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트레이드란, 금리(이자율)이 낮은 국가의 통화로 대출을 받아서, 금리(이자율)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여 금리차이를 얻거나, 또는 수익율이 높은 투자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도식화 하면 아래와 같다.
즉, 금리가 낮은 국가 A에서 국가 A의 통화로 대출을 받아서, 이 금액을 국가 B이 통화로 환전하고, 이 환전된 금액으로 국가 B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과거 일본의 엔화금리가 장기간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였기에 엔화로 대출을 받아 미국, 한국 등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의 통화로 환전, 그리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하였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하였었다. 국제금융지식이 많지 않은 의사 및 부동산 임대업자들도 일본에서 저금리의 자금을 대출받아서 병원을 설립하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아주 활발히 캐리 트레이드가 진행되었었다. 수 년 전에는, 해외에서 차입하는 형태와 반대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브라질의 단기, 중기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았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본 투자구조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자금을 차입하고 다른 통화로 투자를 하였기에, 캐리 트레이드로 재정적으로 큰 위기에 오거나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투자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간과했던 위험,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손실이 오게 하였던 위험은,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위험이었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서, 높은 수익율(혹은 금리)에 투자하여 일종의 차익거래(아비트라지, 무위험 수익이라고도 한다.)는 빌리는 자금과 투자한 자금이 같은 통화일 때만 성립한다. 그리고, 사실 개인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캐리 트레이드는 빌린 자금과 투자하는 자금이 다른 통화이기 때문에 위 그림의 주황색 부분, 외환시장에서 두 통화간의 환율에 따라 그 성과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낮은 금리의 국가 A의 통화로 자금을 빌려서 국가 B의 투자안에 더 높은 수익율로 투자하여 그 투자가 성공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할 시점에 국가 A의 통화가 국가 B의 통화보다 가치가 상승하였다면, 국가 B의 통화로 계산한 이자 및 원금 금액은 그 환율의 차이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아래의 예를 살펴보자.
예1) 국가 A의 대출금리가 연 1%, A통화(a)와 B통화(b)의 환율이 1:10이었고, 국가 B에는 1년 후 4%의 수익율이 예상되는 투자안이 있다고 하자. 국가 A에서 100a만큼을 빌려, 외환시장에서 1,000b로 환전, 국가 B의 투자안에 투자하였다.
1년 후, 국가 B의 투자안은 예상된 수익율대로, 4%의 수익이 생겼고, 투자원금 및 수익은 총 1,040b였다. 그러나 1년 후의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a:b=1:11로 거래되고 있었다면, 갚아야 할 100a에 이자비용 1%를 합친 101a는 이제 1,111b가 되었다. 투자안 B는 예상대로 성과를 거두었지만, 투자시점에 예상했던 3%의 차익은 커녕 오히려 6.1%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사실 3%의 차익(위의 예에서 봤듯이 사실 차익이라고 할 수는 없다.)을 보고 투자했다가 오히려 A국가 통화 가치가 하락하여 수익이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예2) 모든 조건은 예1)과 동일하다, 다만 1년 후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은 a:b=1:9이다.
1년 후, 국가 B의 투자안은 예상된 수익율대로, 4%의 수익이 생겼고, 투자원금 및 수익은 총 1,040b였다. 그리고 1년 후의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a:b=1:9로 거래되고 있었다면, 갚아야 할 100a에 이자비용 1%를 합친 101a는 이제 909b가 되었다. 투자안 B는 예상대로 성과를 거두었고, 투자시점에 예상했던 3%의 차익에 더하여 환율의 차이로 인해 총 13.1%의 수익이 발생하였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캐리 트레이드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은 환율이다. 일반적으로 양국의 금리차이보다 환율의 변동가능폭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환율을 헤지한다면 그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지만, 금융시장은 상당히 효율적이어서 환율위험을 선물이나 다른 파생상품을 이용해서 헤지하고 나면 취하려했던 양국간의 금리차이는 거의 의미없는 수준으로 낮아지던가 오히려 음(-)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캐리 트레이드는 양국간의 환율이 일정하지 않다면, 양국의 금리차이보다는 환율의 움직임에 의해서 그 성과가 주로 좌우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차이에 대한 차익거래가 아니라, 오히려 양국 간의 환율에 대한 베팅(Betting)이라고 볼 수 있고, 차익거래라고 생각한 양국 간의 금리차이는 사실, 환율 움직임에 대한 완충(Buffer) 역할을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