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기초 | 채권은 어렵다?

This entry is part 1 of 6 in the series 채권의 기초

주식 업무나 금융회사의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실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채권이란 금융상품은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채권은 정말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서 더 어려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생각은 ‘아니다’이다. 하지만, 그들말대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는 주식시장의 전문가가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서 ‘그들만의 시장’에서도 채권이란 상품이 참 ‘역설적’이라고 표현했었다. 왜 채권은 사실 별로 어려울 것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채권시장에서 전문가가 되기가 더 어렵다고 느낄까?

채권이란, 간단히 말해서 돈을 빌리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의 약속이자 계약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빌려줄테니 그 돈에 대해서 매년 몇 퍼센트의 이자를 지급하고, 몇 년 후에는 원금을 갚아라.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을 빌리는 사람의 여타 자세한 상황이나 처지 등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단지 자신의 돈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만기에 원금을 돌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예측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만기까지의 기간은 유한하며, 대체로 수 년에 불과하다. 즉, 돈을 빌려주는 사람, 다시 말해서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 처리해야 할 정보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고, 또한,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기간에 대한 투자이다.

반면에 주식은 어떤가?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배당금을 지급받기는 하지만, 그 배당금 여부와 금액은 해당기업의 수익성에 의해 결정된다. 한 기업이, 1년 후에 내가 투자한 금액에 대한 ‘약속’된 이자금액을 지급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에 비해, 그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지급받게 될 배당금이 과연 지급이 될 것인지, 얼마나 지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정보처리량의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아니, 사실 필자의 의견으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의 활동하는 비지니스 환경은 그다지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이 아니다. 경쟁사의 반응,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시장의 침체, 환율의 움직임, 원자재가격의 움직임, 생산비용의 증감 등은 그나마 대략적으로라도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치더라도, 경영진의 변화, 몇몇 임직원의 부정에 의한 횡령, 그리고 그로 인한 손실, 법규 및 규제의 변화로 인한 판매중지, 갑작스러운 관세 설정으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 새로운 대체제의 출시 등은 어떻게 다 일일이 예측가능할 수 있겠는가? 당장 1년 후의 배당금이라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떤가? 모두가 알다시피,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배당에 의한 보유이익 보다는 주식의 가격변화에 의한 자본소득을 추구한다. 주식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주식의 가격을 예측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가정 중 하나인 ‘계속기업의 가정’ 자체에 대해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업의 수명이 무한할 것이라는 가정은 그 자체로도 말이 안 되지만, 그 가정하에서의 주식가격 예측은 인간에게는 ‘미지의 영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금년의 배당금이 얼마일지 예측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한 기업의 무한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에 반해서 채권의 현금흐름 예상은 훨씬 더 예측가능하며, 더 근접한 미래에 대한 예상이다. A라는 기업의 채권을 사서 보유한 투자자는, 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A기업이 부도만 나지 않으면 자신이 예상한 현금흐름을 받아갈 수 있다. 주식의 배당이나 가격변동을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지 않은가?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금년에 배당할 금액이 주당 얼마인지, 앞으로 어떤 경영성과를 일으키면서 주식가격에 변동이 생길지를 예상하는 것보다, 삼성전자가 3년 안에 부도가 날지 안 날지를 예상하는 것이 훨씬 쉽지 않은가?

그렇다. 채권은 주식보다 단순하고 쉽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가 나지 않으려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약속된 기간에 지급하여야 하고, 투자자는 그 기업이 약속한 금액을 주는 이상, 다른 모든 작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예측이 더 용이하고, 예상가능한 미래에 있을 일들에 대한 투자이기에, 채권시장에서의 업무들은 더 복잡해진다. 예측과 예상이 가능한 영역이기에, 시장의 기대심리등에 크게 좌우되는 주식시장보다 더 수학적이고도 통계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채권시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를 위해서 계산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고, 숫자와 셈에 더 밝아야 할 것이며, 더 수학적이여야 하며, 또한 더 논리적이여야 한다.

 



[낙관론자들의 세상 – 5화] 주식가격의 형성

This entry is part 5 of 5 in the series 낙관론자들의 세상

앞서 [낙관론자들의 세상 – 3화] 주식의 절대가치평가 및 [낙관론자들의 세상 – 4화] 주식의 상대가치평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수많은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기업의 주식가격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려하는 것은, 미국 대선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공식으로 계산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대단한 수학공식을 만든 사람은 돈방석에 앉을 것이고, 그러한 공식이 만들어지고 알려지는 순간, 모두가 적정 주식가격을 산출해낼 수 있을 것이므로, 주식시장에서 초과이윤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일단 필자의 생각부터 말하자면, 주식의 가격은 자연과학의 영역이 아닌 사회과학의 영역이다. 즉, 어떤 원리나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 자연과학이 아닌, 그 하나하나에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반영되어있는 사회과학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국내 증권사에서 법인 영업관리 업무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같은 팀에 있는 대리가 신입사원인 필자에게 물었었다.

“어이 신입사원~! 오늘 주가가 왜 이렇게 오르냐?”

알 리가 있겠는가? 당연하게도 이렇게 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그 대리가 혀를 끌끌 차며 이렇게 이야기하였었다.

“야, 모르겠으면 그냥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보다 많아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되지.”

‘아, 훌륭한 대답이다. 다음부터는 저렇게 답해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물론, 다른 모든 변수가 불변이었을 경우,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보다 많다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수가 불변’이라는 가정은 불가능한 가정이다. 다시 말하지만, 주식시장은 수많은 참여자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그 어떤 시점에도 다른 모든 변수가 변하지 않는다라는 가정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이 주당 170만원 쯤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금일 실적발표가 있었고, 그 실적발표가 시장기대치를 훨씬 상회했다고 가정해보자. 순간적으로 주식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삼성전자 주식은 무거운 주식이니, 5-6%정도가 상승하여 180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170만원에서 180만원까지 상승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매수물량이 매도물량보다 반드시 많았을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아닐 수도 있다. 실적을 발표하는 순간, 170만원이나 그 이하에 있던 매도잔량들이 순간적으로 사라졌을 것이고, 그 매도 잔량들이 180만원 언저리에 다시 나타났을 것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수많은 투자자들은, 실적발표가 된 순간, 더 이상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이 170만원 언저리에 형성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180만원 언저리에서 새로운 호가가 생성되며 가격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 호가가 변하는 순간, 반드시 매수물량이 많았다고 볼 수 없고, 사실 그다지 중요한 정보도 아니다.

다른, 좀더 극단적이고 흔치 않은 예를 들어보자.

2008년 9월 13일 토요일, 리만 브라더스 (Lehman Brothers)는 BoA와 바클레이즈 (Barclays)와 협상중이던 기업매각 작업이 결렬되었다고 확인하였고, 9월 15일 월요일 새벽에 파산절차에 들어간다. 9월 15일,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504.48 포인트, 4.42%가 하락하였다.

주말사이에 누군가가 주식을 매각하고 있었을까? 아니다. 새로운 변수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가 생겼고, 그 변수에 의해 시장참여자 모두의 적정 주식가격에 대한 판단이 바뀐 것이고, 그 변화가 호가에 반영이 되며, 특별한 거래 없이도 월요일 개장 직후 주식시장은 이미 폭락한 상태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다시 위의 두 사례를 정리하면, 주식의 가격은 시장참여자의 호가가 변화하면서 상승하거나 하락하였다. 호가는 각 시장참여자 개개인의 판단이었을 것이며, 모든 시장참여자는 인간이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주식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요인은 시장참여자의 마음, 그들의 심리이다.

비록 채권쟁이이긴 하지만,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금융시장을 모니터하던 필자에게, 한 금융상품의 가격 (혹은 채권시장의 금리)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숫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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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렸을 때, 함수에 대해서 처음 배웠을 때는 위와 같은 그림으로 배웠었다. 어떤 기계인지 뭔지 장치가 있고, 그 장치에서는 x6을 하게 되어 있고, 2를 집어넣으면, 2×6, 즉 12가 빈 칸에 들어갔어야 하는 문제들을 학습지에서, 그리고 교과서에서 풀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배우는지는 모르겠다.

시장에 대해, 시장에서 금융상품들의 가격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때마다 어렸을 적 저 그림이 생각난다. 다시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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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입력조건이 ‘시장참여자의 심리’라는 장치 안으로 들어가면 해당 금융자산의 가격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그림이다. 입력 (Input)은 해당 기업의 실적일 수도 있고, 신제품 발매, 유능한 임원의 채용, 무능한 사장의 퇴임, 경쟁사의 악재, 환율의 변화로 인한 수출조건의 개선, 유가의 변동으로 인한 제품원가 상승, 정부의 정책변화로 인한 호재, 산업의 업황, 신기술에 대한 투자, 자연재해, 파업으로 인한 제품 생산의 차질,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침체, 무역조건의 악화… 당장 열거하라해도 수 백가지는 너끈히 열거할 수 있는 수많은 그 기업과 관련된 정보들이다. 그 정보가 시장참여자의 심리라는 함수장치에 들어가서, 해당 금융자산의 가격이라는 산출물이 생긴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호재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악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심리가 결국 시장을 지배할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Don’t Fight the Tape란 말이 있지 않은가? 시장에 맞서 싸우다가는 혼자만 쓸쓸히 막심한 손해를 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가격은 어떻게 예측할까?

모르겠다. 필자의 생각대로 어떤 금융자산의 가격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숫자’, 즉 시장참여자의 심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야 할 것이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더욱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의 마음은 갈대라고, 그 심리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필자의 폭좁은 지식수준에서는, 주식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1) – 트레이더의 수익창출과 헤지 (Hedge)

This entry is part 11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그렇다면, 외화채권시장에서의 시장 조성자 (Market Maker) 역할로 각 투자은행, 특히 트레이더는 수익을 어떻게 창출할까?


트레이더의 수익창출

앞서도 말했듯이, 외화채권시장에서 투자은행이 거래하는 방식은 수수료 기반의 거래방식이 아니다. 대신, 트레이더는 살 때와 팔 때 가격을 틀리게 적용하는 Bid / Ask 스프레드 (Spread)를 가지고 수익을 창출한다. 아니,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얻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예를 들면, A라는 채권의 매수가격은 100원, 매도가격은 101원에 호가 (Quote)하는 형식이다. (물론, 스프레드 프로덕트들에 대해서는 스프레드로 호가하기에, 105/100 [단위: bp, bid/offer] 같은 형식으로 호가하겠지만, 이해의 편의를 위해 가격으로 설명하였다.)

가장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100에 매입하자마자 $101에 매도하는 것이다. 혹은 $101에 선매도를 해놓고, $100에 매입해 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트레이더는 당장 $1의 수익을 확정하게 된다. 하지만, 채권의 특성상, 그때그때 매수수요와 매도수요를 정확히 일치시킬 수 없기 때문에, 트레이더는 $100에 매입한 채권을 매도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동안,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며, 보유기간 동안에 자금조달비용을 만회해야 할 것이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Hedge) 비용 등을 또한 감당하여야 한다. 결국 모든 거래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뜻밖의 시장 충격으로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도 물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해당 채권의 유동성 등의 문제로 트레이더가 매입하거나 매도한 채권의 포지션을 상쇄시키기 어렵다고 예상될 경우, 헤지 (Hedge) 비용이 더 비쌀 경우 혹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데 아직 상쇄시키지 못한 포지션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 등에는 Bid/Ask 스프레드를 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 $99/$102) 반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상쇄하기 위한 거래라면, 더 공격적으로 Bid/Ask 스프레드를 줄여서 바로 위험을 떨구려 들것이다. 아래의 경우를 살펴보자.

한 투자자가 세일즈를 통해 A채권을 USD 10MM (1천만불)을 매도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고 가정하자. 위의 경우를 그대로 적용하여, 트레이더는 $100 bid를 호가하였고 거래가 체결되었다고 가정하자.

채권을 매입하기 전의 트레이더는 $100/$101 ($100 매수 / $101 매도)을 호가하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들이 $101에 offer를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물건을 $100에 매입하여 들고 있는 트레이더는 $100 보다 크고, $101보다 작은 그 어떤 가격에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지 급하지 않다면, $101을 유지하면서 $1의 수익을 확정시키려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수익을 확정하고 싶다면 $100.9, $100.8… $100.5, 심지어는 $100.1도 호가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매입하려 할 것이므로, 싼 가격에 호가되면 거래가 속히 체결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와 같이 트레이더가 가지고 있는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을 부르는 것을 Axe라고 부른다. 보통 Axed to Offer, Axd to Bid, 혹은  Buy Axe, Sell Axe 등으로 불린다.

이와 같이, 거래를 증가시키면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취할 수도 있지만, 또한 자신의 전망 (View)를 가지고 매매를 할 수도 있다.

해당 채권군에 대한 전문가로써, 특정 채권이 가격이 상승 (금리가 하락)하거나 가산금리 (스프레드, Spread)가 축소될 것을 기대하고 매수를 할 수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매도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시장 조성 (Market Making)을 하는 채권이 아니더라도 일부 포지션을 취할 수 있어서, 미국 국채나 금리스왑, 선물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전망을 기반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트레이더의 헤지 (Hedge)

트레이더는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금융상품에 포지션 (Position 혹은 Exposure)를 가져갈 수도 있지만, 여러 번 언급하였듯이,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에서의 전문가이기에, 대부분의 포지션을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에 보유할 것이다. 즉, 미국 국채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는 금리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고, (위험을 관리한다는 이야기는 헤지 (Hedge)를 하지 않고 포지션을 운영한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즉, 금리에 대한 투자를 위주로 한다.) 회사채 등의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자신의 계정 (Book)에 대부분 잡혀있는 포지션은 해당 상품군의 스프레드 변화에 대한 전망 및 그로 인한 위험일 것이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2) – 스프레드 (Spread)의 구성에서 사용하였던 스프레드의 구성을 다시 불러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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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를 담당하는 트레이더들이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투자 대상은, 1.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 2. 리보 (LIBOR) 대비 신용 스프레드, 혹은 3. 해당 발행사의 Default Risk 부분일 것이다.

 

  • 금리의 헤지

기준채권 (혹은 Benckmark 국채)의 금리 움직임에 대한 예상은 GE 채권을 거래하는 트레이더의 전문영역이 아니다. 트레이더 입장에서도 기준채권 금리 움직임에 대한 위험을 헤지 (Hedge)하려하겠지만, 투자은행 입장에서도 GE 채권을 거래하게 하려 고용한 트레이더가 쓸데없이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가지고 베팅 (Betting)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을 가지고 베팅 (Betting)하라고 투자은행에서 믿고 뽑은 친구들은 미국 국채 트레이더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GE 채권 트레이더를 고용한 투자은행은 미국 국채에 대한 포지션에 대해 일종의 한도를 제약하던가,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포지션을 취하는 것에 대해 내부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는 식의 방법으로 자신이 담당하는 상품을 위주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차후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호가 방식에 대해서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대부분의 스프레드 프로덕트들은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로 호가한다. (물론, 지나치게 만기가 조금 남은 채권들, 하이일드 본드 (High Yield), 커버드본드 (Covered Bond)나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 증권 (CMBS, Commercial Mortgage Backed Securities) 등, 혹은 상황에 따라 무위험이자율 대비 스프레드로 호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호가 이후 거래가 일어나기 전에는 무위험이자율인 국채금리, 달러채권인 경우에는 미국 국채 금리를 확정하고 거래가 체결되어야 하기에, 스프레드 프로덕트의 트레이더들도 대부분의 거래에 있어 미국 국채 트레이더와 해당 채권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의 가격을 확인한다. 이 때, 일반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들은 미국 국채를 이용하여 반대 거래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10년 만기의 미국 국채 최근월물 (미국 국채시장의 이해 (3) – Bloomberg PX1 화면에서 설명한 바 있다), 혹은 Current 10 (CT10)을 기준채권으로 하는 GE 채권을 투자자의 요구에 의해서 트레이더가 매입하는 경우에는, GE 채권을 매입하면서 같은 명목 금액, 혹은 듀레이션 비율이 같은 CT10을 매도할 것이다. 반대로 트레이더가 GE 채권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CT10을 매입하게 될 것이며, 이와 같은 거래는 내부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와 미국 국채 트레이더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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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는 기준채권을 반대 방향으로 매도 혹은 매수하면서 자신의 전문분야인 스프레드 부분에 대해서만 포지션을 취하였다. 이와 같은 매수 매도 거래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의 계정 (Book)에 존재하는 기준채권 금리에 대한 위험이 서로 상쇄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 스프레드의 헤지

기본적으로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의 전문 분야이지만, 이 역시 헤지 (Hedge)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이 아닌 경우, 혹은 자신이 원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경우, 당장 자신이 가지게 된 포지션을 상쇄하는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경우, 혹은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등등, 트레이더가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 (Hedge)해야할 경우는 많다. 물론 상당히 다양한 헤지 (Hedge)  방법이 존재하겠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신용부도스왑 (CDS, Credit Default Swap)을 이용한 포지션 헤지

포지션을 취한 즉시 상쇄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을 경우, 트레이더는 해당 발행사 이름의 신용부도스왑으로 포지션을 헤지할 수 있다. GE 채권을 매입(혹은 매도)하였을 경우, 비슷한 만기의 신용부도스왑을 이용해서 신용보장매수 (Protection Buy) [혹은 신용보장 매도 (Protection Sell)]을 통해 스프레드 움직임이 자신의 계정 (Book)에 미칠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회사채와 신용부도스왑간의 차이, 즉 베이시스 (Basis)에 대한 위험은 존재한다. (여기서의 베이시스 위험 (Basis Risk)는 회사채 스프레드와 신용부도스왑이 같은 방향으로, 같은 정도로 움직이지 않을 위험을 의미한다.)

비슷한 채권을 이용한 포지션 헤지

늘 그렇지만, 모든 채권의 시장유동성이 같은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규모로 발행되었고, 더 최근에 발행된 채권들, 즉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들이 유동성이 뛰어나며, 반면에 MTN이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발행, 발행한지 기간이 꽤 흐른 채권들의 경우는 유동성이 떨어질 것이다.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채권을 거래하였을 경우, 그 채권에 대한 상쇄거래가 단기간에 여의치 않을 때, 트레이더는 비슷한 만기의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을 반대매매함으로써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 (Hedge)할 수 있다. 같은 발행사의 벤치마크 (Benchmark)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같은 지역, 같은 산업의 더 유동성이 뛰어난 벤치마크 (Benhmark) 채권을 이용할 수도 있다.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를 이용한 포지션 헤지

Markit에서는 각종 신용부도스왑 인덱스 (CDS Indices)를 정의하고, 운영하고 있다. CDX나 iTraxx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와 같은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들은 그 하위항목들이 있어서, 지역별, 산업별로 구분되어 거래가 가능하다. 포지션을 취하게 된 즉시 상쇄시키기가 힘든 경우, 그리고 기타 신용부도스왑 (CDS)이나 벤치마크 (Benchmark) 채권으로 포지션을 헤지하기 힘들경우, 혹은 자신의 견해에 의해 CDX나 iTraxx로 헤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스프레드 프로덕트 트레이더는 신용부도스왑 인덱스를 이용하여 포지션을 일부 헤지할 수 있다. 물론, 해당 발행사가 속한 산업의 전반적인 움직임과 포지션을 취한 채권 스프레드가 같은 방향, 같은 정도로 움직이지 않을 위험이 존재한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헤지 (Hedge)하는 수단이 있을 수 있지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포지션을 취한 즉시, Bid/Ask Spread를 확정하며 상쇄거래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일즈와의 긴밀한 협조, 그리고 적극적인 시장조성 (Market Making)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0) – 시장조성자 (Market Makers)

This entry is part 10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9) – 유통시장의 구조에서 시장 조성 (Market Making)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였었다. 이번 글에서는 시장 조성자 (Market Maker)들이 어떻게 시장을 조성 (Market Making)하는지 살펴보자.

채권의 특성상, 개별 채권의 유동성이 뛰어날 수가 없기에 주식시장과 같은 일반적인 브로커 (Broker) 시장 형태로는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없다고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9) – 유통시장의 구조에서 설명하였었다.  그리하여, 외화채권시장은 딜러 (Dealer) 시장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각 투자은행이 각자의 계정 (Book)을 가지고 채권을 직접 매입하거나 매도하게 된다. 트레이더와 세일즈의 시장조성자 (Market Maker)로서의 역할을 다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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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의 역할

앞서 말했듯이 트레이더는 자신이 거래하는 상품에 대한 전문가이다. 그리고, 각자의 트레이더는 자신이 운영할 수 있는 계정 (Book)을 들고 있다. 그 계정 (Book)으로 세일즈를 통한 투자자의 매수 매도 요청에 응하는 거래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이 취한 포지션 (Position)을 헤지 (Hedge)하거나 상쇄 (Square)하는 거래를 할 수도 있으며,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망 (View)에 따라 원하는 포지션을 취해서 자본이득 (Capital Gain)을 얻을 수도 있다. 누군가가 “트레이더가 투자은행의 꽃”이라고 이야기 했듯이, 트레이더의 계정은 실제로 수익이 벌리는, 혹은 벌려야 하는 계정이다.

트레이더는 위와 같은 계정을 이용하여 투자자가 매도를 원하는 채권을 매입해주거나, 매수를 원하는 채권을 매도해주면서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트레이더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시장 조성 (Market Making)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 투자자로부터 채권을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서 매입해준다.
  • 투자자가 채권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시, 세일즈들을 통해 반대거래를 하려는 투자자를 찾아내서 상쇄거래를 동시에 일으킨다. (Cross라고 보통 이야기 한다.)
  •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하려할 경우, 자신의 계정에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매도해준다.
  •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하려할 경우, 우선 공매도를 해주고, 다른 투자자나 인터딜러 브로커 (Interdealer Broker)를 통해 매수한다.

여기서 약간 양날의 검인 부분은, 느낄 수 있다시피, 트레이더의 계정 (Book)의 규모가 크다면, 시장 조성 (Market Making)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지만, 반면에 포지션 (Position)이 커지게 되므로 위험 (Risk)에 노출이 많이 되게 된다. 따라서, 트레이더의 계정 (Book)의 크기는, 그 트레이더의 능력이나 각 투자은행의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Subprime) 이전의 한 대형 투자은행의 아시아 회사채를 거래하던 트레이더가 약 USD 3BN 정도의 계정 (Book)을 운영하였다면, 서브프라임 (Subprime) 이후에 자기자본규제나 위험가중자산 (RWA, Risk Weighted Assets)에 대한 제약이 심해진 지금은 아마도 수 억불 수준에 그칠 것이다.


세일즈의 역할

마찬가지로, 세일즈는 고객에 대한 전문가이다. 투자자에 대한 관계 (Relationship)을 기반으로 세일즈는 투자자의 거래수요를 처리하게 되는데, 세일즈가 거래수요를 많이 창출하면 할수록, 트레이더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잦아지게 된다. 그러기에 매번 거래가 있을 때마다 트레이더는 그 거래에 대한 일정 부분의 보상 (보통 Sales Credit이라고 표현한다. 투자은행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을 주게 되는데, 투자은행마다 기준이 있어서 채권의 유동성, 만기, 신용등급, 발행자의 지역 등에 따라 상세하게 설정되어 있다. 물론, 트레이더가 상쇄시켜야 하는 포지션을 청산시켜주는 거래를 해주거나, 의미있는 거래 등에 대해서는 트레이더의 재량껏 일반적인 보상보다 더 많은 보상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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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 대한 창구역할을 하는 세일즈와, 그 매수/매도 수요를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서 거래해주는 트레이더를 합해서 딜러 (Dealer) 역할을 한다고 표현할 수 있으며, 실제 적극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조성하는 시장 조성자 (Market Maker) 역할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채권시장에서의 딜러 (Dealer)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그 시장의 일부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의 딜러 (Dealer)들은 단순 매수 매도를 연결해 주는 브로커 (Broker)들보다는 시장에 가치를 공급하고 있으며, 투자자들 또한, 이러한 시장정보와 거래기능의 가치를 제공하는 딜러 (Dealer)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9) – 유통시장의 구조

This entry is part 9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SSA, 회사채 등을 비롯한 외화 스프레드 프로덕트의 유통시장은 그 구조 자체는 미국 국채시장과 거의 동일하다.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이루어 지는 브로커 (Broker) 시장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구조일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연구해본 적은 없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GE (General Electric Company)의 주식이 거래되는 거래소 시장을 생각해보자. GE라는 기업의 주식은 물론 보통주, 그리고 여러 종류의 우선주가 있겠지만, 일단 GE 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뜰 것이다.

GE Electric (Yahoo Finance)

[출처: Yahoo Finance]

즉, GE의 보통주가 그 대표선수로 검색이 될 것이고,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은 GE의 보통주를 위주로 거래한다.

반면에, 아래의 Morning Star의 GE 채권 창을 살펴보면, GE에서 발행하였고, 거래가 되는 채권들이 무수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주식에는 만기가 없지만, 채권에는 만기가 존재하고, 기업의 자금수요에 따라 여러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였을 것이다. 아래의 목록은 극히 일부일 뿐, GE가 발행한 채권은 만기별로 수 백, 수 천 가지일 것이다.

GE Bonds (Morning Star)

[출처: MorningStar]

따라서, 모든 채권이 다 유동성이 뛰어나기는 힘들 것이고, 매수자나 매도자가 거래를 하려고 하는 그 순간에 정확히 채권과 물량을 일치시켜서 거래를 유발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GE 주식을 거래하려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GE의 보통주를 거래하려 하고 있지만, GE 채권을 거래하려는 사람은 그 수 백, 수 천가지의 GE 채권 중 하나를 거래하려 할 것이고, 그때마다 그 상대방이 되는 반대 수요를 찾지 못한다면 거래는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주식과 같은 브로커 구조로는 채권시장에 유동성이 확보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외화채권시장은 장외시장 (OTC, Over The Counter)을 위주의 구조를 띄고 있다. 그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각 투자은행의 외화채권 시장조성 (Market Making) 구조를 알아보자.


세일즈 (Salesperson)

SalesPerson_map큰 분류 상으로 세일즈도 상품의 영역이 구분되기는 한다. 예를 들면 Rates Sales (미국 국채, SSA, MBS 등 신용위험이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 채권을 주로 거래)나 Credit Sales (회사채, CDS 등의 신용위험이 있는 채권을 주로 거래) 등으로 분류되기는 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상품의 구분이 따로 없고, 지역 및 성향에 따라 분류된 고객 (Client)을 기준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세일즈는 고객에 대한 전문가이고, 각종 시장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요구에 따라 채권의 매수, 매도를 도와준다. 중요한 부분은, 이와 같은 거래들은 수수료를 수반하지 않으며, 매수가격은 더 싼 가격에, 매도 가격은 더 비싼 가격에 호가함으로써 Bid/Ask 스프레드가 수익의 원천이다. 수익원천에 대해서는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1) – 트레이더의 수익창출과 헤지 (Hedge)에서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하자.

 


트레이더 (Trader)

Trader_map세일즈가 고객에 대한 전문가라고 하면, 트레이더는 상품에 대한 전문가이다. 트레이더는 투자은행의 규모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품에 따라 굉장히 세분화 되어 있다. 예를 들면,

Credit Trader (신용 위험이 있는 상품을 거래하는 트레이더) – US Credit Trader (미국 신용 위험을 거래하는 트레이더) – Industrial (금융 분야가 아닌 일반 산업 부문의 신용을 담당) – Utililities (그 중에서도 수도, 전기, 가스 같은 공익사업 관련 신용을 거래) – 10+ Years (그 중 10년 이상의 장기물을 거래)

이런 식으로 상당히 세분화가 되어 있으며, 각각의 트레이더는 자신이 맡은 특정 상품군에 대해서는 해당 투자은행 내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각각의 특정상품군을 담당하는 트레이더는 각 고객을 담당하는 세일즈들과 함께, 자신의 북 (Book)을 이용해서 투자자인 고객들의 매수와 매도 요구에 응하면서, 직접 채권을 매수하거나 매도한다. 이를 해당 특정 채권에 대한 시장을 조성 (Market Making)한다고 하며, 이 부분은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10) – 시장조성자 (Market Makers)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세일즈 + 트레이더 (고객 기준)

Secondary_Market_Map_Product각 고객의 기준에서 구조도를 그래보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인 한 고객을 커버 (Cover)하는 세일즈는 고객이 거래를 원하는 특정 상품에 대해서 그 상품을 담당하는 트레이더와 거래를 시도하고, 해당 트레이더는 담당하는 상품에 대해 매도 혹은 매수를 도와준다.

따라서, 세일즈는 고객에게 특정한 상품(채권)에 대한 거래요청을 받았을 때, 그 담당하는 트레이더가 누군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그 트레이더에게 거래를 요청한다. 또한, 트레이더는 그 투자은행에서는 그 상품에 대한 모든 거래요청을 보고 있으므로, 매수세력이나 매도세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들이 왜 채권을 사려하는지 혹은 팔아야 하는지, 어떤 소식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투자자가 요청할 시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세일즈 + 트레이더 (상품 기준)

Secondary_Market_Map_Productbase특정 상품을 기준으로 구조도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좀 징그러워 보일 수는 있다. 트레이더는 세계 곳곳에 있는 투자자들로 부터의 거래요구를 각 투자자를 커버하는 세일즈들을 통해서 접수하고, 거래를 체결한다. 순간순간 매수와 매도가 정확히 일치하기 힘들기 때문에, 자신의 북 (Book)을 사용해서 채권을 단기간 보유하다가 매도할 수도 있고, 채권이 없는 상태에서 먼저 매도를 해놓고, 다시 채권을 구해와서 포지션을 상쇄시킬 수도 있다.

이 구조도는 한 투자은행에서 특정상품을 기준으로 트레이더가 시장을 조성하는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다. 그렇지만, 채권은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한지라, 트레이더가 자신의 북 (Book)을 이용해서 시차를 두고 거래를 진행하더라도, 포지션을 상쇄시키기 힘든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다음의 그림을 살펴보자. 세일즈 + 트레이더 (상품 기준)의 구조도에서 조금더 확장된 구조도이다.

Secondary_Market_Map_Product_all해당 채권의 트레이더가 자신이 속한 투자은행 내의 세일즈와 그 세일즈가 커버하는 투자자들로부터 포지션을 상쇄하기 힘든 경우에, 반대의 포지션을 가진 다른 투자은행과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Interdealer Broker라는, 투자은행간의 거래에 있어 브로커 역할을 하는 기업이 존재하며, 그들은 각 투자은행의 트레이더 간에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게 해준다. 구조도에서 보이듯이, 트레이더는 자신이 담당하는 특정 채권에 대해 Interdealer Broker를 통해 타 투자은행들과 거래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Interdealer Broker는 수수료를 수취하게 된다.

큰 그림을 그린다면, 세일즈 + 트레이더 (고객 기준)의 그림들과, 확장된 세일즈 + 트레이더 (상품 기준)의 그림을 모두 연결하고, 보라색의 각각의 IB가 또한 트레이더, 세일즈, 클라이언트로 세부적인 그림이 그려져야 할 것이다. 물론 클라이언트도 또한 투자은행간에 대부분이 겹칠테니, 수없이 많은 투자자 (Client), 세일즈 (Sales), 트레이더 (Trader), 프로덕트 (Product), 인터딜러브로커 (Interdeaer Broker), 투자은행 (IB)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힌, 감히 그리기도 힘든 그림이 나올 것이다. 그 거미줄 같은 복잡한 구조가,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장외시장 (OTC, Over the Counter) 형태로 채권이 거래되고 있는 방식이며, 시장 그 자체이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8) – 신용등급

This entry is part 8 of 13 in the series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발행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얼추 마무리 지은 듯 하고, 이후 유통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신용등급에 대해서 알아보자.

채권은 주식과 다르게 만기가 존재하는 금융상품이다. 일반적인 채권은 매 기간마다 고정된 이자(혹은 쿠폰)금액이 지급되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형태로 되어 있기에, 발행사가 만기까지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할 능력만 있다면, 그리고 투자자가 만기까지 보유할 목적으로 채권을 보유한다면, 채권투자자는 예측가능한 현금흐름을 지급받게 된다. 이러기에 채권을 Fixed Income Securities라고도 부른다.

다시 말해서, 채권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발행사가 이자와 원금을 제 때 갚을 수 있을 능력, 즉, 만기까지 부도가 나지 않을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발행사가 실제 부도까지 나지 않더라도, 발행사 상황이 좋지 않아져서 신용등급이 하락, 혹은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투자자의 시가평가 (Mark to Market) 상에서 손실이 잡힐 수도 있고, 또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손절매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발행사의 부도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물론, 투자자가 각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영상태, 경영진의 능력, 향후 산업의 전망 등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 분석해야 할 것이지만, 이와 같은 업무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분석해주는 신용평가사들이 있기에,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한 신용등급, 그리고 신용분석자료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외화채권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3개의 신용평가사는 스탠다드 앤 푸어스 (Standard & Poor’s), 무디스 (Moody’s), 그리고 피치 (Fitch Ratings)이다.

이들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1년 이내에 발행사가 부도가 날 가능성을 기준으로 부여하는 단기신용등급과, 1년 이상의 부도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는 장기신용등급으로 나뉜다. 위에 언급된 3사의 신용등급은 아래와 같이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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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장기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것은 사실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배웠던 연분9등법, 전분6등법 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각 신용평가사 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한 구분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이해 (3) – 스프레드 프로덕트 (Spread Product)의 종류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무디스 기준으로 Baa3 및 그 이상, 혹은 S&P나 Fitch 기준으로 BBB- 및 그 이상을 투자등급채권 (High Grade)이라고 하고 그 아래의 신용등급을 지닌 채권들을 투기등급채권 (High Yield)라고 분류한다.

신용평가사들은, 투자자들에게 그들이 발간한 신용평가보고서를 유료로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주 수입원은 발행사, 혹은 발행주간사에게 신용등급평가를 요청받아 신용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하는 발행사와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볼 수 없기에, 도덕적 해이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즉, 발행사나 발행주간사들은 신용등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주지 않으려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평가서비스를 받지 않으려 하고, 이로 인해 신용평가사들은 금전적인 수익을 위해서 신용등급을 높게 내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신용평가등급을 투자판단의 주요 정보로 활용하는 투자자와의 이해상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CDO등 각종 구조화채권들의 신용평가에 있어서 구조화를 하는 기업과 신용평가사들과의 유착관계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