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은 왜 고개를 숙였을까?

이재용사과지난 6월 23일, 메르스에 관한 국민들의 근심과 걱정이 한창일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래의 기사와 같이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참고 및 사진 출처: 고개숙인 이재용 대국민 사과 “환자분들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 [스포츠 경향 6월 23일]

다들 의아해 하였었을 것이고, 필자 또한 상당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메르스 확진자의 거의 반 정도가 삼성의료원를 거쳤다고 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부족했었기에 감염자가 많이 나왔었다고는 생각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송재훈 원장이 6월 17일에 대통령에게 허리를 숙이는 모습이 나왓었을 때만 해도 여론은 왜 일개 민간병원의 원장이 정부로 부터 질타를 받아야 하느냐라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6일 후, 이재용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과연 왜 그랬었을까?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3세로 어려서 부터 남에게 고개 숙일 일이 참 없었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이 어딘가에서 고개까지 숙여 사과했었던 기억이 없으니, 나름 상당히 꽂꽂한 허리를 지니신 분일 것이다. 이러한 분이 여론의 강요나 누군가의 압박없이 전격적으로 스스로 고개를 숙여서 사과하였다는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긴 했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필자는 무엇이 사실인지, 왜 그랬는지 그들만큼 많이 알지 못해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을 아래의 세 가지 가설로 정리해 보았다.

 

가설 1. 도덕적인 경영자로의 발전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고, 삼성그룹의 차기 주자로, 늘상 황태자라는 별명을 듣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시대를 열면서 도덕적인 경영자로 거듭나기로 결심하였다. 가장 바람직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는 박원순 시장의 긴급발표까지 병원명에 대한 공개를 전혀 하지 않았었고, 35번 의료진 환자에 대한 논란이 일게 되자 삼성서울병원이 공식 기자회견을 가지게 되면서 병원목록을 공개하였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D병원이 삼성서울병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확인 못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아마도 이런 것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양심에 따라 스스로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얼마나 보기 좋은 자세인가? 하지만, 이랬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많이 낮아보이기는 하다.

 

가설 2. 논란이 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에 대한 선제적 감성팔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5월 26일 오전 출근 길 공시 형태로 발표되었었다. 이에 대해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6월 3일 기존 4.95%의 보유지분에 추가로 2.17%를 매입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기에 제시된 합병비율로의 합병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발표하였고, 타 주주들의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외국인 주주와 일부 기관투자자도 물론이거니와 소수주주들도 옳지 않다는 의견 한 번 내보지 못하던 입장에서 강한 호응을 하기 시작하였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구도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에, 메르스로 인한 삼성서울병원의 안 좋은 감정이 본 합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어 선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선한 이미지를 구축할라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설 3. 보건복지부에 대한 제스처?

가설2와 비슷한 이유이다. 합병 성사를 위해서는 주주총회 참여 주식 총 수의 2/3, 의결권 있는 주식 총 수의 1/3이 찬성을 해야 한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세력 규합에 반하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11.21%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르면,

제2장 행사기준 제6조(행사기준의 기본원칙) 개별 안건에 대한 의결권행사기준은 다음과 같은 기본원칙에 따라 정한다.

1.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하지 않고 기금의 이익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찬성한다.

2.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하거나 기금의 이익에 반하는 안건에 대하여는 반대한다.

3. 위의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중립 또는 기권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하거나, 기금의 이익에 반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다. 합병을 함으로써 주주가치는 감소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만, 합병비율의 공정성은 삼성물산 주주 가치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고,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의 주식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어 투자가치 기준으로는 비슷한 금액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의 보유 지분 주식수가 월등히 많아서 기금의 이익에 반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행사 방법은 아래와 같다.

제3장 행사방법

제 8조(의사결정의 주체 등)

1항 투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행사한다.

2항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은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이하 “전문위원회”라 한다)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3항 의결권 행사 시 외부 의결권 전무기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

투자위원회, 기금운용본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그 위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기금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기금운용지침, 연도별 운용계획, 운용결과 평가 등 기금운용에 과한 중요 사항을 심의 및 의결하며, 이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위원장으로, 당연직 위원과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 및 관계전문가로 구성,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사전 심의기구인 실무평가위원회를 비롯,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자료출처: 국민연금 홈페이지]

문형표잠깐만…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라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맞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관련 보건만 담당이 아니고 국민연금 및 기타 복지도 책임지는 부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는 세 가지 가설 중 어느 것이 가장 가까울까?

이유 여하를 떠나서, 도덕적인 양심 때문이었건, 책임감이었건, 무난한 합병이라는 주요 목적을 위해서였건… 그 고귀하신 자존심을 굽히고 일반 국민들에게 까지 고개 숙여 사과한 부회장의 결단력은 갈채를 받아 마땅하다.

반 쪽짜리 벤치마킹

삼성그룹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이건희 회장 下, 글로벌 기업인 GE를 벤치마킹하여 글로벌 기업이라 표방, 그룹 전체를 성장시켜 왔다. GE에 대한 벤치마킹의 영향으로 가장 좋은 예는, 현 삼성 계열사 스타 사장 중 하나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엄격히 말해서 삼성출신이 아니며, 기수가 없는 삼성 內의 外人이다. 대졸공채로 기수를 받고 그룹교육 및 하계수련대회 등를 통해 골수 삼성맨의 길을 걷지 않고 GE에서 스카웃 되어 온 외부 전문경영인이다.

i.aspx그가 외부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룹 內에서 스타 사장 중 하나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삼성은 예전부터 외부 전문가를 스카웃왔지만, 대부분 삼성의 문화와 공채출신의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난다. 내부적으로도 기수가 없는 임직원은 언제 짐을 싸야할지 모르는 계약직이나 다름없다.

GE 벤치마킹을 통해 삼성은 21세기 경영 구조의 바탕을 구축했으나 아직도 자본시장의 가장 중요한 철학을 무시하며 존재한다. 주식회사의 소유권은 주주에게 있고, 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존재한다. GE도 삼성처럼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큰 차이는 조직도, 즉 기업지배구조에 담겨져 있다.

반면에 GE의 구조는 한국대기업들에 비해 단조롭다. 하나의 회사로써 GE의 주주들은 모든 사업에 경영 지배권이 있다. 허나 삼성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은 자회사 모델이 아니라 계열사 모델이다. 계열사 구조를 통해 자본을 시장에서 끌어오고, 순환출자 구조로 오너家는 적은 지분의 주식으로 경영권을 지켜왔다. 이런 구조는 경영권 보호라기보다는 차라리 꿩먹고 알도 먹겠다는 도둑 심보나 다름없다.

투명성을 요구하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런 옛구조는 조선시대에나 알맞는 구조다. 남의 돈을 모아 이익을 창출하고 공정한 분배보다는 남의 자본으로 자기들의 왕국을 유지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러면 철학적으로 북녘의 김씨 왕조와 크게 다를것이 없지 않은가?

삼성家가 경영권을 지키고 싶다면, 공정하게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야한다. 부적절한 방법과 수단으로 지키는 이 시대의 치졸家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캐리 트레이드 (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이자율)이 낮은 국가의 통화로 대출을 받아서, 금리(이자율)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여 금리차이를 얻거나, 또는 수익율이 높은 투자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도식화 하면 아래와 같다.

Untitled즉, 금리가 낮은 국가 A에서 국가 A의 통화로 대출을 받아서, 이 금액을 국가 B이 통화로 환전하고, 이 환전된 금액으로 국가 B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과거 일본의 엔화금리가 장기간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였기에 엔화로 대출을 받아 미국, 한국 등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의 통화로 환전, 그리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하였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하였었다. 국제금융지식이 많지 않은 의사 및 부동산 임대업자들도 일본에서 저금리의 자금을 대출받아서 병원을 설립하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아주 활발히 캐리 트레이드가 진행되었었다. 수 년 전에는, 해외에서 차입하는 형태와 반대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브라질의 단기, 중기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도 많았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본 투자구조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자금을 차입하고 다른 통화로 투자를 하였기에, 캐리 트레이드로 재정적으로 큰 위기에 오거나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투자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간과했던 위험,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손실이 오게 하였던 위험은,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위험이었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서, 높은 수익율(혹은 금리)에 투자하여 일종의 차익거래(아비트라지, 무위험 수익이라고도 한다.)는 빌리는 자금과 투자한 자금이 같은 통화일 때만 성립한다. 그리고, 사실 개인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캐리 트레이드는 빌린 자금과 투자하는 자금이 다른 통화이기 때문에 위 그림의 주황색 부분, 외환시장에서 두 통화간의 환율에 따라 그 성과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즉, 낮은 금리의 국가 A의 통화로 자금을 빌려서 국가 B의 투자안에 더 높은 수익율로 투자하여 그 투자가 성공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할 시점에 국가 A의 통화가 국가 B의 통화보다 가치가 상승하였다면, 국가 B의 통화로 계산한 이자 및 원금 금액은 그 환율의 차이만큼 증가하는 것이다.

아래의 예를 살펴보자.

예1) 국가 A의 대출금리가 연 1%, A통화(a)와 B통화(b)의 환율이 1:10이었고, 국가 B에는 1년 후 4%의 수익율이 예상되는 투자안이 있다고 하자. 국가 A에서 100a만큼을 빌려, 외환시장에서 1,000b로 환전, 국가 B의 투자안에 투자하였다.

1년 후, 국가 B의 투자안은 예상된 수익율대로, 4%의 수익이 생겼고, 투자원금 및 수익은 총 1,040b였다. 그러나 1년 후의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a:b=1:11로 거래되고 있었다면, 갚아야 할 100a에 이자비용 1%를 합친 101a는 이제 1,111b가 되었다. 투자안 B는 예상대로 성과를 거두었지만, 투자시점에 예상했던 3%의 차익은 커녕 오히려 6.1%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사실 3%의 차익(위의 예에서 봤듯이 사실 차익이라고 할 수는 없다.)을 보고 투자했다가 오히려 A국가 통화 가치가 하락하여 수익이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예2) 모든 조건은 예1)과 동일하다, 다만 1년 후 외환시장에서의 환율은 a:b=1:9이다.

1년 후, 국가 B의 투자안은 예상된 수익율대로, 4%의 수익이 생겼고, 투자원금 및 수익은 총 1,040b였다. 그리고 1년 후의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a:b=1:9로 거래되고 있었다면, 갚아야 할 100a에 이자비용 1%를 합친 101a는 이제 909b가 되었다. 투자안 B는 예상대로 성과를 거두었고, 투자시점에 예상했던 3%의 차익에 더하여 환율의 차이로 인해 총 13.1%의 수익이 발생하였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이, 캐리 트레이드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은 환율이다. 일반적으로 양국의 금리차이보다 환율의 변동가능폭이 훨씬 더 클 수 있다. 환율을 헤지한다면 그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지만, 금융시장은 상당히 효율적이어서 환율위험을 선물이나 다른 파생상품을 이용해서 헤지하고 나면 취하려했던 양국간의 금리차이는 거의 의미없는 수준으로 낮아지던가 오히려 음(-)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캐리 트레이드는 양국간의 환율이 일정하지 않다면, 양국의 금리차이보다는 환율의 움직임에 의해서 그 성과가 주로 좌우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차이에 대한 차익거래가 아니라, 오히려 양국 간의 환율에 대한 베팅(Betting)이라고 볼 수 있고, 차익거래라고 생각한 양국 간의 금리차이는 사실, 환율 움직임에 대한 완충(Buffer) 역할을 할 뿐이다.

한국투자공사를 위한 辨

전일 다우존스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KIC, 삼성물산 합병에 제동 거는 엘리엇에 투자<다우존스>, 연합인포맥스 2015년 7월 8일) 그 이후로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한국투자공사가 국익에 반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였다고 구설수가 많다.Çѱ¹ÅõÀÚ½ÅŹ/kic/ 080128 ½Ã»çIN À±¹«¿µ

우선 한국투자공사라는 국부 펀드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부터 알아보자.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자금, 즉 국부를 이용해서 세계 각 국의 주식, 채권,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대체 투자를 함으로써 수익을 발생, 궁극적으로 다시 기획재정부 및 한국은행의 부를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헤지펀드에 투자한 총 26억 달러 중, 약 5천만불을 행동주의 헤지펀드 중 대표격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하였고, 엘리엇은 한국투자공사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국부펀드 및 연기금을 운영하면서 연 14-15%라는 훌륭한 수익율을 내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한국투자공사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할 당시에, 엘리엇이 지금과 같이 삼성물산의 상당 지분을 확보하여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 했을테고, 투자자로써 엘리엇 매니지먼트에게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대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은 아예 없을 것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한다고,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투자한 한국투자공사에게까지 안 좋은 시선을 보이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무산이, 그리고 더 공정한 비율로 합병하자고 하는 것이 어떻게 국익에 해가 되는 건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아닌가? (참고: 李益이 國益이다?, FinancialForest 7월 9일)

투자한 펀드가 국내 기업의 합병에 반대한다고, 더 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고, 국부펀드가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한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은 어떤가?

  • 현대자동차와 경쟁하고 있는, 언론의 표현으로 말하면 “적”인, 도요타에 투자
  •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적”인, 샤오미에 투자
  • LG전자 및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LG와 삼성의 “적”인 GE에 투자

 

이 모두가 국익에 반하는 행동인가?

李益이 國益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예전부터 금융시장에서는 미리 예상되었었다고 보인다.

이재용 승계 시나리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즈니스 포스트, 2015년 1월 6일자

약 반 년 전의 이 기사에서는 승계를 위하여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여야 하는 데, 그러기 위하여는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그룹 중 삼성전자의 지분을 두번째로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 강화, 이를 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예견되어 있다. 즉,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두 기업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보다는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일 것임을 미리 예상한 기사이다. 본 싸이트에서도 한 번 논한 적이 있듯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이고, 있을 수 있는 시너지의 상당 부분 또한 현재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인 상태로 충분히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시너지, FinancialForest 2015년 7월 5일)

그렇다면, 아래 기사들에 계속 논의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슨 국익을 위한 것인건가? 왜 본 합병 건에 대해서 국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국익 주주 위해 국민연금 판단 신뢰” , EBN, 2015년 7월 1일

[삼성물산 엘리엇 분쟁] “외국인투자자는 팔고 나가면 그만… 국익 관점에서 봐야”, 전자뉴스, 2015년 6월 25일

이 기사들을 쓴 기자분들과 삼성물산 사장, 그리고 신장섭 싱가폴국립대 교수께 여쭙고 싶다.

“도대체 두 기업이 합병됨으로써 생기는 국익이 무엇입니까? 설마 삼성일가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승계를 국익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그 승계가 우리 국민들에게 가져올 이익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어렸을 적,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이다. 어린 마음에 이 영화나 소설이 의미하는 바는 이해하지 못했고 그냥 마냥 엄석대 역할을 했던 홍경인이 멋있어 보이기만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영화나 원작인 이문열의 소설이 시사하는 바를 이해하고 나서는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었다. 혹시나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위키백과에서 추린 소설의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정리해본다.

등장인물

  • 나(한병태) : 불의에 저항하나 동지애에 만족하는 주인공
  • 엄석대 : 독재자로 군림하는 학급 반장
  • 새 담임 선생님 : 학급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올바른 마음을 갖도록 함.
  • 전 담임 선생님

보조인물

  • 시골 학교의 아이들
  • 아버지

줄거리

1960년대 4 19 혁명 전후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간 주인공 한병태는 독재자 엄석대의 권력에 저항한다. 그러나 학급이라는 집단 속에서 홀로 소외된 한병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저항하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의외로 엄석대는 한병태에게 특별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새 담임 선생님의 부임 이후 석대가 그때까지 부정행위로 전교 1등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석대의 비행이 속속들이 드러남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석대는 학교에서 쫓겨난다. 그 후 어른이 된 병태는 어느날 경찰에 붙들려 가는 엄석대를 보게 된다.

[출처: 위키백과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15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소설 속의 새 담임 선생님은 아직 오시지 않았다. 전 담임 선생님이거나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지만 전 담임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향을 띈, 즉 새로운 변화를 꿈꾸기 힘든 상태이다. 엄석대는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우리는 보조인물인 시골 학교의 아이들로, 엄석대의 불의와 이를 용인해주는 담임 선생님의 학급이 마냥 당연한 것인양 살고 있거나, 잘해봐야 한병태 처럼 불의에 저항해보거나 불의를 인지하지만 학급구조 및 분위기 상 이를 실현해보지 못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해야만 하는 여느 사람처럼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우리 학급에 얼마전 한 외국인 친구가 전학을 왔다. 머지 않아 떠날 친구이긴 하다. 그도 또 다른 형태의 엄석대이지만, 우리의 엄석대와는 다르다. 물론 이 친구도 불의에 항거한다기보다는 그 자신 또한 새로운 불의인 듯 싶다. 하지만, 엄석대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작게나마 그를 위협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알고 있다. 적어도 그가 우리 학급에서는 엄석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친구가 우리와 한편이 아니라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나름 기대되지 않는가? 그 한 외국인 친구로 인해 엄석대가 지배하는 이 학급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엄석대의 지배력이 조금이나마 약해질지? 그 학급의 일원인 우리의 삶이 약간이나마 더 정의로워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가 우리 안의 한병태를 다시 깨울 수 있을지?