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기초 | 채권의 보유이익 (Carry)

This entry is part 6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채권 또한 주식처럼 단기적으로 채권가격의 변화를 통해 자본소득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있고,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활성화되어 있는 시장이긴 하지만, 채권은 기본적으로 보유를 위한 금융자산이다. 채권의 기초개념에서도 살펴봤지만, 채권은 예금과 거의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기간에 따른 이자의 지급으로 현금을 보유한 것보다 수익성이 우수하다.

금리의 움직임에 의하지 않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채권의 보유이익에 대해서 알아보자.

채권의 보유이익 (Carry)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채권을 보유함으로 인한 이자수입이다. 이러한 이자수입은 보유한 채권의 만기수익율에 의해서 수익이 발생할 것이며, 단순한 쿠폰이자 지급액 뿐만이 아니라, 할인채를 매입하였다면 만기에 가까워지면서 원금에 금액이 가까워지는 부분이 양(+)의 수익율로 작용할 것이며, 반대로 할증채를 매입하였다면 만기에 가까워지면서 할증된 가격에 거래된 채권의 가격이 원금에 가까워 지는 부분이 음(-)의 수익율로 작용하여 쿠폰이자 수익율을 감소시키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투자자는 자신의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비용보다 높은 만기수익율을 가지는 채권을 투자하였다면, 양(+)의 보유이익 (Positive Carry)이 생길 것이고,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은 만기수익율을 가지는 채권을 투자하면 음(-)의 보유이익 (Negative Carry)가 발생할 것이다.

두 번째의 보유이익은 롤 다운 (Roll Down)이라고 부르고, 본 편은 특히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롤 다운 (Roll Down) 효과는 채권이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금리나 커브에 다른 변화가 없다면 시가평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채권의_기초_roll_down

일반적인 채권의 수익율 곡선은 위와 같이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상승하는, 우상향하는 곡선을 띄게 된다. 만약에 투자자가 10년 만기의 채권을 매입하였고, 금리나 금리커브의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3년이란 기간이 흘렀다면, 그 투자자는 3년 간의 이자금액을 지급받기도 하였겠지만, 위와 같이 보유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면서 금리커브에서 좌측으로 이동한, 7년 만기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화살표 A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채권의 만기가 짧아지는 방향을 나타낸 것이고, 화살표 B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였을 때, 만기가 짧아졌기 때문에 해당 채권이 과거에는 10년 만기였지만 7년 만기가 됨으로써 금리커브상에서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부분을 표현하였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게 되면서, 3년 동안 채권을 보유하는 동안 B만큼의 금리가 하락한 효과, 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롤 다운 (Roll Down) 효과라고 부른다.


채권의 이자와 함께 롤 다운 (Roll Down) 효과는 채권의 보유이익을 구성하며, 앞서 언급한 채권의 볼록성 (즉, 금리가 하락할 때 가격변동폭이 증가하면서 상승하고, 금리가 상승할 때는 가격변동폭이 감소하면서 하락하는)과 함께 채권이라는 금융자산이 보유하는 것이 더 유리한 자산인 이유가 된다. (물론 급격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예외이다. 하지만, 채권의 보유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에, 소폭의 금리 상승인 경우에는,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참고] 채권의 기초 | Dirty Price와 Clean Price

채권의 특성상, 채권의 가격은 Dirty Price와 Clean Price, 두 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앞서서 계속 살펴봤듯이, 채권의 가격은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자의 지급일이 보통 1년에 2번 정도이므로, 정확히 지급일에 채권을 매입/매도하지 않는다면, 채권 거래할 당시에 경과이자 (Accrued Interest)에 대한 지급이 필요하다.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를 그대로 가격으로 반영한다면 (Dirty Price), 특별히 금리가 움직이지 않는한, 모든 채권의 가격은 경과이자를 포함하기 위해 이자지급일까지는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자가 지급되는 즉시 그 금액만큼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는 채권가격의 판단이나 호가에 있어서 혼돈과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외화채권시장에서는 경과이자 부분을 제외한 Clean Price로 가격을 호가 및 거래하고, 결제 시에 경과이자부분은 따로 포함시키는 방법을 쓴다. Dirty Price와 Clean Price의 정의, 및 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Dirty Price = 최근 이자지급 이후에 발생한 모든 경과이자를 반영하는 채권의 가격
  • Clean Price = 경과이자 부분을 제외한 채권의 가격
  • Dirty Price = Clean Price + 경과이자

 

외화채권시장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Clean Price를 기준으로 호가 및 거래하며, Dirty Price를 기준으로 거래하여야 할 상황이라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이므로, 미리 상호간에 언급하여야 한다.

블룸버그 (Bloomberg)를 비롯하여 로이터 (Reuters) 등의 모든 채권관련 플랫폼들 또한, Clean Price를 기준으로 거래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Clean Price를 입력하면, 경과이자 (Accrued Interest)를 포함한 총결제금액이 자동으로 계산되게 되어 있다.

앞서도 잠시 언급하였지만, 경과이자의 반영으로 이후 이자지급일까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그리는 Dirty Price는 채권의 가치평가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Clean Price를 사용함으로써 투자자는 발행사에 대한 위험, 금리변화에 의한 가격변동, 해당 채권의 적정가치 등에 대해 판단하기가 수월하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의 볼록성 (Convexity)

This entry is part 5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듀레이션에 대해서 얼추 파악했다면,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보자. 마찬가지로,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나 학문적 이론은 학교나 교과서를 통해 습득할 것을 당부드리고, 여기서는 개념적인 수준에서만 접근하겠다.

채권의 볼록성 (Convexity)란 무엇일까?

볼록성 (Convexity)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선 채권의 금리와 가격간의 관계를 대략적으로 그림으로 그려보자.

convexity_chart

채권의 기초개념에서 설명하였듯이,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의 가격이 상승한다. 그리고, 듀레이션 (Duration)의 개념에서 설명하였듯이, 금리의 변화에 따른 가격의 변동폭은 듀레이션으로 측정한다.

위의 차트를 보자. 실제로 각 금리별로 채권의 가격을 구해보면, A의 곡선형태로 채권 금리에 따른 가격이 형성된다. 듀레이션은 어느 한 점에서 금리움직임에 대한 채권의 민감도를 표현한 것이고, 그 민감도는 A곡선의 해당 지점에서의 기울기로 표현된다. 하지만, 채권의 금리와 가격간의 상관관계가 직선을 나타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 지점에서의 기울기로 대변되는 듀레이션만 가지고는 채권의 가격변동을 정확히 계산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금리가 1bp움직이는데 가격의 변화를 DV01으로 측정하였더라도, 금리가 10bp, 100bp움직였다면, 현재 시점의 DV01과 100bp 금리가 움직였을 때와의 DV01은 틀릴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듀레이션 (Duration)의 개념에서 언급했던 듀레이션의 성격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만기수익율이 높을수록, 듀레이션은 짧아진다.”, 또한 반대로 “만기수익율이 낮을수록, 듀레이션은 증가한다.”로도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듀레이션은 금리수준에 따라 변동하며, 금리수준에 따라 변동하는 듀레이션까지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채권의 볼록성 (Convexity)를 고려해야 한다.

요컨데, 듀레이션 (Duration)은 채권금리의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화정도라면, 볼록성 (Convexity)는 채권금리의 변동에 따른 듀레이션의 변화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convexity_chart_2

일반적인 고정금리의 채권이라면, 볼록성은 양(+)의 숫자를 나타내며 위와 같은 채권금리와 가격간의 상관관계가 형성된다. 그림의 곡선을 따라가보자. x축인 채권금리가 감소하면 감소할 수록, 가격의 변화율은 커지고, 반면에 채권의 금리가 상승하면 상승할 수록, 가격의 변화율은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금리가 상승할 수록 채권의 가격변동율인 듀레이션은 감소, 금리가 하락할 수록 듀레이션이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양(+)의 볼록성, 영어로는 Positive Convexity라고 하는 부분은, 뒤에서 언급할 채권의 보유이익에서 언급할 캐리와 롤다운 효과와 함께,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 자산으로 만들어준다.

다시 생각해보자.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여 보유한 채권가치가 하락하는 결과로 나타나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상승할 수록, 그 가격하락폭은 적어진다. 반면에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치가 상승하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하락할 수록 채권가치 상승 폭이 증가한다. 즉, 손실을 볼 때는 그 손실폭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수익을 볼 때는 그 수익폭이 점점 증가하는 효과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채권이 양(+)의 볼록성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채권이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콜 옵션을 포함한 콜러블 채권이나 주택저당채권 (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같은 경우에는 금리가 상승하면 만기가 길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만기가 짧아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음(-)의 볼록성 (Negative Convexity)의 성질을 가지는 채권들도 존재한다.)



채권의 기초 | 듀레이션 (Duration)의 개념

This entry is part 4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채권과 채권시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듀레이션 (Duration)의 개념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채권을 직접 취급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론적, 수학적으로만 이해할 뿐, 듀레이션의 개념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듀레이션의 개념을 정확히 짚어보자.

한국에서 재무관리를 배운 사람들은 아래의 공식과, 가중평균상환기간이라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는 단어로 듀레이션을 접했을 것이다. 우리가 배웠던 듀레이션, 정확히 말하면 맥컬리 듀레이션 (Macaulay duration)의 공식은 아래와 같았다. (맥컬리 듀레이션은 이 개념을 처음 소개한 캐나다의 경제학자 Frederick Macaulay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맥컬리_듀레이션_공식

  • i는 현금흐름 순서
  • PVi는 i번째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 ti는 i번째 현금흐름까지의 기간(연단위로 환산)
  • V는 자산으로 부터 모든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즉, 채권의 가격)

솔직히 말해서 필자도 저 복잡한 수학 공식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이론적인 설명으로는, 채권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기간 가중을 해서 평균을 냈다는데, 결국 가중평균상환기간이라는 알아듣기 힘든 말과 같은 말이다.

수정 듀레이션 (Modified Duration)은 다음과 같다.  

수정_듀레이션_공식

  • k는 매년 복리 횟수 (반기에 한 번 이자 지급은 2, 월별 이자 지급은 12)
  • yk는 자산의 만기수익율

희소식을 먼저 알려주면, 위의 모든 공식은 블룸버그 (Bloomberg)를 비롯한 채권 관련 시스템들이 친절하게도 계산을 해주며, 우리는 그 공식을 업무적으로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저 복잡한 공식으로 산출된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해하자.

맥컬리 듀레이션을 기반으로 수정된 수정듀레이션은 금리의 변화에 의한 채권가격의 퍼센트 변화를 산출한다. 즉, 금리가 1% 변화하였을 때, 채권가격이 몇 % 변화하는지를 예상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시 말해서, 채권이나 여러개의 채권으로 구성된 채권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가, 금리가 움직였을 때 자신이 보유한 채권이나 채권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가치가 변화할 지를 예측하는 수단이고, 또한 자신이 금리 변화에 의해 노출되는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DV01 (Dollar Value of an 01 [1bp], D-V-O-One이라고 읽는다.) 개념이 있으며, 이는 금리가 1bp (Basis Point) 움직였을 때, 변하는 채권의 가치를 의미하며, BPV (Basis Point Value), Dollar Duration, Bloomberg Risk 등이 같은 개념이다.

dv01

금리의 변화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동율을 측정하는 듀레이션 (Duration)은 다음과 같은 주요 성격을 가지고 있다.

  • 듀레이션이 클 수록,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의 가격 변동폭은 증가한다.
  • 표면금리가 높을수록, 듀레이션은 짧아진다.
  • 만기수익율이 높을수록, 듀레이션은 짧아진다.
  • 잔존기간이 길수록, 듀레이션은 커진다.
  • 무이자할인채의 듀레이션은 만기와 동일하다.

다시 말하지만, 블룸버그 (Bloomberg)를 비롯한 채권관련 시스템들은 채권을 검색하는 즉시 계산된 듀레이션을 보여줄 것이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그 숫자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만 알고 있다면, 굳이 듀레이션을 엑셀이나 기타 도구로 계산할 줄 모른다해도 채권관련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