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월요일 – 9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This entry is part 9 of 15 in the series 끝없는 월요일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돈이 많으면 좋은 건가요? 돈이 지극히 많아서 내 아이들이 그 돈을 가지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보다 저는 일정한 노동을 함으로써 그 일에서의 보람을 느끼고,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전 제 일을 사랑하고, 일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즐깁니다.”

물론 동의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로 부터 보람을 느끼고, 또 뿌듯함을 느끼면서 자존감을 키워나가면서 사는 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여러가지 욕구 중 하나인 성취욕을 채워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꿈꿔왔던, 당신이 진심으로 원하던 일을 하고 있는가?

다시 물어보자. 노동선택권이 없는 당신은 정말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가? 노동선택권이 있다는 것은, 당신이 노동 여부도 결정할 수 있지만, 또한 무슨 일을 할지도 경제적인 제약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당신이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는데, 노동선택권이란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예를 들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로또로 한 1천억 쯤 당첨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지금 다니는 회사를 다닐 것인가? 아니면, 회사를 관두고 수 년 동안 하고 싶었지만 미뤄놨던 일들, 공부, 골프, 육아, 운동 등을 하고 그 이후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다른 무엇인가를 하고 싶지 않겠는가? 혹은, 사회적 재단을 만들어서 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하지만, 지금의 일보다는 훨씬 덜 괴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 정도의 금액이 생긴다면, 더 이상 경제적인 제약으로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좀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찾아서 시도해 볼 것이다. 물론, 1천억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정말로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거나 그 일 말고는 딱히 자신이 즐길 수 있거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아직 못 찾은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태도가 지금과 같을까? 상사 눈치 보는 것도 상대적으로 조금 덜하고, 승진에 대한 부담, 해고에 대한 두려움도 좀 더 덜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떳떳하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소신을 펼쳐나갈 수 있는, 흔히들 말하는 생계형 직장인이 아닌 자아추구형의 직장인이 되어 있지 않겠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충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당신이 하게될 그 일에서 당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확률도 올라가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히려 노동선택권이 있음으로 인해 당신의 노동생산력은 더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당신의 자녀들을 생각해보자.

당신도 어렸을 적, 우리에게는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은 꿈을 꾸어보지 않았는가? 연예인이 되고 싶거나, 골프선수, 스케이트 선수, 수영 선수 등, 주변의 스타들을 보면서 우리 자녀들도 꿈을 꾼다. 충분히 후원해 줄 능력이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그 방면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면, 그리고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흥미와 관심의 다른 적성을 찾아내줄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당신의 자녀는 자신이 원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 방면에서 오히려 더 성공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우리들처럼 경제적 여건에 쫓겨서 주변을 제대로 못 살피고 대학입시에 치이고, 취업준비에 치이다가 대기업이나 공사 등 안정적인 직장으로만 들어가려 하는 것보다는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 들어가서 사람 구실해야지?”라고 윽박지를 수밖에 없는 부모들보다는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자주 드는 예가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까지 비싼 외제차를 한국에서는 운전해본 적이 없지만, 한 때는 BMW의 Hard Top Convertible 모델을 꼭 가지고 싶었었던 때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면, 어떤 친구들은 꼭 이런 말을 한다.

“오픈카는 무슨 오픈카냐? 서울에서 날씨도 별로고 매연이나 들어오지 뚜껑을 열 일이나 있겠냐?”.

여기에 필자는 이렇게 답하곤 했다.

“뚜껑을 꼭 자주 열고 다니겠다는 건 아니야. 하지만, 뚜껑을 열 수 있는데 안 여는 것하고, 뚜껑을 열 수 없어서 못 여는 것하고는 분명 틀린 것 아니겠냐?”

노동선택권이 있다고 꼭 일을 하지말고 놀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제약이 없이 당신이 즐기는, 그리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권리, 무조건 갖고 싶은 권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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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월요일 – 9화] 노동선택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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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선택권이 있다고 꼭 일을 하지말고 놀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제약이 없이 당신이 즐기는, 그리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권리, 무조건 갖고 싶은 권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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