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월요일 – 2화] 현대사회의 노예

This entry is part 2 of 15 in the series 끝없는 월요일

“노예가 노예로서의 삶에 너무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 등… 그리고 쇠사슬에 묶여 있지 않은 자유인을 비웃기까지 한다. 하지만 노예들을 묶고 있는 것은 사실 한줄의 쇠사슬에 불과하다. 그리고 노예는 어디까지나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의 노예는, 자유인이 힘에 의해 정복되어 어쩔 수 없이 노예가 되어 버렸다. 그들은 일부 특혜를 받거나 한 자를 제외하면 노예가 되더라도 결코 그 정신의 자유까지도 양도하지는 않았다. 그 혈통을 자랑하고, 선조들이 구축한 문명의 위대함을 잊지 않은 채, 빈 틈만 생기면 도망쳤다. 혹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노동으로 단련된 강인한 육체로 살찐 주인을 희생의 제물로 삼았다.

그러나 현대의 노예는 스스로 노예의 옷을 입고 굴욕의 끈을 휘감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랍게도, 현대의 노예는 스스로가 노예라는 자각이 없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노예인 것을 스스로의 유일한 자랑거리로 삼기까지 한다. ”

– 극작가 리로이 존스 (LeRoi Jones), 1968년 뉴욕 할렘에서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참 가슴에 와 닿는 말인 것 같다.

얼마 전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임원들과 같이 하는 회식자리에서 한 부장급 인사가 임원들과 대화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가 임원이네 부장이네 해도, 사실 따지고 보면 X씨 집안 (오너 집안) 노비들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임원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노비? 노비라고? 당신이 노비급에나 끼겠어? 사장단이나 임원급은 되어야 노비 근처라도 가지, 당신들은 소나 말 정도 아니겠어?”

맞는 말인 듯 하다. 조선시대 노비들이라고 하면, 적어도 주인어른 얼굴이라도 본 적이 있을 것이고, 주인 댁 가족들도 얼굴보면 아 이 노비는 우리집 노비인 것 같은데? 정도는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에, 일반 대기업 부장급 인사가 오너 집안 가족을 봤을 경우가 흔치 않으니, 오너 일가가 못 알아보는 그들은, 굳이 비교하자면 그들은 노비보다 못한 존재, 소나 말? 아니다. 주인 어르신은 말 얼굴도 자주 보시고 자신이 타던 말이 아니면 아니라는 사실도 인지하실 것이다. 소? 소도 큰 자산의 하나이므로 얼굴을 알아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마도 닭?

부장이 저 정도라면 일반 사원들은 어떤가? 주인 댁 가족들이 부리는 그 노비가 부리는 그 밑의 존재… 낫이나 호미 정도의 아예 사물일 수도 있다.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인격적으로 모욕하려 한 것이 아니라, 오너 집안의 눈에는 우리가 그 정도 하찮은 존재일 지 모른다는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죽어라 노력해서 대기업에 입사하고 난 후, 어디 그룹 직원이라 소속감을 뿌듯해하는, 그리고 내심 뽐내는 우리가… 따지고 보면 사실은 하나의 톱니바퀴 보다도 못한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 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자산을 불려주기 위해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받는 월급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소비로 대부분을 지출하고 있는 우리들이, 쇠사슬을 자랑하고, 스스로 노예임을 자랑하고 있는 리로이 존스의 글에 나온 노예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는 건, 필자만의 생각인가?


[끝없는 월요일 – 1화] 칼럼을 시작하며

This entry is part 1 of 15 in the series 끝없는 월요일

2015년의 어느 월요일, 필자가 살고 있는 홍콩의 미드레벨에서 출발해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출근을 시작한다. 2주 간의 긴 휴가를 마치고, 회사가 있는 청콩센터(Cheung Kong Center)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월요일은 항상 마음이 무겁고 또 괴로우며, 특히 휴가 이후의 월요일이라면 더 그러할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보통 일요일 밤에는 회사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꿈을 자주 꾼다. 기분도 꿀꿀한 상태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놈의 괴로운 월요일은 정말 앞으로도 끝 없이 오겠구나.’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월요일 출근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몇몇 가혹하게 일을 시킨다고 소문난 대기업들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라고도 하던데, 그런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월요일이라고 특별히 더 힘들 것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주말은 그래도 쉴 수 있는 우리의 삶보다 훨씬 더 힘들고 팍팍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그 날 출근길에 건물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는 순간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월요일이 힘든 것은 대부분의 직장인의 비애일 것이다. 이런 괴로운 월요일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식들마저도 또 매주 월요일을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하게 될 것이다. ‘끝없는 월요일’이라는 본 칼럼의 제목은, 자기 사업이 아닌, 자기 회사가 아닌, 남의 회사에서 월급쟁이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며, 그러한 서글픈 운명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물론, 필자의 아직은 미천한 인생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끝없는 월요일을 벗어나서 매일 금요일이나 토요일 같은 삶을 살기는 쉽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루지 못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착실히 진행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고, 혹 우리 세대에서 못 이룩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노력이, 우리의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세대에서라도 남의 회사에서 월급쟁이로 일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칼럼으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 “끝없는 월요일”이라는 칼럼은 매주 월요일, 필자가 수 개월, 아니 수 년에 걸쳐서 느낀, 왜 월급쟁이는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일까? 혹은, 행복하지 못한 월급쟁이는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대해서 논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이며, 필자가 명명한 노동선택권 (Labor Option) 에 대한 정의와 의의, 그리고 행복하지 못한 월급쟁이를 벗어나는 개념적 이해를 돕고자 시도할 것이다.

 


 

[군중의 힘]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의 형태

This entry is part 2 of 4 in the series 군중의 힘

크라우드 펀딩은 다향한 형태로 이루어 질 수 있는데, 크게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지분투자형 (Equity)

bitvore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군중에 의해 기설립된 기업이나 새로이 설립될 기업의 자본금을 조달 하는 방식이다. 군중에 의한 자본금의 조달은, 기업공개 (Initial Public Offering) 과 마찬가지로 50인 이상의 공개모집을 해야 하기에, 증권사 라이센스가 없는 경우 금융규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조달 금액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규모보다 작기에, 증권사 등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는, 2012년 JOBS Act (Jumb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 로 소규모 기업들에 대해 각종 증권관련 규제를 완화시켜서 크라우드 펀딩이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크라우드펀딩법)’을 통해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의 개념을 도입함에 따라 2016년 1월 부터 크라우드 펀딩 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예정이다.

 

  • 대출형 (Debt-based)

lendingclub대출 기반의 크라우드 펀딩은 2005년 영국의 조파 (Zopa) 가 그 시작이라고 한다.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이나 개인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대출 신청을 하고, 대출자의 신용상태에 따라 신용위험과 금리가 결정되며, 투자자들은 개별 대출자나 대출자 집단에 대해 대출을 일으키는 펀드의 수익증권을 사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획득하며, 크라우드 펀딩 운영자는 대출이자금액의 일부, 대출금액의 일부 혹은 서비스 수수료를 취득하게 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2006년에 설립된 미국의 렌딩 클럽 (Lending Club)이 있으며, 렌딩 클럽은 2014년 12월 기업공개를 하여 기업가치가 약 90억 달러에 이르렀었다.

 

  • 선주문형 (Pre-purchase or Pre-order)

pebbleepaperwatch선주문형 크라우드 펀딩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상품화하려는데 들어가는 비용, 음반이나 영화, 뮤지컬 등의 문화 컨텐츠의 제작을 위한 투자자금 들을 미리 상품, 서비스 이용권, 혹은 관람권 등을 판매하는 형태의 자금조달 방식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생산되기 이전에, 미리 그 수요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출시 직후 매출로 곧바로 연결되는 장점이 있으며, 때때로 일반 출시 상품과 구별되는 한정판으로 보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생산이 될 상품이나 서비스에 미리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또한 제품이 개발되는 도중에도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도 있는, 소비자 중심적인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페블 (Pebble) 의 E-Paper Watch가 있으며, 킥스타터 (Kickstarter) 를 통해 37일 만에 $10,266,845의 자금을 조달 받았다고 한다.

 

  • 리워드 교부형 (Rewards-based)

리워드 교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조달자에게 대해 일정 보상을 해주는 형태이다. 보상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고, 이를 금전으로 하게 되면, 지분투자형이나 대출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상해주는 경우에는 선주문형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금전이나 완성된 제품 혹은 서비스가 아닌 다른 형태로 보상해 주는 모든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을 의미하며, 이는 기부형과 크라우드 펀딩과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보상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그 무언가로 보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앨범 후면의 Special Thanks To에 이름이 오르거나,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투자자의 이름이 포함되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

 

  • 기부형 (Charity 혹은 Donation)

gofundme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은 순수 기부로 처리되며 자금조달자에게 금전적이나 다른 형태의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다. 비영리 기업이 주로 자금조달을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을 사용하겠지만, 반드시 비영리 기업이나 자선단체일 필요는 없다. 미국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고 펀드 미 (GoFundMe), 유 캐어링 (YouCaring), 위 디드 잇 (WeDidIt)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소송형 (Litigation) 크라우드 펀딩처럼 소송 승소시 받게 되는 금액에 대한 지분 형태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으며, 다양한 기준에 따라 추가적인 구분도 가능할 것이다.


 

[군중의 힘]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의 역사

This entry is part 4 of 4 in the series 군중의 힘

크라우드 펀딩의 역사에 대해서 조사해 보면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예를 들면;

Mozart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은 국제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17세기 유럽에서의 서적 발행을 위해 종종 사용되었었다. 서적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미리 출간되는 발행물을 선주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세계 최초의 구독 서비스이기도 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은 1700년 대에 음악에서도 사용되었는데, 모차르트 (Mozart) 도 비엔나 콘서트 홀에서의 3번의 공연에 필요한 자금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였다.

The concept of crowdfunding has deep international roots, used frequently to finance book prints in Europe in the 17th century. Hopeful book purchasers were able to pre-order printed publications in advance—making it one of the world’s first subscription services as well.

Crowdfunding was also used in music as far back as the 1700s. Even the famous Mozart lacked sufficient funds to bankroll concerts, and used crowdfunding to raise money to hold three events at a Viennese concert hall.

출처: Forbes, “Crowdfunding Around the World”

Muhammad-Yunus-800x440크라우드 펀딩은 1700년 대에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일랜드의 조나단 스위프트 (Jonathan Swift) 는 지금의 마이크로 파이낸스 (Microfinance) 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를 시작했고, 아일랜드 전 지역에 걸쳐 저소득층 가족에 대출을 해주는 펀드를 시작하였다.

근대의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1976년의 유너스 박사 (Dr. Mohammad Yunus) 가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일랜드의 스위프트와 마찬가지로, 유너스 박사는 저소득층의 개인들에게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는 자신의 대학원생들의 도움으로 42인의 방글라데시 여성들에게 $27을 대출해주기 시작하였고, 이 대출을 받은 여성들은 그들의 사업을 시작하였었다. 7년에 걸친 수천번의 성공사례와 함께 유너스 박사의 대출 프로그램은 그라민 은행 (Grameen Bank) 가 되었다.

Crowdfunding can be traced as far back as the 1700s. An idea we now call Microfinancing, was started by Jonathan Swift in Ireland. Here, Swift began a fund that gave loans to low-income families throughout Ireland.

Modern microfinancing can be traced back to Dr. Mohammad Yunus in 1976. Similar to Swift, Yunus gave low-income individuals the chance at getting a loan from a bank. He began by loaning $27 to 42 women in Bangladesh where Yunus had help from his graduate students. These loans were used by the women to start their own businesses. Seven years and thousands of success stories later, Yunus loan program became Grameen Bank.

출처: Startup Valley (http://www.startupvalley.com/moreinfo/about-crowdfunding.htm)

statue of liberty_getty초기 크라우드 펀딩의 한 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에서 발견될 수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자금 조달 업무를 맡은 미국 자유의 여신상 위원회가 약 삼분의 일 가량의 자금이 모자랐었고, 그 당시 뉴욕 주지사였던 그로버 클리블랜드 (Grover Cleveland) 가 시 자금 사용을 거절하였기에 군중으로 부터 나머지 자금을 조달하였었다.

저명한 언론인인 조셉 플리쳐 (Joseph Pulitzer) 가 구원투수로 나섰고, 자신의 신문사인 뉴욕월드 (New Yorl World) 를 통해 자금조달 캠페인을 개최, 5개월 만에 어린 아이, 사업가, 거리 청소부, 정치인들을 포함한 16만명이 넘는 기부자들로 부터 $101,091 자금을 모집하였었다.

One early incidence of crowdfunding can be seen in one of the world’s most famous landmarks. The Statue of Liberty was partially funded by the crowd after the American Committee of the Statue of Liberty, who were tasked with raising the money for the statue, fell short by more than a third and the New York Governor Grover Cleveland rejected the use of city funds to pay for it.

The statue’s saviour came in the form of renowned publisher Joseph Pulitzer who decided to launch a fundraising campaign in his newspaper The New York World. In just five months The World raised $101,091, from more than 160,000 donors, including young children, businessmen, street cleaners and politicians.

출처: Virgin (http://www.virgin.com/entrepreneur/a-brief-history-of-crowdfunding)

Marillion최초의 성공적인 크라우드 펀딩의 사례는 1997년에 있었다. 영국의 한 락 밴드 (마릴리온, Marillion) 는 팬들로부터의 후원금을 통해 재결합 투어 자금을 마련하였다. 이 같은 혁신적인 자금조달 방식에 영감을 받아서, 아티스트쉐어 (ArtistShare) 가 2000년 대 최초의 전용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되었다.

The first recorded successful instance of crowdfunding occurred in 1997, when a British rock band funded their reunion tour through online donations from fans. Inspired by this innovative method of financing, ArtistShare became the first dedicated crowdfunding platform in 2000.

출처: FUNDABLE (https://www.fundable.com/crowdfunding101/history-of-crowdfunding)

이 중 어느 것이 정말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이라고 할 수 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 자유의 여신상이나 모차르트의 콘서트 기금 마련 등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의 의미보다는, 모금의 성격이 더 강한 듯 하다. 이러한 모금운동까지 크라우드 펀딩의 역사에 포함을 시킨다면,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은 인류 최초로 화폐가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 어느 시점에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구세군의 자선 냄비나, 금모으기 운동,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기 위해 당백전을 제조한 것 등 모든 것이 크라우드 펀딩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적인 크라우드 펀딩, 즉 한 건 이상의 크라우드 펀딩만을 위한 단체나 조직이 설립된 것은 아티스트쉐어 (ArtistShare) 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아티스트쉐어는 2003년에 설립되었고, 뒤를 이어 2005년 에퀴티넷 (EquityNet), 2006년 플레지 (Pledgie), 셀라밴드 (Sellaband), 2008년에 인디고고 (IndieGoGO) 등이 설립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 되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이란 단어는 2006년 8월, fundavlog의 마이클 설리반 (Michael Sullivan) 이란 사람에 의해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중의 힘]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이란?

This entry is part 3 of 4 in the series 군중의 힘

crowd

크라우드 펀딩의 정의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그에 대해 내려진 다양한 정의들을 살펴 보자. 네이버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은 시사상식사전 (박문각)의 정의 및 설명이 나와 있다.

자금이 없는 예술가나 사회활동가 등이 자신의 창작 프로젝트나 사회공익프로젝트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익명의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목표액과 모금기간이 정해져 있고, 기간 내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후원금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는 물론 후원자들도 적극 나서 프로젝트 홍보를 돕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만 원 내지 수십만 원 등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소셜펀딩’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영화 · 음악 등 문화상품이나 정보기술(IT) 신제품 분야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으며, 아이디어 창업 등 그 응용범위는 제한이 없다. 보통 후원에 대한 보상은 현금이 아닌 CD나 공연티켓 등 프로젝트 결과물로 많이 이뤄진다.

Wikepedia에서는 Oxford Dictionary 및 Cambridge Centre for Alternative Finance의 정의를 인용하여 아래와 같이 정의및 설명하고 있다.

Crowdfunding is the practice of funding a project or venture by raising monetary contributions from a large number of people, typically via the internet. Crowdfunding is a form of alternative finance, which has emerged outside of the traditional financial system.

크라우드 펀딩은, 전형적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다수의 사람들로 부터 금전의 공헌을 모아 벤처 혹은 프로젝트의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전통적인 금융시스템 外에서 발생한 대체금융 의 한 형태이다.

또한,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발간한 “아이디어로 비즈니스하는 크라우드펀딩” 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의 및 설명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은 대중의 힘을 빌어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역량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이나 단체, 소규모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려고 할 때 제도권의 금융 서비스 를 이용하기 어렵다면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 받는 것이 더 간편하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이용 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를 모집하기에 유리하고, 관리가 편리 한 인터넷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크라우드 펀딩 (Crowdfunding) 은 군중 혹은 다수를 뜻하는 “크라우드 (Crowd)” 와 자금조달을 의미하는 “펀딩 (Funding)” 의 합성어로, 기업의 자본조달, 대출, 각종 영화 및 상품개발 또는 사회적 참여에 대해, 전통적인 방식의 주식 및 채권 인수 업무나 은행 등의 금융기관으로 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가 아닌, 다수 군중의 자금력을 이용하여 그 목적을 실현하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crowdfundingchart2

 CrowdFunding

크라우드 펀딩의 의의와 역할

전통적인 금융시스트템을 통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대체금융 (Alternative Finance) 로서의 크라우드 펀딩은, 기존 자금조달 방식으로는 힘들었었던 프로젝트나 신생기업도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하였다. 그로 인해 아래와 같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1)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아직 아이디어 수준의, 혹은 시제품 개발 수준의 기업들은 전통적인 금융으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었다. 기업의 신용도가 부재하고, 담보가 없는 기업들은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도,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받기가 어려웠으나 최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Seed가 되는 자본 혹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결국 창업의 증가로 인한 신규 고용의 창출로도 연결될 수 있으며,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의 창출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2) 기부 및 후원의 활성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부 및 후원의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홍보효과가 증대, 다양한 프로젝트 및 사회적 기업, 사회활동에 대한 기부 및 후원이 활성화 될 수 있다.

3) 소비자 중심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 설립 초기부터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이 크라우드 펀딩의 주체이기도 한 군중의 취향에 맞춰야 할 것이기에 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보다 소비자 중심적인 상품 및 서비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큰 규모의 투자가 행해지기 전에 미리 시장에서 테스트를 받기에, 추후 제품 생산 시에도 적정 매출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상품 및 서비스가 미리 걸러지는 효과가 있다. 다수 군중의 의견이 제작 진행 중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시키고, 시장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 유통 구조의 단순화로 인한 비용 절감

일반적인 금융시스템으로는 더 많은 단계의 유통과정을 겪을 것이다. 금융소비자의 예금이 은행의 자산이 되어 대출로 연결되거나, 벤처캐피탈에 투자한 금액이 기업에 투자 되는 등, 투자자가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음으로 인해 운영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지만,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투자하려는 개인과 투자 받으려는 기업이 직접적으로 크라우드 펀딩 업체를 통해 거래가 체결되기에, 유통 구조가 단순화, 중간수수료의 감소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내용들 이외에도 물론 훨씬 더 많은 긍정적인 역할이 있을 것이지만, 일일이 모두 언급하지는 못했다. 그 긍정적인 역할들을 일일히 찾아내서 언급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크라우드 펀딩은 비록 아직은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새로은 금융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그 긍정적인 역할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롯데의 경영권분쟁과 금융소비자원의 불매운동

Lotte우선 글을 시작하기 전에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필자는 롯데그룹 및 그 소유주들인 신씨 일가를 옹호하려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여느 재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그 기업지배구조나 고질적인 정경유착,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상당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선되어야하고, 더 투명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것이 우리나라 자본주의 질서 확립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롯데家의 이야기로 연일 언론이 시끌벅적하다. 알고 보니 그 소유주들이 한국말도 어눌한 일본 사람들이더라, 기업의 순익이 상당 부분 일본으로 넘어가는 구조더라, 아예 일본회사라고 봐야한다더라, 기업지배구조가 그 어느 회사보다 불투명해서 순환출자를 분석하기조차 힘들더라 등등 다양한 비판과 실망섞인 기사들이 연일 실시간 검색창에 오르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필자가 알고 있던 롯데라는 기업은 이랬다.

  • 제과를 중심으로 관광, 건설산업 및 기타 다양한 산업에 문어발식 확장을 한 대기업집단
  • 재일교포인 신격호 회장이 일본에서 설립해서 다시 한국으로 역진출한 기업집단
  • 기본적으로 주식공개를 안 하는, 폐쇄적인 경영스타일을 유지하는 비상장 원칙의 기업집단
  • 일본과 한국 양국에 프로야구 팀을 후원하는 기업집단

사실 이 정도였다. 롯데라는 기업이 순수 우리나라 기업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지만, 그 사실 자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롯데캐슬 아파트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인기 아파트이고, 먹거리 이것저것 만들고, 롯데월드는 어렸을 때는 종종 갔었지만 지금은 나이들어서 가기도 좀 뭐한 곳이고, 롯데시네마도 자주 이용하진 않았었지만 가끔 있으면 갔었고… 뭐 그 정도였다. 그런 기업에서 형제간에, 가족간에 경영권분쟁이 일어났고,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다. 어차피 나와는 별로 관계도 없는 일이려니 하고 있었고, 신동빈이 첫째인지 신동주가 첫째인지, 누가 누구 편인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었다.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재벌 집안 내의 경영권분쟁이 그 기업이 어느 나라 기업이냐에 대한 논란,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사실, 지난 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즈음해서의 태도와는 확실히 다른 언론의 태도부터 관심이 가기 시작하긴 했었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에는 대부분의 언론들이 재벌의 경영권승계를 위해 소수주주의 권익 침해보다는 엘리엇이라는 외국계 투기세력에 대한 애국심 코스프레로 대놓고 이씨 일가 편을 들고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롯데家의 경우에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모든 언론이 비판적인 기사만 쓰고 있었기에 그냥 롯데는 힘있는 광고주가 아닌가 보구나, 언론과 이해관계가 별로 없나보구나 정도만 생각했고, 그들이 충분히 비판하고 있기에 필자가 별도로 비판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좀 이해가 안 가기 시작했다. 지난 십수년간, 경영권분쟁을 한다고 불매운동을 했던 경우는 기억에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경영권분쟁은 보통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좋은 재료가 되고, 주가는 보통 상승하는, 전형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거기다가 이번에 불매운동을 주동하는 두 단체는, 금융소비자원이란 들어본 적 없는 사단법인과 소상공인연합회라고 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그간 롯데마트로 인한 골목상권 논쟁, 롯데 제품들의 떠넘기기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지금 터져나왔다고 생각해보면 이해는 간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원은 도대체 롯데의 불매운동과 무슨 관계란 말인가?

금융소비자원의 소개글을 보니,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합리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금융산업과 산업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롯데불매운동그리고, 옆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라기에는 뭔가 섬뜩한 느낌의 불매운동 공지가 떠 있다. 금융소비자원이라는 단체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금융소비자와는 별로 관계 없어 보이는, 롯데의 경영권분쟁을 계기로 재벌의 양아치 행태에 대한 심판이란다. 국민과 시장이 ‘가족의 치부 수단’이라고 소비자가 심판해야 한다고 한다. 뭐, 금융소비자와는 관계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기업지배구조가 더 나아져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은 갈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그들의 불매운동은 오히려 롯데그룹의 주가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고, 금융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일부 소수주주의 손해로 연결될 것이다. 뭐 그래도… 그렇다 치자.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아래 금융소비자원의 보도자료 목록에는, 보다시피 정작 금융소비자원이란 곳이 더 관심가지고 열심히 활동했었어야 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관련해서는 단 한 건의 보도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수주주의 권익에 대한 언급이라던가 합병의 부당함 등에 대해서는 커녕, 그 합병에 대해서는 찬성이건 반대건 그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았었다. 왜, 금융소비자원이라는 단체가 금융소비자보다 일반 소비자의 불매운동에 더 적극적일까?

 

금융소비자원알고 보니 일본기업이니 사지 말아야 한다고? 이 역시 금융소비자와는 별 관련 없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롯데그룹의 제품들은 대부분이 Push Marketing을 하는 제품들이라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나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같이 고객이 직접 찾아가서 구매해야하는 고가의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매채널에 제품을 더 많이 깔아서 사람들의 손에 가까이 닿게 하는 것이 그 성공의 열쇠이다. 소비자는 마가레트나 빼빼로 같은 상품은 구매시점에 선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언제 국산 과자라고 국산 음료라고 국산품 애용을 외치면서 사먹어 본 적이 있는가? 가게에 가서 눈에 띄는, 그 순간순간 맛있어 보이는 과자나 음료를 고르는 경우가 보통 아닌가? 솔직히, 마가레트나 빼빼로가 롯데 제품인지 아닌지 신경도 안 쓰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아니면, 롯데마트가 한국 기업인 줄로 알고는 있었다지만, 코스트코 대신 롯데마트 가면서 애국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을까? 맥도날드 햄버거 대신 롯데리아 버거 먹으면서 국산품 애용이고 국내 기업 물건 팔아준다고 생각하면서 먹었었나?

불매운동을 하건, 비판을 하는 것은 자유이다. 그리고, 필자도 그로인해 롯데라는 재벌의, 그리고 국내 재벌들의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면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묻고 싶다. 왜 삼성 때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던 단체 및 언론들이 롯데 때는 봇물터지듯이 떠들기 시작하는 것인가? 과연 당신들은 객관적인 단체이고 언론이며 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