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이다. 어린 마음에 이 영화나 소설이 의미하는 바는 이해하지 못했고 그냥 마냥 엄석대 역할을 했던 홍경인이 멋있어 보이기만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영화나 원작인 이문열의 소설이 시사하는 바를 이해하고 나서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었다. 혹시나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위키백과에서 추린 소설의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정리해본다.
등장인물
- 나(한병태) : 불의에 저항하나 동지애에 만족하는 주인공
- 엄석대 : 독재자로 군림하는 학급 반장
- 새 담임 선생님 : 학급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올바른 마음을 갖도록 함.
- 전 담임 선생님
보조인물
- 시골 학교의 아이들
- 아버지
줄거리
1960년대 4 19 혁명 전후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간 주인공 한병태는 독재자 엄석대의 권력에 저항한다. 그러나 학급이라는 집단 속에서 홀로 소외된 한병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의외로 엄석대는 한병태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새 담임 선생님의 부임 이후 석대가 그때까지 부정행위로 전교 1등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석대의 비행이 속속들이 드러남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석대는 학교에서 쫓겨난다. 그 후 어른이 된 병태는 어느날 경찰에 붙들려 가는 엄석대를 보게 된다.
[출처: 위키백과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15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소설 속의 새 담임 선생님은 아직 오시지 않았다. 전 담임 선생님이거나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지만 전 담임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향을 띈, 즉 새로운 변화를 꿈꾸기 힘든 상태이다. 엄석대는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우리는 보조인물인 시골 학교의 아이들로, 엄석대의 불의와 이를 용인해주는 담임 선생님의 학급이 마냥 당연한 것인양 살고 있거나, 잘해봐야 한병태 처럼 불의에 저항해보거나 불의를 인지하지만 학급구조 및 분위기 상 이를 실현해보지 못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해야만 하는 여느 사람처럼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우리 학급에 얼마전 한 외국인 친구가 전학을 왔다. 머지 않아 떠날 친구이긴 하다. 그도 또 다른 형태의 엄석대이지만, 우리의 엄석대와는 다르다. 물론 이 친구도 불의에 항거한다기보다는 그 자신 또한 새로운 불의인 듯 싶다. 하지만, 엄석대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작게나마 그를 위협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적어도 그가 우리 학급에서는 엄석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친구가 우리와 한편이 아니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나름 기대되지 않는가? 그 한 외국인 친구로 인해 엄석대가 지배하는 이 학급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엄석대의 지배력이 조금이나마 약해질지? 그 학급의 일원인 우리의 삶이 약간이나마 더 정의로워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가 우리 안의 한병태를 다시 깨울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