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4) – 미국 국채 금리 커브의 형태에서 일반적인 금리 커브의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이제 금리 커브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금리 커브는 크게 다음과 같이 움직일 수 있다.
- 커브 전체가 상승하거나 하강한다. (Bear vs. Bull)
- 커브의 기울기가 더 가파르게 (Steepening) 되거나 더 평탄하게 (Flattening) 된다.
- 커브의 곡률 (Curvature)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물론, 1, 2, 3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지만, 이해를 위해서 하나씩 구분해서 알아보자.
i. 커브 전체가 상승하거나 하강한다. (Bear vs. Bull)
아래의 가상의 금리 커브 그림을 보자. 현재 상태로 가정한 1번의 커브에서 커브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여 1번이 평행 (Parallel)하게 상승하면, 2번의 커브가 될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Bear한 움직임이라고 하므로,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Bear한 움직임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반대로, 1번의 커브가 각 만기의 국채들이 금리 하락 (가격 상승)하게 되며 전반적으로 하락하였다면, 3번의 커브 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ii. 커브의 기울기가 더 가파르게 (Steepening) 되거나 더 평탄하게 (Flattening) 된다.
다시, 아래의 커브를 살펴보자.
1번의 커브 상태에서, 단기금리는 하락하는 반면 장기금리는 상승하게 된다면, 2번의 커브가 될 것이다. 즉, 커브의 기울기가 상승하는 것을 Steepening이라고 부른다. 물론, 단기금리 하락 / 장기금리 상승이 아닌, 단기금리의 소폭 상승 / 장기금리의 대폭 상승인 경우에도 커브의 기울기는 상승하므로 이 또한 Steepening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3번의 커브는 1번 커브에 비해서 단기금리는 상승 / 장기금리는 하락하는 2번과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커브의 기울기가 하락하는 양상을 띄는데, 이는 Flattening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였지만 단기 금리의 하락폭이 장기금리의 하락폭보다 적을 경우에도 커브 Flattening이 일어난다.
iii. 커브의 곡률 (Curvature)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1번 커브 상태에서 2번 커브나 3번 커브로 움직인다면, 사실 커브가 평행이동을 한 것도, 기울기가 변했다고 보기도 힘들 것이다. 즉, 커브의 곡률이 변화함으로써 그 형태가 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3가지 움직임, i. 평행이동, ii. 기울기의 변화, iii. 곡률의 변화가 전체 커브 움직임의 약 95% 이상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듯이, 보통 커브는 이 세 가지 움직임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정상적인 시장이나 정상적인 경제상황이라는 정의를 하긴 어렵겠지만, 미국에서 시작한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가 0%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은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FOMC가 초저금리를 유지하기 시작하는 2009년을 기준으로 금리 커브는 다른 양상을 띄면서 움직였다.
우선 일반적인 혹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2009년 까지의 금리 커브가 보통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살펴 보자.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4) – 미국 국채 금리 커브의 형태”에서 언급되었듯이, 금리 커브는 시장참여자의 금리에 대한 기대와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형태를 갖추게 된다.
시장참여자들은, 현재의 연방기금금리 (Fed Funds Rate, 참고: 연방기금금리란?)를 이용, 연방공개시장위원회나 연방준비은행 (FRB, Federal Reserve Bank)의 각종 발언 및 보고서 등을 이용하여 향후 수 년간의 연방기금금리를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대략적으로나마 예측가능할 것이다. 반면에, 지금의 경제상황이나 연방준비은행의 발언 등을 가지고는 5년 후, 10년 후, 혹은 30년 후에 연방기금금리나 단기금리가 어느 수준에 있을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일반적인 커브의 움직임은 아래의 그림과 같다.
1번의 경우, 보통의 상황에서의 금리 커브 형태라고 생각해 보자. 경기가 과열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인해 FOMC에서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하여 시장에 풀려있는 자금을 회수할 것이다. 따라서, 단기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반면, 연방기금금리의 상승이 향후 미래의 인플레이션율을 안정화시킬 것을 기대할 것이고, 또한 어느 정도 이상의 미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장기금리는 상승은 하지만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림에서는 1번 커브에서 2번 커브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는 i. 커브의 상승 평행이동, ii. 기울기의 감소 (혹은 Flattening), iii. 곡률의 감소가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이를 Bear Flattening 움직임이라고 부른다.
이와는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어 FOMC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별로 없는 대신, 경제성장을 위한 통화량의 공급이 필요하여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단기금리가 당분간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금리 커브는 단기를 중심으로 하락하는, 2번의 경우와 반대되는 3번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이를 시장에서는 Bull Steepening이라고 한다.
물론, 일중, 주중, 월중에는 Bear Steepening이나 Bull Flattening의 움직임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정책금리의 변화, 그로 인한 단기 금리의 변화는 예측가능하고 가시적인 반면에, 장기 금리에 대한 예측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장기금리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중기적인 커브 형태의 변화는 주로 1) 현 상태에서의 유지, 2) Bear Flattening 혹은 3) Bull Steepening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9년 이전에 일반적인 금리 커브의 움직임을 아래의 Bloomberg 그래프를 보면서 이해해보자.
아래의 그림은 2000년 3월 23일부터 2006년 12월 31일 까지의 2년 국채 금리와 10년 국채 금리의 차이, 즉 (10년 국채 금리 – 2년 국채 금리)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 금리 커브의 기울기는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이 가능하지만, 2년과 10년 금리차이, 2년과 30년 금리 차이, 5년과 30년 금리 차이 등으로 많이 표기한다. )
바로 위의 Bloomberg 그래프는 동 기간, 즉 2000년 3월 23일 부터 2006년 12월 31일 까지의 연방기금금리 (Fed Fund Rate)를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단기 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하락하는 동안, 2년 10년 금리 차이는 증가하는 (Bull Steepening)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반대로 연방기금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는 2004년 6월 전후하여 2년 10년 금리 차이가 감소하는 (Bear Flattening)의 일반적인 금리 커브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좀 이례적이다. 2009년 이후, FOMC는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하여 왔기에, 그리고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수 년 동안 그 초저금리 정책이 변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단기금리는 변동성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로 거의 고정되어 있는 모습을 보였었던 반면에, 국채 시장의 갖가지 변화요인에 따라 중장기 채권들의 금리는 변해왔었다. 결국 단기 금리는 크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중장기 금리가 경제상황 등에 의해 움직여 다니기에 금리가 하락하면, Bull Flattening, 금리가 상승하면 Bear Steepening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1) – 미국 국채 (US Treasury)는?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2) – 미국 국채의 종류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3) – Bloomberg PX1 화면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4) – 미국 국채 금리 커브의 형태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5) – 미국 국채 금리 커브의 움직임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6) – 입찰과 WI (When Issued Market), 결제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7) – 레포 (REPO) 시장
-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8) – 숏커버링 (Short Cov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