 각 기업은 진출해 있는 산업의 영역이 제각각이며, 그 개별적인 특징들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오류일 수도 있다. 모델을 활용해보면 알겠지만, 대상기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적정 주식가격은 널을 뛸 것이다. 한 기업의 가치가 과연 저렇게 간단한 공식들로 산출할 만한 것일까?

추가적으로, 필자가 [낙관론자들의 세상]이라는 시리즈를 작성하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만약에, 필자의 생각대로 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이 대체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주식의 가격들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A의 주식도, B의 주식도, C의 주식도 모두가 고평가되어 있는 상태라면, 상대가치평가 모델에 의해서 산출되는 D주식이건, E주식이건 모든 주식이 다 같이 지나치게 높은 ‘적정 주가’를 산출해낼 것이다. 위의 모델들은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오류로 인해 그 자체로도 대단한 모델들로 보이지 않지만, 아무리 좋은 모델이라도 입력이 되는 변수가 잘못되었다면, 결과도 잘못나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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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자들의 세상 - 4화] 주식의 상대가치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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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이 대체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주식의 가격들이 고평가되어 있다면? A의 주식도, B의 주식도, C의 주식도 모두가 고평가되어 있는 상태라면, 상대가치평가 모델에 의해서 산출되는 D주식이건, E주식이건 모든 주식이 다 같이 지나치게 높은 '적정 주가'를 산출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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