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선택권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개략적, 그리고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정의를 먼저 내려보자면 아래와 같다.
앞으로 써야할 돈: 향후 소비해야 할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생기는 돈: 노동 외의 방법으로 생기는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벌 돈: 노동을 통해 생기는 금액들의 합계
앞으로 써야할 돈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필요한 돈이다. 예를 들자면, 관리비, 교육비, 식비 등을 포함한 생활비, 의복을 구입하는 비용, 자동차를 운영하는 비용 등 한 가계가 향후 소비하는 모든 금액의 합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현재가치화하여 계산하여야 한다. (현재가치에 대해서는 [끝없는 월요일 – 11화] 현재가치의 이해 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앞으로 생기는 돈은 노동을 투입하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금액이라고 생각하자. 주식투자로 인한 배당금, 자본수익, 채권 및 예금 등의 투자로 인한 이자금액,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한 임대수입 및 자본소득 뿐 아니라, 각종 연금 및 연금보험으로 부터의 수입, 저작권 수입 등도 물론 포함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발생하는 모든 금액에서 노동을 투입하여야 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총합이라고 생각하자. 물론 이 금액도 현재가치화 하여야 하겠지만 우선은 개념적으로만 이해하자.
앞으로 벌 돈은 노동을 투입하여야 하는 금액이라고 정의하자. 회사로 부터의 월급 등이 그 금액에 포함될 것이다.
이 개념은 사실 회계학에서 배우는 재무상태표 (혹은, 대차대보표, 영어로는 Balance Sheet) 의 개념을 살짝 변형한 것이다. 재무상태표는 한 기업의 재무상태를 자산, 부채, 자본으로 차변 (왼쪽) 과 대변 (오른쪽) 이 일치가 되는 재무제표이며, 한 시점의 기업의 재무현황을 보여주는 표이다. [끝없는 월요일]에서는 이 재무상태표와 거의 유사한 개념이지만, 좀더 미래지향적으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수익과 비용을 현재 시점의 자산과 부채, 즉 왼쪽과 오른쪽으로 표기했다.
이와 같은 정의에 기반하여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올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향후 예상 수명까지 소비해야 할 금액들의 합을 내어보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 등으로 부터의 현금흐름으로는 지극히 부족할 것이기에, 이 차이를 노동을 통해서 메꿀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을 이용해서도 그 차이를 메꿀 수 없다면, 별수 없이 소비수준을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게 실패한다면 개인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즉, 이와 같은 상황의 사람은 1) 앞으로 써야할 돈을 줄이거나, 2) 노동을 통해 그 차이를 메우는 수 밖에 없다.
노동을 통해 그 차이를 메웠을 경우, 새로운 상태는 위와 같이 나타날 것이다. 물론 앞으로 벌 돈이 써야할 돈과 생기는 돈과의 차이보다 부족하다면, 당연히 앞으로 써야할 돈을 줄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앞으로 벌 돈이 상당하다면, 앞으로 써야할 돈, 즉 소비를 늘리거나 아니면 남는 금액을 그 자녀에게 증여 혹은 상속을 통해 물려줘서 자녀의 노동선택권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를 보자.
이와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써야할 돈보다 앞으로 생기는 돈의 총액이 더 크다. 즉, 이와 같은 재무상태를 지닌 사람은 노동선택권을 보유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노동을 할 지에 대한 선택이 가능하고, 또한 경제적인 제약없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앞으로 생기는 돈과 앞으로 써야할 돈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 자신이 보유한 노동선택권을 자녀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다. 따라서, 일반 노동선택권 보유자의 재무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바로 위의 일반 노동선택권 보유자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위의 그림은 앞으로 생기는 돈의 규모가 현저히 크다. 자녀의 수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앞으로 생기는 돈으로 그 자녀들에게 상속 및 증여세를 지불한 이후의 금액을 넘겨주더라도 그 자녀들이 노동선택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노동선택권 보유 및 상속가능자의 재무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노동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고, 또 자신의 적성에 맞춰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노동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앞서 [끝없는 월요일 – 7화] 노동선택권 보유 및 상속가능 계층 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
- [끝없는 월요일 – 1화] 칼럼을 시작하며
- [끝없는 월요일 – 2화] 현대사회의 노예
- [끝없는 월요일 – 3화] 노동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 [끝없는 월요일 – 4화] 자본가 계급의 탄생
- [끝없는 월요일 – 5화] 현대 자본주의 제도 下의 계층
- [끝없는 월요일 – 6화] 노동선택권에 의한 계층의 분류
- [끝없는 월요일 – 7화] 노동선택권 보유 및 상속가능 계층
- [끝없는 월요일 – 8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
- [끝없는 월요일 – 9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 [끝없는 월요일 – 10화] 노동선택권 보유 여부에 대한 개념적 이해
- [끝없는 월요일 – 11화] 현재가치의 이해
- [끝없는 월요일 – 12화] 재무상태의 계산
- [끝없는 월요일 – 13화] 재무상태 항목의 분석
- [끝없는 월요일 – 14화] 노동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