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시도 중인 제일모직은 우리가 알던 그 제일모직이 아니었다.

제일모직이미지제일모직의 홈페이지가 상당히 엉성한 것도, 오래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일가 지분율이 상당히 높았다는 사실도, 이상하게는 생각했지만, 필자가 영민하지 못하여 이제서야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대부분 미리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겠지만, 이 글에서 정리해 본다.

[사진출처: 38년 제일모직 의왕 본사 마지막 날 풍경, 지디넷 코리아]

제일모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것들을 떠올릴 것이다.

  • 1954년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모직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기업
  • 대한민국의 패션의 역사를 주도한 기업
  • 1980년 대 이후에는 화학 부문에 진출하여 합성수지 및 다양한 산업용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 1990년 대 이후, 전자재료 사업에 진출하여 다양한 전자재료를 생산하는 기업

뭐 이렇게 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지 않았더라도, 삼성의 대부분의 역사를 같이한 섬유, 화학, 의류 쪽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이 삼성에버랜드와 합병되어 현재 삼성물산과 합병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쉽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제일모직은, 2013년 12월,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수하였고, 2014년 7월 1일 삼성 SDI에 피흡수합병되면서 7월 2일 폐업하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제일모직은 어떤 기업인가? 그냥 에버랜드다. 1963년 동화부동산으로 시작하여, 중앙개발로 상호를 변경하였다가 1997년에 삼성에버랜드로 상호를 변경한, 용인의 놀이동산의 주인이다. 이 기업은 위에서 언급된 것과 마찬가지로, 2013년 12월에 (구)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한 후, 이듬해 7월, (구)제일모직이 폐업한 이후, 제일모직으로 상호명을 변경한 것이다.

위의 제일모직에 비해 삼성에버랜드에 대해서는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 용인의 놀이동산
  • 서울 근교 및 부산 여러 곳의 골프장들
  • 에버랜드 전환사채로 인한 변칙 상속 논란

역시, 삼성에버랜드보다는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인수하는데 적합한 이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제일모직은 우리가 알던 그 제일모직은 아니다.

 

대기업 주주들은 호갱님?

금융학도로써 자주듣는 이론은1952년 Harry Markowitz교수가 발표한 portfolio theory이다.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는 이론적인 논리를 벋어나 모든 자산운용사들이 응용하는 투자 철학의 기초다.

선진 주식시장 데이터에 기초한 많은 연구는 분산투자로 리스크 감소와 동시에 수익 증가를 누릴수있다고 증명되었다. 또한 최고의 수익률은 여러 계열사를 가지고있는 대기업보다 한 가지의 사업에 몰두하여 자신의 분야에서 일등인 회사가 실적도 월등하다. 한 번 더 나가서 분야별 최고의 회사의 주식만 담은 포트폴리오가 어느 대기업 계열사만 담은 포트폴리오보다 더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을 가진 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실제로 선진 주식시장에서는, 계열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는 주식가격이 실질가치 이하로 거래되고있다.

이런 증명된 이론을 알면서도 왜 대다수의 국내 투자자들은 여러가지 사업을 하는 대기업에 몰입하는지 필자는 궁금하다. 대기업 주식가격은 실제 적정가치 대비 가격이 기형적으로 쏠려있어서, 투자자들은 적은 수익을 비싸게 사들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싶다. 나아가서 대기업 소액주주들은 정말 주주의 권리을 알고 합리적인 대후를 받는지도 의심이 간다.

사회적인 관건중 하나인 대기업의 횡포는 왜 갑을 관계에만 집중하는것도 안타깝다. 실질적으로 최고의 횡포를 당하는 분들은 주주들이 아닌가 싶다. 대기업 주주로써, 대기업 오너가에게 싼 자금만 대주는 역할을하고. 기업의 시가를 올려주면서 대기업오너는 부채비율 축소및 기타이득을 거의 공짜로 가져간다.

우리사회는 외국 사모펀드가 회사인수 후 대규모의 배당금을 받아가는것에 대하여 애국심과 회의를 느끼지만, 대기업 오너가 보란듯 가져가는 부적절한 배당금과 회사 자산을 개인적으로 용도로 쓰는것에 대하여 주주로써 왜 반발하지 않는가? 주주가 선정하는 이사회에서는 이런 회사의 자산을, 아니 주주의 자산을 보호하지 않는가?

예를들어, 투자의 귀재 버핏은 포스코의 대주주였었다, 그러나 버핏의 역대 평균투자기간에 대비하면 잠시였을 뿐이였다. 포스코는 무리한 사업확장에 몰입하고 버핏은 초점을 잃은 포스코 주식을 매각한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이득을위하여 존재한다는것을 명심해야한다. 주주의 자본으로 사업을 키우고 나오는 실적은 배당금으로 돌려주거나 자사주매입의 형태로 간접적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대기업 오너의 욕심으로 주주의 자본을 무리한 사업확장에 쓰는 것을 보면 투자가로써 배임과 배신감을 느낀다. 자본주의는 자본이 최우선이고 자본만을 위하여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먹튀 vs 먹튀

삼성물산제일모직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로 인해 떠들석하다. 외국계 투기자본의 먹튀를 두고 볼 수 없다. 국익의 유출이다 등등의 전문가 의견들과 과장된 기사들, 유태인 자본에 대한 직접적인 비하 등 국내 최대의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이씨 일가를 돕기 위해 몇 마디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다 동원되는 느낌이다. 헤지펀드의 근본 목적, 물론 대부분의 다른 주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투자수익 극대화이다. 이번 건으로 한 몫 챙기려 하는 건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다른 시각으로도 한 번 생각해보자.

삼성그룹에 신입으로 입사했던 사람들이나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매년 여름 삼성의 축제라고 불리는 하계수련대회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엄청난 응원전과 공연이 수 일에 걸쳐서 진행된다. 그 곳에 가본 사람들은 느꼈을 것이다. 삼성이란 그룹에서 삼성전자와 그 관련 그룹 자회사 몇몇을 제외한 다른 떨거지 자회사들이 얼마나 푸대접을 받고 있는 지, 그리고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마음 깊이 느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현재 정식 직함은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그리고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1991년 삼성전자로 입사해서 대부분의 경력이 삼성전자 내에서 형성되었다. 과거의 에버랜드와 현재의 제일모직의 모든 공시자료를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현재 제일모직의 등기 임원은 커녕 미등기 임원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매입과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하면서 상장할 때 잠시 거론된 내용말고는, 그가 과거의 에버랜드나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여 통합된 제일모직의 어떤 업무를 한 적이 있다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놀이 공원에 업무관련해서 나타났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없는 듯 싶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이 된다고 해도, 그가 이 합병된 법인의 경영일선에 설 가능성도 별로 없어보인다. 그가 관심있는건, 오직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으로 보인다. 합병이 된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로 인해 의결권이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여전히 그룹의 핵심사업과는 관련 없는, 굴뚝 산업을 운영하는 그룹 내 그 수많은 천대받는 자회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물론, 합병이 성사되었을 경우 현 삼성물산의 대표이사인 최치훈 사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의 주주들이 불합리한 합병비율로 합병을 하게 함으로써 그룹 내 상당한 위치에 오를 지도 모르겠지만, 지방까지 내려가 수박을 돌리던 직원들은 여전히 개차반일 것이다.

과연, 엘리엇 매니지먼트만 먹튀라고 할 수 있겠는가?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던데…

한 쪽 편만 드는 언론, 오보는 기본

iss-logo이번 삼성 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알려진 ISS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지금 대부분의 중요 매채는 ISS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의 자회사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것은 명백하게 틀린 오보다. 그럼 ISS의 회사 약력를 살펴보자.

1968년에 Capital Group International라는 기업은 미국 외 주식시장 지수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1986에 캐피탈 그룹에서 시장지수 License를 빌려서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MSCI) 라는 지수를 만든다. 이후, 1998년에 모건스탠리와 캐피탈 그룹이 MSCI 회사를 창립하였고, 2004년에는 Barra라는 기업을 인수하여 MSCI Barra로 변신한다. 2007년에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동시 모건스탠리는 지분을 매각하였고, 2014년에는 MSCI는 ISS를 매각하였다.

회사 역사가 복잡하다고 치자, 아무리 복잡해도 팩트는 확인하고 보도해야 되지 않겠는가? 국내 언론매체들이 이런 어이없는 오보를, 그것도 시장에 상당히 중요한 경제적 이슈를 다루면서 이럴 수가 있는가? 기자는 밥먹을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며칠 후 같은 매체는 오보에 대하여 언론하지 않지만, 다행히 ISS의 현 주인을 Vestar Capital Partners라고 보도한다. 그 매체는 베스타를 기업사냥꾼으로 지적하여 ISS의 신빙성을 깍아내리려고 한다. 베스타는 사모펀드중 하나이고, 대형 사모펀드도 아닌, 중견 사모펀드 수준이다.

기업사냥꾼이 ISS를 매입하여 기업사냥꾼들의 우군으로 쓴다 가정하자. 그러면 왜 중간급 사모펀드가 ISS를 매입하겠는가? 만약 메가급 사모펀드인 Blackstone이나 Carlyle그룹이였다면 모르겠지만. 중견급 사모펀드인 베스타는 ISS를 100%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성 선대회장 호암 이병철의 메기론이 떠오른다. 미꾸라지가 있는 물 속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헤엄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건강해진다. 엘리엇같은 헤지펀드는 대기업의 메기다. 어떻게 보면 사악해 보이는 헤지펀드는 대기업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신용부도스왑 (CDS, Credit Default Swap)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이제 신문에서도 종종 신용부도스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왑 가산금리가 증가하였다거나 감소하였다는 등의 기사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이 신용부도스왑, Credit Default Swap 혹은 약자로 CDS라고 주로 불리는 스왑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자.

신용부도스왑 역시 스왑의 일종으로, 준거채권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기반으로 거래하는 스왑이다. 아래의 그림을 살펴보자.

신용부도스왑_구조도

위의 그림에서 거래상대방 A, 혹은 신용보장매수자 (Protection Buyer) A는 일정 수준의 보장수수료를 거래상대방 B, 즉 신용보장매도자 (Protection Seller) B에게 지급하는 대신, 준거채권 (Reference Entity)의 신용사건 (Credit Event) 발생 시, 원금을 보장받는 거래를 하게 된다.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준거채권의 현금흐름이 신용부도스왑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준거채권은 신용사건의 발생여부, 신용사건 발생 이후 보장금액의 산정 등의 기준이 된다.

보장수수료는 신용프리미엄 (CDS Premium)에 거래금액을 곱한 금액으로 계산된다.

보장매도자 B는 준거채권에 대한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보장매수자 A로 부터 신용부도스왑의 거래만기까지 지속적으로 보장수수료를 지급받게 된다.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현금흐름을 살펴보자. 여기서 신용사건이라함은, 거래 당시 양 당사자간에 협의하기 나름이지만, 일반적으로 준거채권의 부도, 채무구조조정, 지급불능 등의 사건을 포함한다.

보장매수자 A는 보장매도자 B와 신용부도스왑 거래를 체결하고 그 조건은 아래와 같다.

만기:                  5년 (일반적으로 5년 신용부도스왑이 가장 거래가 많이 되므로 유동성이 가장 뛰어나다.)

신용프리미엄:     100bp (bp는 Basis Point의 약자로, 1/100 % 포인트를 의미한다. 즉 100bp는 연 1%를 나타낸다.)

지급주기:           매 3개월 (일반적인 신용부도스왑 거래는 매 3개월 주기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금액:            US$ 10,000,000 혹은 10MM

보장매수자 A와 보장매도자 B의 현금흐름은 아래와 같다.

보장매수자 A 보장매도자 B
거래시점 현금흐름 없음 현금흐름 없음
3개월 후 1천만불 x 1.00% x 0.25 지급 1천만불 x 1.00% x 0.25 수취
6개월 후 1천만불 x 1.00% x 0.25 지급 1천만불 x 1.00% x 0.25 수취
9개월 후 1천만불 x 1.00% x 0.25 지급 1천만불 x 1.00% x 0.25 수취
5년 후 1천만불 x 1.00% x 0.25 지급 1천만불 x 1.00% x 0.25 수취

 

여타 스왑에 비해서 특별히 더 복잡한 부분은 없다. 매 3개월마다 신용프리미엄 1.00%를 거래금액에 곱한 금액을 3개월 어치씩 지급하는 것이다.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신용보장매수자 A로 부터 신용보장매도자 B에게로 한쪽방향으로만 현금흐름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신용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우는 어떨까?

계약 당시 당사자간에 합의해야하는 결제 방식은 1) 물리적 결제 (Physical Settlement)2) 현금 결제 (Cash Settlement)의 두 가지 경우가 있다.

1) 물리적 결제 (Physical Settlement)

보장매수자 A는 거래 당시 사전에 약속된 인도가능 채권 목록 내에서 거래금액 어치(여기서는 미화 1천만불)의 준거채권을 보장매도자 B에게 인도하고, 보장매도자 B는 거래금액 전체를 보장매수자 A에게 지급한다.

2) 현금 결제 (Cash Settlement)

최근에는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물리적 결제와 다르게 실제 채권의 교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신용사건 발생 시, 보장매도자 B는 거래금액에서 준거채권의 회생비율 (Recovery Ratio) 을 차감한 금액을 보장매수자 A에게 지급한다. 회생비율이라 함은 준거채권의 신용사건 발생으로, 부도 처리 및 청산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채권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채권 원금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100원 만큼의 채권이 발행되었고, 해당 기업이 부도가 난 이후, 그 기업의 모든 자산을 처분하여 우선 변제할 금액을 변제한 이후, 채권자에게 남은 금액이 40원이라면 회생비율은 40%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끝마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일반적으로는 투자은행 여러 곳의 준거채권 회생비율에 대한 경매 (Auction) 결과를 따른다.

 

결국, 보장매수자 A는 신용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준거채권에 대한 원금 보장을 받기 위해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보장매도자 B에게 지급하는 형태이므로, 신용부도스왑은 보험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주의할 부분은, 보장매수자 A는 준거채권에 대한 보장을 매입함으로써 준거채권의 신용위험을 매도 (Credit Short) 포지션을 취하였으며, 보장매도자 B는 신용위험을 매수 (Credit Long) 포지션을 취하였지만, 그들 두 거래당사자 간의 거래였으므로, 준거채권을 발행한 발행기업은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채권발행자가 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필요도 없고, 또한 그들에게 본 거래에 대해서 알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신용부도스왑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새로운 채권 (신용연계증권 혹은 Credit Linked Note, CLN) 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 하자.

신용부도스왑의 위험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1) 준거채권의 신용 변화로 인한 위험2) 신용사건 위험, 그리고 여느 스왑거래와 마찬가지로 3) 거래상대방 위험이 있다.

1) 대상채권의 신용 변화로 인한 위험

대상채권의 신용도 변화로 인하여 신용프리미엄이 변화할 경우, 보장매수자와 보장매도자의 보유 포지션에 대한 가격변화 위험 (Mark to Market Risk) 가 존재한다. 즉, 신용프리미엄이 상승할 경우, 신용보장매도자는 손실을 입게 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보장매수자가 손실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손익은 시가평가에 의한 손익이고, 신용부도스왑 만기까지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는다면 두 거래상대방의 현금흐름은 변하지 않는다. (물론 시가평가 손익의 변화로 인해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담보가 제공되긴 할 것이다.)

2) 신용사건 위험

보장매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 실제로 신용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보장매도자는 일반적으로 여지껏 받아오던 보장수수료에 비해 상당히 큰 금액을 보장매수자에게 지급하게 된다.

3) 거래상대방 위험

여느 스왑거래와 마찬가지로, 양 당사자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거래상대방 위험이 항시 존재한다. 특히 신용사건이 발생하였을 경우 거래상대방이 파산하거나, 지급불능의 상태가 되어 버릴 수도 있으며, 리만 브라더스 사태 같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용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증가한 경우인데도 불구하고 거래상대방인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게 되면서, 거래상대방이 사라져 버린 경우도 있었다.

 


신용부도스왑은 다양한 목적에 의해 활용되는데, 1) 채권 보유자들이 가지고 있는 채권 보유 포지션을 헤지 (Hedge) 하기 위해서 사용하거나, 2) 신용위험에 대한 포지션을 취하는 경우 (위에서 보았듯이 신용부도스왑은 원금교환이 없는 [Unfunded] 형태의 거래이므로 레버리지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3) 신용연계채권 (Credit Linked Note) 나 신용부도스왑 인덱스 (CDS Indices) 등 기타 다양한 추가 신용파생상품을 제작하는 경우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면서, 신용부도스왑은 현물채권에 비해서 훨씬 거래량이 많았기에, 긴급한 포지션 청산 용도로도 활용되었었다.

 


참고

 

ISS에 대한 국내 언론사들의 견해

iss-logoISS, 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Inc.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국제적 리더이다. 지난 약 30년 간, 금융사회로 하여금 주주의 권익을 위해 지배구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출처, ISS 웹싸이트)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게 된 기관이기에,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기관이다. ISS에 대해서 국내 언론들이 표현한 내용을 정리해보자.

6월 중순부터 ISS에 대한 기사들이 주로 나오게 되면서, 대부분의 언론들은 ISS에 대해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 전문회사세계 주요 기업 주총 안건을 분석해 대형 기관투자가에 찬·반 의견을 제공해 주는 기관 등으로 표현하면서 나름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아래 기사에서는 삼성물산이 ISS를 설득하기 위해서 물밑 접촉에 나서나는 내용도 포함되었었다.

삼성물산이 외국인투자자(이하 외국인)의 의결권 자문에 응하는 ‘ISS’와의 물밑 접촉에 나섰다. [중략]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인 ISS는 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 1700여 곳의 기관투자가에게 어떻게 의결권을 행사할 것인지 조언해 준다. [중략]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이미 레터를 주고받으며 주주 가치 제고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조만간 고위급 인사가 ISS 본사를 방문해 실무진을 직접 설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즉, 삼성물산도 ISS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쳐보려고 노력을 했었다는 내용이다. ISS의 의견서가 나오기 직전인 7월 2일의 기사들만 살펴봐도 내용은 비슷하다. 참고로 7월 2일에는 또 다른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동종업계 2위인 글래스루이스가 “합병 절차가 짧고 불투명하고 합병의 ‘전략적 장점이 의문스럽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는 별다른 이점이 없는 반면, 제일모직에게는 엄청나게 유리하다” 등의 이유로 합병거래를 반대해야 한다고 밝힐 때였었지만, 모든 언론들은 ISS의 의견서를 기다리면서 여전히 아직까지는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중략] 삼성물산 최고 경영진은 ISS 측과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갖고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결과를 자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 이후 주가가 오른 점,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와 비전 등을 적극적으로 알린 만큼 (예상과 달리)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TV조선의 보도내용에는 한국지배구조연구원의 윤승영 연구원의 인터뷰까지 인용하여 ISS의 공신력에 대해서 언급하였고, 또한 삼성관계자도 ISS의 결정을 중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중략] 윤승영 / 한국지배구조연구원 연구원
“기관투자자들은 주총 안건에 대해 찬반 의사를 표시할 때 객관적인 보고서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ISS는 이 주총 안건에 대한 분석을 함에 있어 가장 영향력이 있습니다.”
삼성 관계자
“저희도 (ISS의 결정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데 완전히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저희가 얘기하기는 곤란 할 거 같고요.”

하지만, 7월 3일, ISS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에 반대하라는 의견서가 나온 이후로 급격히 ISS란 기관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아래 기사를 보자. 분명 위에서는 ISS의 결정 전까지 그들의 공신력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고 있던 중앙일보의 기사다. 민망하긴 했는지, 신장섭 싱가폴국립대 교수의 시론형태로 매도한다.

[중략] ISS의 실상을 보면 그렇게 권위를 부여할 기관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의 유엔이 결정을 내린 듯이 호들갑 떨 일도 아니다.

ISS는 원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고객들에게 정보도 제공하고 관련업계에 영향력도 행사할 목적으로 만든 회사였다. 2014년 사모펀드인 베스타가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다. 베스타는 투자은행인 퍼스트 보스턴의 차입매수팀 멤버들이 회사를 나와 1988년 만든 펀드다. 따라서 그 연원은 ‘기업사냥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기사는 한 술 더 뜬다. 뭐 내용은 굳이 인용 안 해도 뻔히 이해할테니, 혹시라도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만약에,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리는 없겠지만 ISS가 합병을 찬성한다는 의견서를 냈었어도 이렇게 매도하였을까? 물론 아니지 싶다. 오히려 ISS가 얼마나 대단한 기관이고, 그들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의견서를 만들었는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해왔는지 찬양 일색이었지 않았을까?

한 마디로, 축구 경기에서 우리 편의 반칙을 잡아내서 상대편에게 패널티킥을 주었다고, 심판의 과거사를 끄집어내면서 이런 인간이니 이 패널티킥으로 들어간 한 골은 골로 인정할 수 없다라는 식이다. 심판의 과거사가 심판으로서 부적격하였다면, 경기 시작 전부터 이의를 제기했어야 한다. 진작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커녕, 물밑작업까지 하고 있다가 결국 자기네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오니 어차피 헤지펀드 편만들던 공신력이라고는 있지도 않은 ISS다 라고 떠들고 있는거 아닌가? 하나 덧붙여서, 삼성물산의 홍보팀은 그렇다 치자. 그들의 수족같이 알아서 기사를 써주고 있는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삼성그룹의 홍보팀인가? 아니면, 광고주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라는 철저한 고객중심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